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들어간 제목 죄송해요.
이건 고모가 저희 엄마한테 했던 욕입니다.
아빠 생신이라 온 가족들이 다 저희 친정에 모여있었는데, 집에온 전화를 상냥한 목소리로 받은 엄마 등뒤에 꽂힌 말이예요.
멀쩡한 아들들 두고 셋째 며느리인 엄마가 할머니 수발들며 살았던 세월이 얼만데...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나, 정말이지 제 귀를 의심했던 욕이었습니다.
아빠가 몸쓰는 일을 하세요.
매일 흙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들어오시는일이죠. 그렇다고 수입이 적은건 아니고요. 통장에 찍히는 수입만 1년에 몇억입니다. 기술자이시거든요. 한달에 반절은 쉬십니다.
그렇다고 엄마는 전업이셨냐하면 그것도 아니예요.
저희들 어느정도 키워놓고 엄마도 집에있기 답답하다고 나가서 일하셨어요. 일하신지 25년 넘었습니다.
식당밥 싫어하시는 아빠때문에 점심때는 집에 들어와서 밥차려주시던 분이세요.
그런데 고모는 저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저희엄마가 딸들만 낳아서 못마땅하셨나봐요.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랑 세트로, 우리아들 우리동생(그러니까 우리아빠) 나중에 누구한테 밥얻어먹고 사냐고 걱정이 많으셨거든요.
저희도 싸잡아서 하는 욕이었어요. 딸 넷을 모두 4년제 대학 보내서 뒷바라지 하신 아빠가 불쌍했나봐요.
그 욕이 나온 순간 거실에 모여있던 식구들 분위기 싸~해지고, 그래도 남편일찍 여읜 고모가 한 욕이라서일까요 다들 아무말 안하더군요. 다들 고모를 불쌍하게 생각하거든요.
엄마는 통화하시느라 그 말을 못들었을까요 아니면 얼굴이 화끈거려 못들은척 했을까요..
저는 지금도 그날일이 한번씩 떠올라 속에서 화가 올라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고모한테 말도 안걸어요. 어른이지만 솔직히 무시합니다.
다른고모 큰아버지 작은아버지들은 저희집에 왔다 가시면 찻길까지 배웅나가는데 이 고모한테는 집안에서 건성으로 인사하고 돌아서요.
고모가 교양이 넘친다고는 못하겠지만 못배운 분도 아니예요.
아마 순식간에 곱씹어볼 틈도 없이 튀어나온 말이겠죠. 즉 평소에 하고싶었던말...
고모부 일찍 돌아가시고 혼자 애들 키우며 독하게 사셨던 분이어서 그런지 가끔 얼굴에 그런게 묻어나네요.
엄마가 고모한테 잘해드리는게 너무 억울해서 제가 얘기해드린적 있었는데 엄마는 그런적이 있었냐며 못들었던척 하시네요.
그럴리 없다가 아니라 그런적이 있었냐...이건 들었다는 얘기겠죠
그냥..제 속편한 시집살이 생각하다가 엄마 생각이 나서 끄적여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