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어디서 부터 써야할지 모르겠어요.
엄마라면 내가 과연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있는지 늘 고민하면서 엄마라는 자리를 채워간다고는 하지만
오늘처럼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내게 되니 눈물도 나지 않고 머리가 하얘지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네요.
겨우 다섯살 짜리랑 투닥거리고 잠도 못이루고 있다니 한심하기도 하구요...
저는 제 나이에 보기드문 4남매의 장녀...
어려서 부터 공부도 잘하고...6살에 구구단 외우고 학교때 늘 반장하고;;;
그래서 아버지한테 이쁨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약수터에도 꼭 데려가시고
그 시절에는 상장도 얼마나 후했는지 거의 매달 몇개씩 상장 받아오면
나무로 함을 예쁘게 만들어서 넣어주시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5살 차이나는 셋째동생이자 장남이 학교에 입학하고 공부를 저만큼 잘하니 모든 관심이
동생한테 가더라구요...저희 친정엄마가 남아선호가 대단하셔서 사춘기때 정말 많이 엄마가 미웠어요.
제 기억에도 어려서는 참으로 유순하고 어리숙하기까지한 성격이었는데
고등학교 오면서 일탈은 없었지만 특히 엄마에게 많이 신경질 내고 미워하고 담을 쌓고 그랬네요.
지나고 생각하면 엄마도 아버지 사업이 잘 안되서 힘드셨고 사남매를 키우려면 얼마나 힘드셨을지 이제야
조금 짐작이 가지만...엄마가 나를 조금 더 사랑한다 표현해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긴해요....
낮에 잠깐 베스트글에 도시락 설탕 토스트 글이요...거기 댓글도 달았는데 제 단짝은 엄마가 무려 요리학원원장
동그랑땡 하나도 그냥 두는 법 없이 쑥갓으로 장식해 구워오고...
저는 엄마가 남동생들 도시락에는 더 맛있는 반찬 넣고 딸들 반찬은 부실했던거 다 기억하는데 엄마는 똑같이
해줬다고 기억하시구요...그런게 하나 둘 모이니 어린 마음에는 모든게 서럽더라구요.
엄마 딸 아닌가 싶다가도 엄마랑 나는 너무나 똑같이 생겨서 정말 엄마 하나도 안 닮고 친정 아빠 장점만 닮은
예쁜 여동생(CF모델도 잠깐 했어요)이 부럽기 까지 했어요.
여동생은 저보다 엄마한테 섭섭한게 더 많아서 자기 진짜 엄마는 다른데 계실 것 같다고 할때
나도 다른데 진짜 내 엄마가 있음 좋겠다 생각할 만큼 철도 없었고 그만큼 상처 받고 크긴했어요.
그래서 저는 꼭 애는 딸 하나만 낳아 공주처럼 사랑 듬뿍주며 키워야지 했거든요.
그런데 첫애가 아들.....;;;; 그런데 반전은 정말 아들이지만 이런애면 100명도 키우겠다 싶은 속 깊은 녀석이예요.
이제 겨우 7살인데 엄마 걱정도 할 줄 알고 스스로 공부든 심부름이든 동생 챙기기든 다 하구요.
두살 터울로 딸을 낳았는데 진짜 예뻐요...여동생이랑 친정아버지 큰 눈과 오똑한 코를 닮고 피부 하얀거 남편
입술과 가는 팔다리는 저를 닮구요. 아기때 부터 아역 모델이니 아역 배우 하라는 말 많이 듣는
그래서 남편은 팔불출, 딸바보가 됐는데 근데 전 왜 딸이 하나도 안 이쁠까요? 둘째는 무조건 이뿌다면서요....
제가 일을 하고 있어서 둘째 수면 패턴 때문에 10시 30분~11시에 잠자리에 들어 새벽 4시면 일어나요.
애가 자야지 뭘 할 수 있거든요. 저희 큰애는 9시 넘으면 혼자 양치 싹 하고 쉬하고 물한잔 마시고 엄마 나 잘께 하고는
몸에 무슨 스위치가 달린거 처럼 매일 하는 의식 치루듯이 그냥 바로 잠들어요.
