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대다수 배 안에 갇혔다는 뉴스 나온 지 한참 지난 뒤
박 대통령, 오후 5시10분 “학생들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
‘세월호’ 사고 당일 청와대는 오후 2시 24분까지도 300여명이 넘게 배에 갇힌 채
가라앉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상황 확인도 없이 "구조자가 370명"이라고 밝혀 청와대와 중대본 등에 보고해
‘대형 오보’를 키웠다.2일 세월호 국정조사특위에서는 해경과 청와대 간 핫라인을 비롯해
해경 상황실 전화 통화 녹취록(4월16~17일)이 공개됐다.
해당 녹취록은 야당 의원들이 꾸준히 제출을 요구해 왔으나,
해경은 기관 조사를 앞둔 이날 새벽1시께에야 국회로 제출했다.녹취록을 보면 해경은 사고 접수 뒤 4시간여가 지난 오후 1시 4분에 청와대에
"현재까지 확인된 것으로 생존자가 370명이다"라고 구두 보고했다.
오후 1시 19분에는 “소방 본부는 354명이라고 해서 확인중”이라고 재차 보고했다.
당시 477명이 탑승했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350명~370명이 구조됐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었다.해경은 오후 1시 41분에는 “아직 제대로 파악된 것 아니다”라고 한발 물러섰다.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청와대는 “거기서도 추가될 수 있는 거냐”며 긍정적이었다.하지만 청와대 보고와 달리, 정작 해경 상황실에서는 비상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청와대와의 통화 7분 전인 오후 1시 33분, 전남도청 상황실에 확인 전화를 걸어본 결과
“행정(선)이랑 통화했는데 190명 구조(추가 구조된 것으로 착각한 인원 수)하고 그런거 없다”는
답을 받았기 때문이다.
34분에는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에서 본처상황실 상황담당관에게 전화를 걸어
“(초기 구조인원이라고 밝힌)169명 이외는 파악된 게 없다”
“진도군청 확인해 보니까 전혀 근거없는 얘기”라고 반박 보고를 올린 터였다.해경은 오후 2시 24분이 되어서야 청와대에
“사망자 2명 포함해 166명이 육지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청와대 쪽은 “큰일났다. 대통령까지 보고 다 끝났다”고 당황했다.
“아까는 190명 (추가)구조했을 때 너무 좋아서 VIP께 바로 보고했다”는 것이었다.
또 “그러면 (지금 시각은)바다에 있을 가능성도 없고 나머지 310명은
다 배 안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거 아니에요?”
“이거 여파가 크겠는데”라고 말했다.오인 경로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으나,
해경 본청이 서해지방해경청 등과 집계를 합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370명이 구조됐다며 청와대를 비롯해
소방방제청과 119 구조본부, 중대본 등에 전파한 것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박근혜 대통령은 오후 5시 10분 서울 안행부 청사에 마련된 중대본을 찾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하고 물었다.
학생들 대다수가 침몰한 배 안에 갇혀 있다는
사실이 뉴스를 통해 알려진 지 한참이 지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