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중1딸과 남편의 대립으로 속이 곪아터진 여자예요.
딸아이는 중상위권 성적을 받는 모범생에 가까운 평범한 아이랍니다.
오늘 아침 두사람이 식탁에 마주 앉았습니다.
어제 기말고사도 끝났고 남편은 관심가질만한 대화주제를 건넵니다.
시험 잘 봤냐, 네가 준비한 것에서 많이 나왔냐 등등...
멀리서 제가 듣기에는 아빠가 딸에게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대화 주제였다고 생각해요.
칭찬해줄거리도 있었고(수학 100점), 좀 더 보완할 부분(영어 오답 실수) 등을 얘기하려는데
근데 이 중딩 딸이 아빠의 대화 의도는 전혀 모르는 듯
자기 방어 기제만 발동해서는 변명 섞인 대답을 몇마디 하다가 아빠한테 틱틱 거리며 대답하니
갑자기 남편의 목청이 커지며 "조용히 해!, 입 다물어" "내가 지금 묻고 있잖아" 등등 버럭 화를 내더군요.
네, 제 남편 대화의 기술을 모릅니다. 사람 얘기 좀 들어주고 대화를 해야 하는데 무조건 자기말만 들어라 하는 자세죠.
며칠전에도 남편은 시험 계획을 세워라 딸에게 잔소리하고 딸은 계획 세우는 거 스트레스니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 싸우고 제가 딸 편을 들어 몇마디 했다가 부부싸움 나서 며칠 말도 안했었거든요.
이번에도 옆에서 보자니 또 그거 반복이라 저는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남편이 씩씩 거리며 출근하고
딸을 달래주려 "아빠 요즘 이상하다. 왜 저러실까?" 대화를 시작하니
달래미 침대에 뻗어 폭풍 오열을 하고 방방 거립니다.
자기는 힘든데 엄마는 자기를 위로하려는게 아니라 무조건 자기에게 이해를 강요하며,
아빠랑은 말로 다 풀었는데 지금 엄마 땜에 더 짜증난다고 악을 쓰며 대드네요.
딸편을 들어주려다가 남편의 마음을 이해했네요. 얘는 대화가 안되는구나...
무조건 부모말은 다 잔소리고 야단치는 소리로만 듣고 대화 주제조차 파악 못하는구나...
딸과 아빠가 똑같습니다.
아빠는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는 타입이고 딸래미는 무계획에 내키는 대로에다 게을러서 늘 부딪치는데
가운데 서 있는 평화주의자 엄마만 죽을 맛이네요.
그렇게 출근한 남편과 딸은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요?
오늘 저녁에 남편에게 운을 떼면 또 부부싸움 일어날 것 같아요.
애 좋은 성적의 조건은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말 정말 공감하네요.
다른 중딩 부모님들은 다 안녕하신가요? 저희집은 우울하네요.ㅠ.ㅠ
어디다 하소연 하고 싶어 글 올려봅니다. 일기는 일기장에 적으시라는 분들 계시면 슬플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