보라돌이맘님의 글을 보면 항상 저 어린시절이 생각났어요.
고향도 같고...
엄마가 해주신 많은 음식들은 제 뇌리속에 박혀있다가, 임신중일때 아주 저를 힘들게 했죠 ㅎㅎ
대학때부터 나가 살았는데, 엄마밥의 소중함을 알았던 건 그 이후인거죠 당연히.
제가 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재수없이 입이 까다로웠어요.
그러던 제가 대학교 3학년때 집에 왔는데
배가 고파서, 엄마가 끓여놓으신 된장찌개만 가지고 밥한공기 뚝딱 해치웠죠.
그모습을 @.@ 하고 쳐다보던 제 동생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40대가 된 지금도 제 어린시절 생각하면 엄마가 해주셨던 밥상이 같이 떠올라요.
부산이라서 그렇겠지만 많은 해산물 요리들..추어탕 해주실때 펄떡펄떡 뛰던 미꾸라지들... 우리는 찜이라고 부르던 구수한 탕이랑... 호박국... 등등등...
저는 워킹맘이지만 먹어본게 있어서 그런지 시도하면 제법 맛은 나요.
그런데... 그게 엄마가 해주신 깊은 맛은 나지 않네요.
얼마전 몹시 힘든 상황이었는데, 자다 꿈을 꿨어요.
어린시절로 돌아가 엄마가 해주신 저녁밥상을 맛나게 먹는 꿈이었는데
깨고나서도 그 평온한 느낌이 가시지 않아서 조금 슬펐어요.
아이가 둘 되고, 저도 바빠져서 이제 저도 요리는 도우미분에게 거의 다 맡겨요.
다행히 입맛에 맞아서 저는 이거저거 부탁만 하는 처지랍니다.
안하다보니 점점더 퇴보되어요.
그런데 제 아들녀석은....
(너같은 딸 낳아봐!!!)라고 하시던 제 어머니의 말씀대로...저처럼 예민까탈 녀석인데요
제가 해주면 그게 진짜 식빵 구워서 잼 발라주는데도
"엄마가 한게 젤 맛있어" 라고 하며 냠냠 먹어요.
그리고 가끔.."이거 엄마가 만들었어요? 할머니(도우미)가 만들었어요?"라고 물으며 제가 만들었다고 하면 더 맛있게 먹습니다.
그거 보면서 참 엄마가 뭔지..란 생각도 들고 아이들에게 살짝 미안해 지기도 해요.
아이가 좋아하는 스파게티도, 예전엔 안그랬는데 요새는 시판 소스 갖다쓰구요..
그래도 엄마가 해주는것이라고 잘 먹고 ㅠㅠ
나중에 제 아이가... 엄마의 밥상을 어떻게 떠올릴지는 모르겠네요. ^^;
밥안하고 산지 오년째라는 글 보다가 생각이 나서 글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