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가르쳐야 할 건 언제 어디서든 새로운 걸 배우고 익히고 옳은 판단을 하게 하는 것

~~ 조회수 : 834
작성일 : 2014-07-09 19:12:13

저는 대학에서 강의를 합니다.

보따리 강사지요. 아마 명문대 글 쓰신 분보다 제가  나이나 학번으로 위일듯 하네요.

네. 저도 그 대학에서 박사했고 연구교수 하다하다 때려쳤다 이젠 강의합니다.

교양과목 주로 하는데 이 아이들 과학 영역의 교양 들어야 졸업되는 탓에

고등학교때 듣도 보도 안했던 이상한 내용 수업한다고 싫어라 합니다.

요즘 문과아이들은 과학을 1학년때 조금 하다 만다고 하네요.

 

그럼 저는 학생들을 슬슬 꼬시죠.

학생여러분~ 

앞으로 여러분들이 살 세상은 내가 살아온 세상과 달라서

어떤 지식 그 자체를 쓰게 될 일은 전혀 없다.

내가 지금 가르치는 이 내용은 5년만되어도 구닥다리가 되어있을 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처음 발견하고 알아냈던 방법을 이해하면

너도 새로운 거 나와도  이해하고 더 나아가 그걸 쓸 수 있게 된단다.

그러면서 우리 세상에 이런거  만드는 멋진 사람들이 있고 이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고,

우리 생활과는 이렇게 연결되어 있단다.

요딴 소리를 하죠.

 

심지어는 니가 이런쪽 사업을 하는게 니가 아는 쪽만 가지고 사업하는 것보다 낫지 않겠니?

혹은 이런쪽과 연결된 문과쪽 학문을 이야기하며

이상한 융합을 외치기도 합니다.

 

실은  진심입니다. 세상은 변해서 대학때 배우는 지식으로 평생을 살 수 있던 시대가 아닌 시대를 살고 있고

앞으로 우리 애들은 더 그런 변화앞에 놓여지게 될겁니다.

 

지금 명문대생들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은 예전처럼 변화가 적던 시절에  얹어줄 수 있는 거였어요.

스카이가 내 앞길을 보장해주는 줄 알고 공부를 하고 대학을 갔다면 그것자체가 잘못이였다는 거죠.

 

대학에서 강의를 다녀봄 전공수준은 대학에서 다시 새로운 출발선입니다.

아주 어려운 천재나 해야하는 전공들은 모르겠으나,

제가 하는 쪽은 열심히 공부하는 게 장땡인 분야여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평균적으로 학부가 좋을 경우  더 잘할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한 과에서 얼마나 실력이 천차만별이었는지 기억하시죠?

제가 수업하는 한 클래스의 학생들도 본인이 어떤 한학기를 보냈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하물며 대학 4년은요? 아니 인생에서의 10년은요?

 

흔히들 중학교때 성적이 고등성적이 아니라고 하면서, 왜 고등성적이 대학성적이 아니고, 대학성적이 인생 성적이 아니라는 생각은 하지 않을까요?

 

지긋지긋하게 고등학교때까지의 성적가지고 평생을 논하는 이전의 프리미엄은 우리 모두 내려놓고

걍 심플하게 저 사람은 고등학교때 열심히 한사람,

대학학부가 별로지만 성공한 사람은 걍 심플하게 저 사람은 대학이후 노력한 사람

이렇게 봐주는 게 맞지 않나 합니다.

이건 아마도 회사도 마찬가지일듯요. 회사일이 공부일과 얼마나 연관되어 있으려나요?

업무가 프리젠테이션을 요하면 그걸 잘하는 사람, 새로운 아이템을 잘 찾아야한다면 그것으로 다시 평가받아야 하는 거죠.

 

저도 두 아이의 엄마고, 내일이 마지막 기말고사인 우리애들

꼭 명문대 sky가야 하냐고  묻진 않아요. 애들도 가고 싶어 합니다.

제가 애들 학교에서 상담선생님(오지랖도 넓지요)도 해봐서 아는데 아이들 전교 1등부터 꼴등까지 공부가 가장 큰 스트레스인게 대한민국 학생들입니다. 눈물날 만큼 다 잘하고 싶어합니다.

