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세월호를 잊으면 안되는가.
생각해 볼수 있는 좋은 글이라 퍼왔습니다.
세월호를 구출하는 방법 2014/06/18 22:09
(... 전략)
세월호를 잊지 말자고 하는 건 제게 아주 분명한 일인데요,
세월호 참사를 지켜본 나, 나 자신을 잊지 않겠다는 겁니다.
모든 사건들은 내 안에 담깁니다.
한 인간의 품성과 인격에 따라 그 사건의 형태가 다르게 인식되기는 하지만,
개인 안으로 그 참극은 담겨집니다.
개인에 따라 밀어 내려 하거나, 덜 인식되거나, 왜곡되어 인식되기는 하지만
그 충격은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우리 안에 담겨집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무의식안으로 수장되어 버린 세월호를
물 밖으로 꺼내 기억할 것인가,
우리의 무의식안에 그대로 수장시킬 것인가, 하는 것 뿐입니다.
우리는 고통스럽지만 이것을 기억해야 하고, 이것을 기억하는 나를 계속 인식해야 합니다.
기억되지 못한 과거는 우리 안에서 썩어 어느 구석에서 우리를 좀 먹을 것입니다.
세월호를 집단적으로 잊는다면 우리 사회의 무의식속에 잠긴 그 기억은 이 사회를 완전히
부식시켜 버릴겁니다.
그러므로 기억 그 자체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실천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아이들을 살아 펄펄 뛰게 풀어 줘야 합니다.
가만히 있으라거나 있지마라거나 하는 말조차 하지 말아야 합니다.
스스로 자기 몸의 감각을 느끼고 마음의 소리로 들어
자신을 더 충분히 느끼고 알고 자신과 교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교육을 바꿔야 하고, 부모가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면에서는 절망적이긴 합니다.
분노는 하지만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치권에 분노하지만 자신의 문제로 가져 오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세상을 정치인들이 바꿔 줄 것 같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세상은 정치인이 바꿔 본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올바른 실천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해야죠.
철학을 공부하고, 민주주의를 고민하고, 윤리와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을 정련해야 합니다.
세월호를 가장 잘 기억하는 방식은
세상을 좋은 세상으로 진정한 민주사회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세월호 아이들이 이 세상을 구원하는 것이 됩니다.
(...후략)
한겨레신문<나들>기자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