둘째는 아무리 힘들고 지치는 일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고 버티다 잠이 드는데 그게 11시 정도예요.
그러니 정말 제가 미칠 것 같을 때가 많은데 애한테 화를 못내고 참다참다 하다보니 홧병이 다 나겠다 싶어요.
오늘도 큰애는 어김없이 9시 10분에 off 스위치 끄고 잠들고...작은애가 한참을 뒤척거려요...물 마시러 간다
화장실 간다 책 읽어라...그러다 10시 50분 쯤 징징 시작해요. 밥을 달래요 그 시간에;;;
시금치랑 우엉이랑 호박 볶은거랑....달래요 지금 먹고 자면 속 부대껴서 안된다 우유 마시고 자자 해도 소리 지르고
악을 씁니다...밥 달라고!!
결국 11시 넘어 밥 몇 술 뜨더니 응가 마렵다고 유아변기에서 볼일 보고 그런데 일어 서다가 변기를 확 엎어요 ㅜㅜ
겨우 다 치우고 제균 스프레이 뿌릴까 싶어 찾아보니 세상에 화장실에 내용물 다 버려진 채로 통만 있네요.
범인은 아시겠죠? ㅠㅠ
겨우 분무기에 리필 채워서 뿌리는데 물이 쫘악....리필 찾으러 간 사이에 분무기 앞 꼭지를 돌려 빼 놨네요
제가 너무 속이 상해서 애 식탁의자에 앉으라 하고 좀 혼냈는데 약간 움찔하는 느낌이 있더라구요.
12시 넘어서 겨우 달래서 재우러 들어가는데 팬티를 벗어 휙 던져요...왜 그러나 했더니 아까 혼날때 오줌을
쌌네요...어쩜 좋아요 정말 제가 저런 상황에서 확 미치는게 정상인거라 말해 주세요 정말 ㅜㅜ
거기다 한술 더떠 보네이도를 자기 쪽으로 틀어라 에어컨 켜라 쿨젤 마트 왜 오빠만 깔고 자냐....
그러다 몇번 뒹굴더니 잘 시간이 오래 지나 잠은 금방 자네요....
제 속은 정말 시커먾게 타서 이제 재 밖에 안남은 거 같아요.
재우면서 "누구야...너는 엄마가 누굴 더 좋아하는 거 같아? 오빠? 아님 우리 딸 누구?" 했더니
당당하게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며 "나" 이러고 애교 부리는데 그게 귀엽고 이뻐야 하는데 솔직히 너무 싫고 미워요....
저 정말 나쁜 엄마 같고...아이는 세상에서 엄마가 자길 오빠보다 더 이뻐하고 사랑한다고 믿고 있는데
둘째가 제 속마음을 읽어 버리면 엇나갈까봐 벌써 그게 걱정이예요....
그런 질문을 한건 니가 위와 같은 행동들을 하면 이뻐 할 수가 없어 그런 얘기를 꺼내려고 시작한건데
의도와는 180도 다르게 되버린거죠...
이렇게 어린 아이와도 갈등 겪어 보신 분 계세요? 제가 아직 부모로서 엄마로서 덜 자란 탓일까요?
화가 나면 자리를 피해 숫자를 세기도 하고 정말 참을 인자를 종이에 쓰기도 해요....
요즘 드는 생각이 제가 어릴때 엄마한테 화난 감정을 못 풀고 엄마가 이해도 안해줘서 너무 싫었는데
제 딸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엄마 미워하고 하면 정말 더 못살 거 같아요.
저한테도 문제가 있는것 같은데 어디서 부터 풀어야 할지 그냥 아이가 더 자라길 기다려야 하는건지 힘이 드네요.
정말 애가 라면이라도 끓일 줄 알면 제가 집을 나오고 싶을 정도예요....
선배 82 맘님들 조언 많이 부탁드려요...미리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