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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신이 갑자기 급성장한 경험들 이야기해봐요 ^^

인생의 참맛 조회수 : 4,347
작성일 : 2014-06-19 19:08:40

저 초등학교 1학년때  애들사이에 초상화 그려주는게 유행이었어요...

말만 초상화였지 공주 만화 그림이었지요...

머리에는 왕관 그리고 곱슬거리는 긴머리 금발에 드레스 입혀놓고 기분좋으면 리본도 한개 더 

눈은 왕방울만하고 코는 뾰족 입술은 앵두같이 조그맣게 그려주는 ~ 만화에 나오는 공주나 여주인풍으로

이게 네 초상화야...

라고 반애서 그림 잘 그려주는애가 그려주면 무슨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던 그런 때였어요.

근데 반에서 그림 잘 그려주는 애가 괜히 내 초상화를 안그려준다고 튕기는거에요.

 

넘 속상하고 슬퍼하며 집에 왔는데

그때 정말 그림 전공하던 삼촌이 친구랑 놀러 와 있는거에요.

초상화 그려달라고 막 졸랐어요.. 그러니까 웃으면서 친구들끼리 한장 대충 그려줘라~

그중에 맘 약한 삼촌 친구가 대충 그림을 그려주며 어때? 라고....

 

쾅 충격~

거울에서 보는 내 얼굴을 그려놓은 ...맞아 이게 진짜 초상화지............

충격~ 넘 당황하고 슬퍼서 울었고 그 착한 삼촌 친구는 너무 못생기게 그려서 미안하다고 막 미안해하는데..

내 마음을 설명할 수가 없었어요..

 

급 성장한 느낌...  이런 느낌 한번 공유해봐요......

IP : 119.203.xxx.172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ㅡㅡㅡ
    '14.6.19 7:24 PM (121.130.xxx.79)

    사람에게 실수하고 그게 실수라고 한 몇년뒤에야 문득 깨달을때 있거든요 그 첫기억이 친구에게였는데 그 이후로 좀 겸손해졌어요 좀 오만방자했거든요 님같은 화두 좋아요^^

  • 2. 브랜드
    '14.6.19 7:31 PM (175.223.xxx.120)

    비슷한 얘긴지 모르겠는데 ㅎ
    초등1학년 때 집 근처에 신동아아파트가 있었어요. 나름 동네의 랜드마크랄까... 집과 좀 멀리서 놀다가도 그게 높으니까 길찾는데 기준이 되었죠.
    그러다 좀 멀리 이사를 갔는데 아는 친구없는 놀이떠에 앉아서 우울해하며 고개를 들었더니 멀지 않은 곳에 신동아 아파트가 보이더라구요.
    '아! 별로 안멀구나. 가서 친구들이랑 놀다오자!'
    길떠났던 저는 미아가 되었고 ㅜ
    그렇게 브랜드라는 개념을 알게되었지요. ㅎ

  • 3. ...
    '14.6.19 8:00 PM (122.32.xxx.40)

    10살때 시내 중심에 있는 기관으로 뭔가를 배우러 다녔었어요.
    보통 제 나이엔 보호자가 함께 와서 관람도 하곤 했었는데
    저는 첫날 빼곤 혼자서 매일 버스타고 다녔죠.
    근데 아무도 저한테 국군의 날 행사로 광화문이 통행불가하니 오지말라는 얘길 안해줬어요.
    다음날 갔을때 강좌는 없었고 돌아나와 버스를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제가 탈 버스는 오질 않았죠.
    오는 버스마다 @@동 가나요?하고 물으니 어떤 기사아저씨가 타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저를 경찰서에 데려다 놓은 거에요.
    그때가 딱 저녁시간이었는데 밤12시 넘어까지 경찰아저씨들이 히히덕거리며
    저녁이며 주전부리며 먹는 모습만 지켜보다가 할머니와 극적으로 상봉...
    나중에 보니 할머니는 제가 뭔가 잘못해서 잡혀온줄 알고 돈을 줬더니 넙죽 받았더라는...
    그때부터 경찰은 내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친구들이 돈 주웠다고 파출소에 가져다주면 그들이 냉큼 가지리란 것도 알고 있었고
    여하튼 어른들에대한 신뢰가 깨졌다고나 할까요?
    아무도 믿을 수 없다를 10살에 깨닫고 매우 시니컬한 어린이로 컸던 것 같아요.

