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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일간 팽목항 지킨 아버지 드디어 딸을 만났다

잊지말자 조회수 : 4,630
작성일 : 2014-06-24 21:54:23
http://media.daum.net/issue/627/newsview?issueId=627&newsid=20140624202806601



[머니투데이 진도(전남)=박소연기자][[세월호 참사]293번째 희생자 단원고 윤민지양, 드디어 가족 품으로]

"아빠가 다 이겨낼 테니까 제발 나와라. 너 보려고 아빠가 다른 아이들 얼굴 끝까지 다 봤어. 내 딸 보는 게 소원이고… 이럴 줄 알았음 널 안 보냈지, 인마. 얼굴 아니면 뼈다귀라도 보고 싶다고. 아빤 머리가 백지 상태야. 너만 나오면 다 해결될 것 같은데… 왜 안 나와. 우리 딸 미안하다."


세월호 침몰사고 29일째인 14일 오전 전남 진도군 어두운 팽목항에서 실종자 가족이 밤바다를 향해 실종자의 이름을 세 번 부른 뒤 큰절을 하고 있다(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스1

진도 팽목항 방파제 위에서 사고해역을 바라보며 실종자 이름을 세 번씩 불렀던 지난달 14일 새벽, 유독 눈에 띄는 아버지가 있었다. 홀로 무릎을 꿇고 딸에게 기도하듯 쌓였던 말들을 끝없이 읊조린 이 아버지는 다른 실종자 가족들의 눈시울마저 적셨다.

아버지의 기도는 70일 만에 이뤄졌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24일 새벽 1시3분쯤 세월호 4층 중앙통로에서 구명동의를 착용하지 않은 여성 희생자 1명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16일 만의 발견소식. DNA 확인 결과 안산 단원고 2반 윤민지양(17·여)으로 밝혀졌다.

윤양의 부모는 사고 직후부터 팽목항을 떠나지 않은 '팽목항 지킴이'로 유명하다. 함께 동고동락했던 가족들이 주검을 안고 떠나고 실내체육관으로 옮길 때도 '집나간 아이 집에서 기다리듯' 맨 처음 터를 잡은 팽목항 천막을 떠나지 못했다. 쾌적한 조립식 주택이 마련됐을 때도 '아이는 찬 바다에 있는데 편히 있을 수 없다'며 이동을 꺼렸다. 팽목항에서는 수시로 바다를 보며 딸의 이름을 부를 수 있었다.

윤양은 올해 53세인 아버지가 늦장가를 가서 낳은 첫째 딸이다. 윤양은 어렸을 때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아파 초등학교 5학년 때 큰 수술을 했지만, 완치된 후 중학생 때부터는 장녀로서 아빠와 엄마, 동생을 잘 챙겼다.

아버지에게 윤양은 유달리 남다른 딸이었다. 술 좋아하는 아버지가 속 아프다고 하면 말없이 죽도 바로 끓여다준 효녀였다. "엄마가 엄청 질투했어요. 아빠만 챙긴다고. 아빠를 끔찍이 생각해준 딸이에요."

아버지는 수학여행 가기 전날 윤양에게 5만원 용돈을 줬다. '아빠가 줬다고 말하지 말고 숨겨놓으라'고 했지만 엄마한테 바로 알릴 정도로 착했다. 딸은 사고 전날 밤 8시에 전화해 "안개 때문에 늦게 떠난다"고 했다. 아버지는 "그래 잘 갔다 와 우리 딸"이라고 말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버지는 그때 내리라고 하지 못한 걸 내내 후회했다.

70일간 아버지는 딸을 만나기 위해 수많은 시신을 확인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해 딸이 수학여행날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못 본 윤양 아버지는 사망자 종이에서 긴머리에 키가 일치하기만 하면 '혹시나 내 딸일까' 시신 확인소로 달려갔다.

