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리스본행 야간열차 본 감상문이예요

영화감상 조회수 : 2,848
작성일 : 2014-06-16 09:40:20

리스본행 야간열차 보고나서 좋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남아서...

공유하고자 남겨봅니다. 스포는 거의 없다고.. 봐요.....ㅠㅠ


리스본행 야간열차


노년을 이해(준비?)하기 위해 본 영화. 그런데 영화라기보단 TV 명작극장 같은 영화.

홍보카피: 한 권의 책, 한 장의 열차 티켓으로 시작된 마법 같은 여행.


마법? 일탈의 꿈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 하지만 교장의 전화처럼 일상은 계속 우리를 확인하고 붙들어매는 것. 뭐, 감사하지만.

제작의도 무난하고 미장센 좋고. 아 그런데 이 영화, 여백의 미를 남겨주지 않는다. 성경에서 인용한 구절들을 쉴새없이 떠먹여주는 파올로 코엘료 식의 주입식 영화(글고보니 영화 속의 책 제목도...). Night Train to Lisbon, Pascal Mercier 의 책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글로 읽으며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예, 순종하는 마음으로 곱씹고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 책. 그 책을 토대로 한 재잘재잘 말 많은 영화다.

영화는 내 나이 또래들이 사춘기적 열광했던 헤세式, 데미안的 소재를 담고 있다. 좋다. 니힐리즘. 삶의 허무에 대해. 시리도록 파르스름한 젊음의 찬란한 아름다움. 불꽃같은 사랑. 이름부터도 “아마데우” 인 꽃미남 천재 주인공(액자소설식)이 받은 축복과 고통 받아야 할 저주에 대해. 몸부림 쳐 봐도 벗어날 수 없는 계급사회에 속한 그의 친구 ‘살리에르’ 대해. 불완전한 현실도피, 탈출을 갈망하는, 처절한 혁명에 대해. 혁명이 절실한 자에 대해, 혁명의 귀결은 불가피하게 애절한 ‘사랑놀이’로 마감하는 자에 대해.

관객층을 어떻게 잡은 건진 몰라도 중.노년층 배우들을 기용했지만 주제는 여전히 사춘기적이다. 그렇다고 사춘기 소년소녀들이 보기엔 부적절함. 삶의 목표가 혼란스러워지고 매우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포함되어 15세이상 등급 받음(sexuality 없음). 관람객의 마음을 살짝살짝 흔들며 하나 하나의 화두를 던져줬고 플롯을 충실히 따랐고 스토리가 착착 전개되긴 하지만 우왕. 마지막엔 울고 싶었다. 노년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보여준 제레미 아이언스와 리나 올린의 모습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언젠가 포르투갈에 가봐야겠다는 것. 그리고 데미안을 읽던 추억을 떠올린 시간이 되었다는 것.. 지나간 2시간에 대한 후회는 없음.

IP : 124.54.xxx.16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6 10:00 AM (118.37.xxx.85)

    저는 줄거리 보다도 풍광에 매료되어서
    원작은 읽어보지 않은 상태로 비 오는 날 즉흥적으로 봐서 그런지
    그냥 좋았어요

  • 2. ...
    '14.6.16 10:18 AM (124.54.xxx.162)

    네.. 분위기는 좋았지만 너무 많이 들어본 스토리 조합이라 쫌 그랬어요....ㅠㅠ

  • 3. 지나다가
    '14.6.16 1:43 PM (121.88.xxx.252)

    여행의 시작은, 70의 노교수가 평생을 지나 온 시간의 삶을 관찰자적 시선으로 나레이션하는 것으로 시작하쵸.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의 '앎은 행동을 수반한다'는 글귀를 떠올리며, 남은 책과 기차표와 함께, 여기에서 저기로의 그 무엇??, 알 수 없는 것, 신의 부름에 조응(응답) 하는 것으로 공간여행을 시작하쵸. 리스본으로.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1970년대 포르투갈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과 사랑, 인생, 운명과 조우하게 되면서, 당시의 뭉쳐서 행동으로 불꽃이 되어 움직였던 삶(혁명의)들이 이제는 미움과 증오, 사랑의, 후유증, 애증의 교차 속에 분열된 인간의 삶들을 목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혁명과 함께 분열되어 흩어졌던 만남들은, 이제 인생이 끝나가는 지점에 선, 70의 주인공 제레미아이언즈의 시선 속에서, 다시금 서로의 오랜시간의 착각과 오해를 풀고, 긴 시간 적막 같았던 일그러진 고통같은 청춘의 후유증 같은 시간들과 화해를 하지요... . 다시금 살아남은 자들의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주인공의 삶은 전혀 다른 삶의 시간 속으로 공간이동 같은, 신의 계시 같은, 축복의 만남이 되어 조우하게 되는 시간들을 엮어주는, 삶의 신비로움을 경험하지요.


