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과 도시가 공존하는 동네에 살고 있어요.
차몰고 10분 나가면 잠실이요... 또 다른 방향으로 5분이면 논밭이지요..
그러다보니 지인들 한다리만 건너면 지역에서 생산하는 농산물들을 쉽게 살수 있어요.
주로 생협이용자이만 로컬푸드를 소비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라..
지인들을 통해서 그 계절에 생산되는 농산물 구입제의가 오면 언제나 응하는 편이었어요.
-감자 20키로 살래?
-양파 10키로 콜???
-깻잎이 지금 좋대.
-오디 지금 따고 있다는데.....
-당근이 다음주면 나온대...
뭐 이런 식으로 전화가 오면 언제나 응하는 편이었어요.
보통 제가 필요한 상품보다는 그쪽에서 공급 과잉일때 주로 연락이 오고
가격들도.. 뭐 그리 착한 편이 아니었지만 좋은게 좋은거다..하는 생각이 컸죠.
그런데 올해... 감자와 양파가 대풍이라 가져다 버릴 지경이라더니,
아니나 다를까 한달 전부터 계속 전화가 여기저기서 왔었어요.
-감자 예약할래? 양파는????
그런데 가격에서 헐..... 양파 10키로에 1만7천원... 감자 10키로에 1만5천원....
품종이 남다르거나 유기농이거나... 그런거 없어요.
단지 작년과 동일한 가격선이라는 겁니다.
제가 소심하게... 농사지으시느라 고생하시는 건 알겠지만 전국적으로 이렇게 양파 감자가 대풍이라 저렴한데
작년이랑 가격이 동일하다니 좀 비싼것 같다...라고 말씀드렸죠.
그랬더니 당황하면서 한참 음.... 그게... 에휴... 참..... 뭐 이러더니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시대요.
그래서 감자만 주문했고... 도착한 감자는 참..... 골프공만한것 부터 아이 주먹만한 것까지 섞어서 10키로...
보슬보슬 수미종도 아니고 그냥 쫀득한.....
그래서 반찬용으론 이게 더 좋아...하고 자기최면을 걸고 있는 이 와중에....
강남콩인가 뭔가 까먹는 콩이 나왔다고 또 전화가 왔어요.
껍질째 2키로에 1만 5천원이라고 몇키로 사겠냐고...
감자를 떠올리니 별로 사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2키로만 사겠다고 했더니..
그만큼 사서 어디다 쓰겠냐... 1년 먹을거 넉넉하게 까 넣어두라며...ㅠㅠ
그래도 끝까지 2키로 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때가 1주일 전... 아직 아무 말씀없으시네요.
참나.... 그래도 시세라는게 있잖아요.
콩은 시세를 잘 모르겠지만 제가 공짜를 바라는것도 아니고 가격을 후려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협처럼 제가 조합원 자격을 획득해서 시세가 비쌀때도 안정적으로 물건을 공급받으리란 보장도 없는데..
제가 좀 따져서 살펴보려면 박하다고 너무 탓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일부이겠지만 농사지으시는 분들이 더 무서워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