'시신 1구 수습. 여자 293번째. 신장 165~170cm. 상의: 긴팔 라운드 티, 상표 OO, 흰색바탕 빨강검정 가로줄무늬, 하의: 검은색 청바지, 상표 OOO'

24일 새벽, 아버지는 드디어 딸을 만났다. "옷을 못 봤는데 나중에 친구들 통해서 알아냈거든요." 긴 기다림에 건강이 급속히 나빠져 링거를 달고 살던 윤양 부모는 70일 만에 안산 집으로 돌아갔다. "일단 딸을 찾아서 올라오니 마음은 편해요." 어머니가 70일 만에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24일 오후 7시 기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사망자는 293명, 실종자는 11명이다.

머니투데이 진도(전남)=박소연기자 soyunp@mt.co.kr

<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IP : 106.146.xxx.48
3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ew2
    '14.6.24 9:55 PM (106.146.xxx.48)

    부부가 맞벌이를 해 딸이 수학여행날 무슨 옷을 입고 갔는지 못 본 윤양 아버지는 사망자 종이에서 긴머리에 키가 일치하기만 하면 '혹시나 내 딸일까' 시신 확인소로 달려갔다.
    .........
    눈물이 나서 못 읽겠어요. 너무 슬픕니다

  • 2. ㅠㅠ
    '14.6.24 9:55 PM (110.11.xxx.187)

    오늘 찾게된 학생처럼 내일부터 모두들 찾게 되기를 ㅠㅠㅠ

  • 3. 에휴
    '14.6.24 9:58 PM (210.106.xxx.5)

    사연마다 맘이 먹먹해 미치겠네요ㅠㅠ열한분 빨리 가족품으로 돌아오세요 기원합니다

  • 4. mew2
    '14.6.24 9:59 PM (106.146.xxx.48)

    . "일단 딸을 찾아서 올라오니 마음은 편해요." 어머니가 70일 만에 처음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사람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군요. 뼈라도 찾으면 감사하고 안도하게 되다니.. 죽일넘들.
    시간이 세상이 사람을 이렇게 지치고 피폐한 영혼으로 만드네요. 잊지 않겠습니다.

  • 5. ...
    '14.6.24 10:00 PM (180.229.xxx.175)

    아이 잘 데려가셔서 잘 보내주세요...
    이런 슬픈일이 어디있나요...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기를...

  • 6. ..
    '14.6.24 10:06 PM (112.187.xxx.66)

    생각할수록 기가 차지만,
    그래도 늦게나마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정말 다행이네요.

    다른 분들도 어서 가족품으로 오세요 제발~~ ㅠㅠㅠ

  • 7. 참맛
    '14.6.24 10:10 PM (59.25.xxx.129)

    이제라도 오셔서 고맙습니다.

    나머지 분들도 어서 오시기를!!

  • 8. ...
    '14.6.24 10:12 PM (121.167.xxx.184)

    꽃같은 소녀야... 와주어 고맙구나...

    다른 분들 어서 올라오세요~~
    제발~~!

  • 9. 수습이라도 한걸
    '14.6.24 10:16 PM (58.226.xxx.139)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

  • 10. 부모님
    '14.6.24 10:29 PM (112.173.xxx.214)

    이제는 좀 편히 쉬세요.

  • 11. 딸기몬스터
    '14.6.24 10:30 PM (114.199.xxx.54) - 삭제된댓글

    아빠는 뼈다귀라도 안고싶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12. 아아
    '14.6.24 10:39 PM (118.223.xxx.109)

    뼈다귀라도 안고싶은 그아빠의 마음
    알겠어서 미칠것같다.

  • 13. 세월호
    '14.6.24 10:41 PM (39.113.xxx.51)

    월드컵에‥
    총기사고에‥
    이렇게 묻혀지면 안되는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실종자 전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 14. ...
    '14.6.24 10:48 PM (110.13.xxx.36)

    민지야~~~~~ㅠ

  • 15. 맑은공기
    '14.6.24 10:55 PM (175.223.xxx.93)

    민지야 돌아와줘서 고마워 ㅠㅠ

  • 16. 건너 마을 아줌마
    '14.6.24 11:07 PM (222.109.xxx.163)

    ... ㅠㅠ ...

