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요가하는 친구

갱스브르 조회수 : 1,887
작성일 : 2014-06-26 17:12:16

"요가 해요"...

남녀를 가르는 것도 아닌데 왠지 요가는 여성적인 운동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정적인 분위기와 몸의 선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움 때문일 거다

나중에야 그 곡선의 뒤에 숨어있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알았지만...

종교적인 선율도 있고 정신과 맘의 균형을 잡아가는 남다른 언어도 그렇다

한 번 열풍이 불면 뿌리를 뽑는 이 나라 근성을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온갖 요가 학원이 동네마다 생겼다

나중엔 갖다붙이면 이름이 되고 저마다 다 요가 고수라며 이력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한 1년여 다니다 보니 하산? 할 때가 됐다 싶어 셀프 요가를 한다

습관이란 것이 입력되면 싫어도 하게 되는 관성이 붙는다

흔쾌히든 꾸역꾸역이든 죽어도 시간을 내 하루도 빼지 않는다

가끔은 거울 속 나는 화가 잔뜩 나있다

그런 표정으로 다리 올리고 호흡 고르는 걸 보다 보면 웃음이 난다

조였다..풀었다...

경직된 맘과 표정은 그렇게 이완된다

짝퉁요가에 나름 길들여진 나와 다르게 벌써 10여 년 째 ...이제는 요기의 경지까지 도달한 친구가 있다

기어이 자격증도 따고 얼마 전 학원도 오픈했다

열의가 한창 달아오르는 때라 그런지 학원에 올라가는 계단에서부터 향 냄새가 독하다

몇 달 육식을 멀리하며 고사지내듯 그렇게 기도하며 공을 들였다

인테리어만 보면 여기가 인도인지 티벳인지 헷갈릴 정도다

정작 본인은 뉴욕의 현대요가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너무 순수하고 가슴이 뜨거운 친구라 대담하게 삶의 항로를 바꾼 용기가 부러울 뿐이다

어느 날 와서 참관하라는 제의에 저녁 나절 학원에 들렀다

잔잔한 친구의 목소리가 핀마이크를 타고 흐른다

맨 뒤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그제야 사람들의 면면이 눈에 들어왔다

앳된 청년 2명이 있다

여자들 틈바구니에서 애쓰는 모습이다

놀란 것은 초급반임에도 불구... 어찌나 유연하고 진지하게 임하는지...

긴장한 친구는 너무나 차근차근 잘 한다

고기 끊고 그 스트레스에 눈빛이 형형해지더니만...멋있다

강의가 끝난 친구의 눈은 퀭한데

온몸을 돌고돌아 야들야들해진 피부가 이쁘다

 

 

 

 

 

IP : 115.161.xxx.10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제시작인
    '14.6.26 8:36 PM (110.70.xxx.235)

    왠지 글이 참 마음에 담기네요
    우연히 시작한 요가. 마음과 몸을 리드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나면 참 감사하더군요
    원글님. 라마스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5295 늘 붙어 다니던 절친 둘이 시집을 가고 나니까 외롭네요ㅠ 3 .... 2014/07/06 1,481
395294 일드 추천해주세요 9 베이지 2014/07/06 1,888
395293 초6학년 홈스테이가정선물문의합니다. 4 사람 2014/07/06 781
395292 레몬 한조각씩 즙짜넣어 세수하면 피부색 2 피부색 2014/07/06 4,230
395291 고양이 생식 문의. 9 이쁜냥이들 2014/07/06 1,411
395290 도미노 피자 신제품 절대 먹지 마세요 38 ... 2014/07/06 17,095
395289 콩중에 강남콩이 젤로 맛나요 12 2014/07/06 2,220
395288 샤넬트위드쟈켓 후회 할까요?! 8 샤넬 2014/07/06 7,055
395287 남편이 자영업하면 어디까지 지원을 해줘야? 11 고민 2014/07/06 3,420
395286 엄마 아빠 시력이 둘 다 나쁘면 아이도 대부분 눈이 나뿐가요? 9 2014/07/06 1,793
395285 해외여행 급질문이요^^;;;; 5 rndrm 2014/07/06 1,246
395284 완전 맛있는 크림 떡볶이 26 건너 마을 .. 2014/07/06 4,828
395283 시외삼촌 아들의 둘째돌잔치 11 주말 2014/07/06 2,232
395282 아이들 프로에서 연예인들 집 거실 대리석바닥 걱정 3 안전 2014/07/06 6,452
395281 밤11시경에 동작역부근에 사람 많은가요? 5 ... 2014/07/06 822
395280 마테차 꾸준히 마셔보신분 6 ㅇㅇ 2014/07/06 2,781
395279 (급)종류가 너무 많아 어느걸 구매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ㅠㅠ 1 피그먼트이불.. 2014/07/06 830
395278 갑자기 시력이 떨어질수도있나요? 5 ... 2014/07/06 2,196
395277 매일 대문글 걸리는 전문가들 10 건너 마을 .. 2014/07/06 1,774
395276 송일국 집도 넓고 세쌍둥이들 챙기다 하루 가 다... .. 2014/07/06 4,064
395275 개그우먼 홍윤화씨요.. 2 웃찿사 2014/07/06 2,320
395274 홈쇼핑 김나운씨 라벨르 워터필링기요~~ 1 .. 2014/07/06 1,969
395273 롯*리아 햄버거 소스 말인데요.. 4 소스 2014/07/06 1,678
395272 닭가슴살 어떻게 해서 드세요? 4 $$$ 2014/07/06 1,907
395271 파트타임 박사해도 대학에서 시간강사 가능할까요 12 시간강사 2014/07/06 8,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