  • 4. ~~
    '14.6.19 8:11 PM (58.140.xxx.106)

    저는 서른살도 넘어서 지인 집에 한 층이 비게되어서 세 들어가기로 했다가 취소한 적 있어요. 첫 달 월세도 내고 했어도 이랬다저랬다 하는 사람은 제가 질색이어서 그 분 어머님에게 대역죄인 된 기분으로 얼굴도 못 들고 모기소리만하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완전 평상시랑 똑같이 웃으시면서 살다가 그럴 수도 있다고 괜찮다시면서 그 다음에도 뵐 때 마다 따뜻하게 대해주시고 아무 일 없는 것처럼 감싸주시더라고요.
    저는 사람 엄청 가리고 약속 안 지키는 사람 피하고 그랬었는데 그 후로는 한 두 번 실수쯤 봐주려고 진심으로 잊어주려고 해요.

  • 5. ..
    '14.6.19 8:29 PM (202.156.xxx.15) - 삭제된댓글

    가난했던 어린시절 친구들은 늘 뭔가를 사먹고 나눠주었는데 그게 부러웠었나봐요. 어느날 학교에 내야할 꽤 큰돈을 친구들과 군것질하며 다 써버렸어요. 결국 미납건으로 엄마가 학교에 오셨고 방과후 엄마와 담임과 내가 남게 되었어요.
    그 상황을 모면하려 지금 생각해도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했는데 담임샘도 아무말씀 없으셨고 학교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그 후에도 엄마 역시 아무말씀도 안했어요.
    그 이후로 돈 사고는 한번도 안 쳤네요. ㅎㅎ
    이젠 내 아이를 키우며 엄만 그때 어떻게 참았을까 가끔 생각하지만 웬지 부끄러워 직접 물어보진 못하겠어요.

  • 6. ...
    '14.6.19 8:32 PM (118.38.xxx.211)

    참 좋은 화두 인데 호응자가 별로 없네요 .

  • 7. nor
    '14.6.19 8:51 PM (121.125.xxx.31)

    스무살때 서울 촌 아가씨였던 저. 생애 처음 부산 해운대를 갔었요.
    그 바다를 보고 엄청난 충격을 먹고 그냥 옷 입은채 바다로 들어 갔어요.
    그때 핼런에게 설리반 선생이 처음 물을 만지게하면서 사물의 존재? 이름 이런걸 느끼게 한거와 같았던거 같아요..

    스무살 처음 바다를 실제로 보고 세계의 존재.다른 나라가 정말 저 바다너머.끝에 존재하는구나!... 머리론 아는거지만 정말 각성의 느낌이었어요. 그 뒤 많은 나라를 가보게 되었어요.

  • 8.
    '14.6.19 8:58 PM (116.40.xxx.11)

    시련이 급 성장하게 만드네요.지금의 남편만나 세상이 참 어렵네요. 법륜스님책읽으면서 많이 성장했어요

  • 9. 원글~~
    '14.6.19 9:08 PM (59.26.xxx.155)

    퇴근하고 오니.... 다들 경험들이 많으시네요...

    첫댓글 다셨던 분인데 급하게 퇴근한다고 제대로 답글 못 달것 같아서 달지 않았는데 지워버리셨네요..

    따돌림 문제....

    지우셨지만 제가 토닥토닥 해드릴께요...

    저도 따돌림 당했어요......

    사춘기 시절 따돌림이란게 정말 치명적이기에 늘 일기장을 붙들고 살고 죽고

    완전 감성적인 문과성향인데 이과를 선택해서 그 밑에서 발버둥치니 ㅠㅠ 늘 겉돌고 늘 외로웠던 학창시절

    이었네요.... 전 사춘기 시절 급성장했다기보다 서서히..... 절 변화시키게 만들었죠.

    첫댓글님 말씀대로 견딜때는 지옥이어더라도 잘 견뎌내면 강해지네요...정말....

    그 느낌 아니까~~~~~~~~~~~~~~

    화이팅~

    ---님..

    저도 친구에게 낯부끄러운 짓 꽤나 했었는데... 찌찌뿡~~

    브랜드님..

    에고.. 미아가 되셔가지고 고생하셨네요..