좋은 대학에 안가도 걱정없을 만큼 부자인 엄마 아빠가 아니여서 미안하다고 말은 해줍니다.

 

무슨 얘기를 하려다 이 지경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프리미엄이 없어진 시대니 보낼 필요없다 하는 얘기에 주저리주저리 했습니다.

프리미엄이 없어지는 게 맞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공정한 방식으로

올바른 교육현장에서, 바른 가치관을 가진 아이들이 성장하기를 바래봅니다.

 

 

 

 

 

 

IP : 14.52.xxx.15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7.9 7:16 PM (59.10.xxx.225)

    동감합니다.

  • 2. 공감해요.
    '14.7.9 7:19 PM (58.140.xxx.162)

    키워드 '유연성'

  • 3. 공감해요.
    '14.7.9 7:20 PM (58.140.xxx.162)

    '판단력'도요.

  • 4. 추천과 감사
    '14.7.9 10:06 PM (220.76.xxx.234)

    좋은 글이라 댓글 많이 달릴 줄 있는데
    그게 아니었네요
    저도 백배 동감이구요
    이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5. 필독
    '14.7.10 12:32 AM (218.48.xxx.96)

    훌륭한 글 고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843 라디오 비평[07.10] - 막다른 골목에 몰린 박근혜-김명수/.. lowsim.. 2014/07/10 964
396842 혹시 흑마늘 진액 드셔보셨나요? 3 나도 2014/07/10 1,802
396841 매사에 가르치려 들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 5 피곤 2014/07/10 2,226
396840 교사도 공무원이니 해외여행 금지입니까? ㅠㅠ 11 ---- 2014/07/10 5,499
396839 류현진 vs 괴산군 인지도 대결.. 2014/07/10 1,681
396838 4개월짜리 딸두고 일하는게 나을까요, 쉬는게좋을까요 7 .. . 2014/07/10 1,259
396837 꿀을 잘 활용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12 고수님들 2014/07/10 1,963
396836 이 오피스텔 메리트가 있을까요 매매 2014/07/10 875
396835 일본 자위대 창설60 기념식 서울서 열어 10 누가 갈까?.. 2014/07/10 1,583
396834 전업에 대한 안좋은 인식은 여자들 스스로가 만드는 것 같아요 32 ㅇㅇ 2014/07/10 3,453
396833 지금 여러분들 새끼손가락 길이좀 한번 봐주세요 35 혹시 2014/07/10 11,687
396832 정성근 장관 후보자 “음주운전, 대리운전 기사 배려하려다···”.. 4 세우실 2014/07/10 1,345
396831 독산 노보텔..어떤가요? 12 호텔패키지 2014/07/10 2,205
396830 김어준 평전 8회 - 황우석 허경영 그리고 김어준 1 lowsim.. 2014/07/10 1,437
396829 울산에서 김해롯데아울렛 가보신 분 계세요? 1 내비 2014/07/10 1,118
396828 돌아가신 시숙을 슬퍼하기보다 내가 가여워 울다 7 덧없다 2014/07/10 2,628
396827 몇 년전 서울주택 인테리어 올리신 분 글 찾을 수 있을까요? 3 사랑 2014/07/10 1,321
396826 아파트 복도에 남의 집 냄새 28 랭쥬 2014/07/10 9,258
396825 뚝배기로 구운마늘 만들때요, 덜 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2014/07/10 995
396824 홍명보사퇴? 5 청문회 2014/07/10 1,833
396823 TV홈쇼핑 할인쿠폰 사은품 주의하세요^^;; 1 또 속았다 2014/07/10 1,177
396822 헤파필터 청소기의 장점이 뭔가요? 2 청소기 2014/07/10 1,599
396821 서울의 대형병원응급실서 9살아이 의료사고사망소식 진짜 어이가없어.. 62 이넘의나라는.. 2014/07/10 24,388
396820 아침.밤 세안후 기초바르는게 꼭 필요할까요 1 .. 2014/07/10 1,355
396819 홈스타일링 해보신분 계신가요. 1 궁금 2014/07/10 1,3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