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 지방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미혼 처자입니다.
얼마전 부터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이리저리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전 원래 이성에 큰 관심이 없고, 결혼에도 큰 뜻이 없어 모태 솔로 이고, 독신주의였습니다.
친구들도 저와 비슷한 성향이라 연애 안해봐도 크게 아쉬움이 없었고, 얼마전 읽은 글에서
부모님이 잘 대해주고 자존감 높게 키운 사람이 눈이 높아져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한다는
글을 보았는데 저도 그런 타입같아요.
지금도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고 부모님은 제가 독신으로 사는 것도 좋아하고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하는 것도 좋지~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대로 살라고 그러세요.
또 결혼한 언니네가 가까이 살아 조카들도 자주 보고 언니와도 자주 만나서 그리 외롭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이대로 독신으로 살아도 좋겠다 싶어 독신주의였습니다.
그러다 몇 개월 전에 병원에서 부서 이동이 있었고, 지금 일하는 부서가 예전과 일 자체가
많이 다른 부서라 일도 힘들어 졌고, 같이 일하는 부서 사람 중에 선배가 많이 무서워
많이 힘듭니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할 정도 였습니다.
지금은 어떻게든 버틸려고 하는데 여전히 일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어 많이 힘듭니다.
또한 저와 비슷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어 서로 독신으로 살다가 나이들면 서로 좀 도와주고
하자던 단짝 친구가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사는 지역도 서울로 가버렸어요.
자주 보고 의지하던 친구가 결혼을 하고 사는 곳도 멀어지니 ....
결혼한 친구 사는 모습이 부러워요. 남편이 인생의 동반자가 되고 서로 의지가 되고..
아... 이래서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구나... 느꼈어요.
그동안 오만하게도 결혼은 여자가 힘들어 지는 제도라고 생각하며 관심도 없었는데...
그러면서 저도 연애란 걸, 결혼이란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런데 제 나이 33살, 사는 지역도 회사가 없어 젊은 남자들은 없으 대표적인 여초 지방...
일하는 곳도 여자가 대다수... 소개 받을 곳도 없어요.
친구들 다 애인 없고요...ㅠㅠ
제 나이도 많다는 생각이 들고... 이때까지 뭘 하고 살았나 후회되고... 좋은 시절을 연애 한 번
못해보고 흘러 보냈구나 싶고.... 이리 저리 우울합니다.
결혼 정보 회사 글 보니 저 같은 경우는 정말 등급 낮고 소개 받기도 어렵겠구나 싶고...
벌써 올 한해도 반이 흘렀고,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직장도 힘들고, 사람도 힘들고, 의지할 곳은 없고....
우울한 마음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