    그것은 오직, 나이 든 늙음이 단순한 몸의 늙음이 아니라, 이제는 한계지워진 시간 속 삶의 평이함과 고통, 그 모두를 넘어 선, '지혜'로 남은 순간의 찰나를 바로 알아보는 순간을 잡아내서, 이끌어내는, 주체적 삶을 스스로 목도하게 됩니다.


    '신 앞의 인간의 소명의식'같은, 어떤 순간을 바로 직감하고 잡을 수 있는 혜안, 늙었다고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지요... . 우리의 모든 삶은 전혀 다른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속에, 그와 같이 연결되어서,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었던 한 부분은 생명과 기쁨으로 화해와 요동을 치는 '신의 섭리'를 본다라고나 할까요????/ 체쳇.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8567 400개 이상 달린 댓글들 다 읽으시나요? 2 댓글 2014/06/16 1,127
388566 내용 없습니다. 47 ㅠㅠㅠ 2014/06/16 15,077
388565 리스본행 야간열차 본 감상문이예요 3 영화감상 2014/06/16 2,848
388564 글라스락 밀폐용기에 계란찜해도 되나요 3 브라운 2014/06/16 1,498
388563 방, 거실바닥 마감된 노란 실리콘 마트에 파나요? 1 아파트 2014/06/16 1,991
388562 내년에 미국연수가는데 아이영어 얼마나 가르쳐야 할까요 2 4세 엄마 .. 2014/06/16 1,235
388561 조간브리핑-문창극, 군복무 중 일반대학원 다녀../ 시사통- 朴.. lowsim.. 2014/06/16 1,254
388560 LG드럼쓰시는분이거고장인가요? 5 AS 2014/06/16 1,104
388559 오디나무꼭다리 제거해야하나요 1 오디 2014/06/16 1,622
388558 6.10 그 밤 무슨일이 ! 5 세월호 잊지.. 2014/06/16 1,541
388557 손석희-2001년 MBC 미디어비평-노무현 죽이기 5 조중동 아웃.. 2014/06/16 1,955
388556 박재동 화백이 세월호 아이들의 캐리커쳐를 그립니다. 오늘부터 시.. 5 한겨레 2014/06/16 2,021
388555 문창극 사과했지만 사퇴는 없다 2 세우실 2014/06/16 1,382
388554 문창극 "'부패'보다 더 무서운 것이 '복지'".. 11 눈물이 낳은.. 2014/06/16 2,479
388553 참 지저분한 중앙??? 1 .. 2014/06/16 999
388552 청국장가루먹고 변비가 생겼어요 2 청국장 2014/06/16 2,047
388551 여중여고/남중남고/남녀공학 어떤거를 선호하세요? 8 궁금 2014/06/16 4,356
388550 마당발 동네어르신께 어떤채널? 추천해 드릴까요? 2 정보 2014/06/16 944
388549 인천공항 매각은? 나꼼수 복습.. 2014/06/16 1,413
388548 세수할때 만져지는 피부결 어떠세요? 3 피부 2014/06/16 1,674
388547 레이저 제모를 하였는데요ㅠㅠ(다리) 5 .. 2014/06/16 4,054
388546 게임중독인 중2 13 게임중독 2014/06/16 3,137
388545 중2딸 어깨에서 우두둑 소리가 자주 나요 4 어깨 2014/06/16 1,743
388544 gaba,l-시스테인,세로토닌,5htp 다 다른가요?? 아이허브 2014/06/16 1,483
388543 내시경검사를 수면으로 안하고 그냥해보신분~ 29 위염 2014/06/16 4,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