  • 17. 콩콩
    '14.6.24 11:11 PM (218.48.xxx.155)

    왜 구하지 않았어! 왜! 이 나쁜 놈들!

  • 18. ......
    '14.6.24 11:17 PM (58.237.xxx.168)

    눈물이...
    나쁜 시키들.

  • 19. 고맙고미안해
    '14.6.24 11:20 PM (175.116.xxx.29)

    이렇게라도 돌아와줘서 고마워
    다른분들도 제발 나와주세요ㅠㅠ

  • 20. 눈물이
    '14.6.24 11:22 PM (1.235.xxx.150)

    ...
    올해는 4월의.그날의 충격으로 뭘해도 신이나지 않는것네요. 밝은 햇님 아래서 어린 두 딸과 웃는 것도 미안한 날들입니다

  • 21. ,,,,
    '14.6.24 11:30 PM (110.10.xxx.161) - 삭제된댓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수 있나요
    백주대낮에 선진국 진입했다고 하는 나라에서
    욕이 나오고 가슴은 뭉개집니다
    ㅠㅠㅠㅠㅠ

  • 22.
    '14.6.24 11:39 PM (223.62.xxx.67)

    우네요
    어찌 이런 일이 있나요....
    점점 일상글 시덥잖은 연옌글
    자리잡네요

    너무 슬프고 ㅠㅠ

  • 23. 아린 가슴
    '14.6.24 11:45 PM (116.34.xxx.74)

    그 맘을 그 한을 어쩌면 좋을까요?
    글로도 전해져오는 이 슬픔을..
    눈물이 정말 앞을 가립니다ㅠ

    남은 실종자들도 어서 빨리 나왔으면 좋겠어요ㅠ

  • 24. 지금부터 다시
    '14.6.24 11:46 PM (175.125.xxx.143)

    세월호를 지켜야되요
    우리가 냄비가 아니라는걸 보여줘야한다구요!!

    민지부모님께 삼가 위로를 보냅니다

  • 25. 도현잉
    '14.6.25 12:17 AM (115.143.xxx.179)

    눈물이 이젠 말랏다고 생각했는데ㅠㅠ 이제라도 아빠만나서 다행이다ㅠㅠㅠㅠㅠ

  • 26. 가슴아픈이야기들.
    '14.6.25 12:36 AM (223.62.xxx.42)

    고맙고 미안하다..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분들 소원대로 성역없는 진상조사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 27. ..
    '14.6.25 5:04 AM (99.245.xxx.25)

    너무 슬프네요.. 아 이게 무슨 일인지.. 예쁜 민지야, 고마워! 하늘에서 부모님 잘 지켜드려!

  • 28. ㅠㅠ
    '14.6.25 5:06 AM (115.93.xxx.59)

    민지양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 비로소 쉬실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ㅠㅠ
    얼마나 힘드셨을까

    아 딸 시신을 찾아 가는걸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다니ㅠㅠ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일이랍니까ㅠㅠ

  • 29. 아파요
    '14.6.25 8:47 AM (182.226.xxx.120)

    이렇게라도 아빠에게 돌아와줘서 고맙네요.
    남은분들도 한시라도 빨리 가족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립니다.
    처음에 품었던 희망이 이런식으로 바뀔줄은 몰랐습니다.
    꼭 모두 살아오라는 희망이
    한사람이라도 살아오라고..
    이제 몸이라도 돌아오라고...
    정말 가슴아프네요.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고개돌리고 있었는데 그 마음이 미안해집니다...

  • 30. ㅠㅠㅠ
    '14.6.25 9:41 AM (124.80.xxx.252)

    언제나 이 눈물이 마를까요?
    제 평생 가장 가슴 아픈 한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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