    신동아 아파트라 혹~ 대전사셨어요?

    ...님

    시니컬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 놓았네요.... 너무한 경찰 아저씨네요... ㅠㅠ
    정말 충격 받았을듯...

    ~~ 님
    대부분 세상살다보면 내가 생각한거 보다 더 냉정할때가 더 많은데 좋은 경험바탕이 되어서 좋은 어른 되신듯.... ^...^

    ..님

    너무 멋진 엄마와 선생님이시네요...
    오늘 전교조 교외노조 패소해서 우울한 참에 진정한 선생님 또 한분 알고 가네요...

    ...님... ㅋㅋㅋ 좋은 화두라 해서 감사해요....

    오늘은 제 화두가 별로 소용없어도 좋을 듯 해요.

    다른 때 이런 이야기 꺼내지 왜 꺼냈을까 참 나도 아직 덜 컸다 싶기도 하네요....

    늦은 퇴근에도 사장님 눈치보다 일 많이 하는 척 적다보니.... ㅋㅋㅋㅋㅋ




    ...님






    급성장이라기보다 서서히 절 성장시켰던

  • 10. 쓸개코
    '14.6.19 9:10 PM (122.36.xxx.111)

    원글님 글 제목이 너무나 신선해서 떠오르는 얘깃거리는 없지만 댓글 남기고 갑니다.
    아.. 멋지게 댓글 남기고픈데 생각이 안나네요^^;

  • 11. 케이트
    '14.6.19 9:20 PM (61.252.xxx.40)

    20대에 남자들에게 인기좀 많은 줄 알고 대접받고 점점 의기양양해서 멋대로 하다가 30되면서 오래사귄 남친에게 뻥 차이고 내가 했던 잘못된 점들을 깨닫고 180도 달라졌어요..

  • 12.
    '14.6.19 9:30 PM (175.213.xxx.61)

    저는 중1때 소풍으로 덕수궁인가 그앞에서 모이라고했는데 처음으로 친구들따라 버스타고 지하철 타면서 혼자도 갈수있겠구나싶었어요
    그뒤로 지하철 혼자타고 여기저기 다녔더랬어요

  • 13. ......
    '14.6.19 9:34 PM (121.124.xxx.33)

    곰곰히 지나온 삷을 되새겨 보게 해주시니
    참 고마운 글입니다^^

  • 14. ..
    '14.6.19 11:45 PM (211.209.xxx.95)

    결혼하고 18년 동안 나의 삶 너의 삶이 아닌 우리의 삶으로 살았어요.
    유학가서 어려운 형편에 둘 다 공부하게되면 가정도 엉망 학업도 엉망이 될터라 나는 일을 남편은 학업을 했어요.
    우리의 삶으로 생각하고.
    귀국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은 몹쓸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나에게 남겨진건 능력없는 한여자와 아이.
    지금에와서 깨달은 건 세상에 우리는 한시적일 뿐이라는거요.
    자신의 삶을 살아야했구나..

  • 15. ㅜㅡ
    '14.6.20 12:52 AM (119.70.xxx.214)

    처음 미국에 갔을때요. 댈러스공항이었는데. 공항이 커서 놀라고..끊임없이 펼쳐진 넓은 땅에 놀라고. 정말 세상은 크구나. 내가 정말 우물안개구리였나? 이런생각들었구요
    가장 성숙한 계기는. 인생...그다지 어려움없이 살다가. 결혼준비하면서 시댁과 안맞아서...쓴맛 제대로 봤구요. 인생이 다 내맘같지않구나. 절절히 느꼈어요

  • 16. malvern
    '14.6.20 1:11 AM (113.164.xxx.226)

    오랫만에 글 써봐요.
    저도 갑자기 생각나는게 없어 아쉽네요.
    하지만 다른분들 쓰신얘기 찬찬히 읽어보니 주옥같은 글들입니다.

    고맙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 17. ..님
    '14.6.20 11:16 AM (210.93.xxx.125)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앞날 다 내다보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있겠어요.
    그때는 그것이 최선이었겠죠..

    현재 자신의 삶을 최고로 사랑하며
    지난 과거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며
    육신의 것에 영원한것은 없지만 그래도 또 선택에 선택을 하며 미래를 만들어나가봐요..

    진정 깊은 위로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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