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과 진중권 간의 지적 역량의 차이는 김대중과 김영삼 두 대통령 사이의 지성의 차이만큼 커다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당대 주류세력의 기호와 욕망에 영합하는 '사회생활'의 측면에서는 후자(김영삼/진중권)가 전자(김대중/강준만)를 압도한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미학자의 진짜 문제는 본인의 착각과는 달리 이른바 싸가지가 없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든 게 없다는 데 있다. 세계적인 미학자의 이러한 문제점을 친노세력 대부분과 거의 모든 강남좌파들에 더해 [직업이 애국인 사람들]도 공유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나는 세계적인 미학자를 존경한다. 이발소에서 아저씨들이 나누는 잡담 수준의 코멘트로도 주요포털사이트들의 실시간 인기검색어로 수시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까놓고 말해서 세계적인 미학자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대한민국 남성들의 숫자가 최소 천만명은 된다.
그러나 자기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가진 다른 999만 9999명의 남성들에게 없는 영악한 사회생활 솜씨를 세계적인 미학자는 가지고 있다. 영남사투리가 난무하는 '변호인'은 명작으로 극찬하면서 호남방언이 묻어나는 '명량'을 졸작으로 폄하하는 모습을 보라.
사람이 무식하면서도 순진하면 평생 고생하지만, 무식하면서도 교활하면 돈과 명성을 모두 쥐게 된다. 세계적인 미학자의 앞길이 탄탄대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유식해지기보다는 교활해지기가 백배 어렵더라. 내가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봐서’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