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납량특집 하면 단연 전설의 고향이다
정말 이불 뒤집어 쓰고 악쓰며 봤다
식은땀 흘리며 밤새 뒤척이면서도 왜 기를 쓰고 공포의 전율에 흥분했는지는 그냥 본능이라 하고 싶다
"내 다리 내 놔"... 제목은 모르겠지만 그 절규는 지금도 생생하다
최근에 리메이크된 것이 아니라 80년대 오리지널 그 이야기...
지금 보면 변변찮은 셑트에 분장은 말할 것도 없이 어설프다
가끔 케이블에서 틀어준 그 시대 전설의 고향은 너무 오래고 낡은 드라마라는 반가움에 볼 뿐이다
드라마 말미...성우의 "이 이야기는"..하며 시작하는 나레이션이 왠지 현실감을 부추겨 더 확실히 믿었는 모양이다
겁 많고 호기심 넘치는 아이였으니까...
그래서인지 이제까지 웬만한 공포영화는 섭렵했지만 그런 끔찍한 후유증을 주진 못 한다
게다가 링 이후 관절 꺽는 귀신이 식상해진 탓도 있고
오랜 시간 나도 모르게 쌓인 공포영화 내성이 만만찮다
대충 보면 스토리가 나오니 김 빠지기가 부지기수였다
한데도 매해 여름이면 쏟아지는 "절대공포"라는 문구에 속아 영화를 본다
한순간 닭살이 되는 감전이 그리워서...
실체도 모르는 귀신을 찾다보면 알게 된다
늦은 밤 골목 안 함께 걷는 타인의 그림자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사람이 소름끼치는 존재로 다가오는 공포
나중에야 앞집 사는 남자라는 걸 알게되기까지 얼마나 쫄았던지...
내심 그분한테도 미안하다
올 여름 전설의 고향은 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