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오래 전부터 친구라 꾸역꾸역 만나고는 있어요.
친구는 오지랖도, 발도 넓고, 한시를 가만히 있지 않고 국내, 국외를 다닙니다.
돈을 벌러 다니긴 하는데, 수입은 거의 마이너스 수준인 듯 해요.
대신 안 쓰면서 일만 하는 돈 잘 버는 남편 덕에 그렇게 쓰고 다녀도 생활에 지장은 없어요.
다른 지방 사는데, 그래도 요즘은 남편 눈치를 조금 보더군요.
그래서 예전보단 덜 다니는데, 그래도 최소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서울나들이를 하지요.
시간이 되면 대부분 만나줍니다.
서울 왔다고 굳이 따지자면 제가 돈을 더 쓰기도 하는 것도 좀 마음에 안 들긴 하지만...
그보다 더욱 문제는 제가 시간이 없거나 일이 있어 못 만나고 그냥 내려간 때는 한동안 삐져 있어요.ㅜㅜ
한달쯤 전에도 밤늦게 연락이 돼서 막무가내로 나오라는 겁니다.
그 즈음 연일 피곤한 일이 있어 그 날은 도무지 못 나가겠다고 했더니, 그 이후로 일절 연락이 없어요.
그러거나말거나 저도 바쁘게 지내다가 뭐 연락할 일이 있어 문자를 몇 번 보냈는데, 확인만 하고 답변이 없네요.
예전같으면 제가 먼저 연락해서 그 날 못 만나서 미안하다 그러는데, 이번에는 그러기 정말 싫어요.
얼핏 보면 인간관계 폭도 넓고 털털해 보이지만, 실상은 너무 예민하고 피곤한 아이라 이 참에 그냥 관계를 끊고 싶어요.
그런데, 한편으론 저 정도로 인연 끊고 하면 주변에 남아날 사람이 하나도 없겠다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
여러분들도 친구라면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눈감아주고, 넘어가 주면서 그렇게들 만나시는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