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리스본행 야간열차 본 감상문이예요

영화감상 조회수 : 2,726
작성일 : 2014-06-16 09:40:20

리스본행 야간열차 보고나서 좋기도 했지만 아쉬움도 남아서...

공유하고자 남겨봅니다. 스포는 거의 없다고.. 봐요.....ㅠㅠ


리스본행 야간열차


노년을 이해(준비?)하기 위해 본 영화. 그런데 영화라기보단 TV 명작극장 같은 영화.

홍보카피: 한 권의 책, 한 장의 열차 티켓으로 시작된 마법 같은 여행.


마법? 일탈의 꿈은 누구나 갖고 있는 것. 하지만 교장의 전화처럼 일상은 계속 우리를 확인하고 붙들어매는 것. 뭐, 감사하지만.

제작의도 무난하고 미장센 좋고. 아 그런데 이 영화, 여백의 미를 남겨주지 않는다. 성경에서 인용한 구절들을 쉴새없이 떠먹여주는 파올로 코엘료 식의 주입식 영화(글고보니 영화 속의 책 제목도...). Night Train to Lisbon, Pascal Mercier 의 책을 영화화한 것이라고 한다. 글로 읽으며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을 예, 순종하는 마음으로 곱씹고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 책. 그 책을 토대로 한 재잘재잘 말 많은 영화다.

영화는 내 나이 또래들이 사춘기적 열광했던 헤세式, 데미안的 소재를 담고 있다. 좋다. 니힐리즘. 삶의 허무에 대해. 시리도록 파르스름한 젊음의 찬란한 아름다움. 불꽃같은 사랑. 이름부터도 “아마데우” 인 꽃미남 천재 주인공(액자소설식)이 받은 축복과 고통 받아야 할 저주에 대해. 몸부림 쳐 봐도 벗어날 수 없는 계급사회에 속한 그의 친구 ‘살리에르’ 대해. 불완전한 현실도피, 탈출을 갈망하는, 처절한 혁명에 대해. 혁명이 절실한 자에 대해, 혁명의 귀결은 불가피하게 애절한 ‘사랑놀이’로 마감하는 자에 대해.

관객층을 어떻게 잡은 건진 몰라도 중.노년층 배우들을 기용했지만 주제는 여전히 사춘기적이다. 그렇다고 사춘기 소년소녀들이 보기엔 부적절함. 삶의 목표가 혼란스러워지고 매우 강렬한 시각적 이미지가 포함되어 15세이상 등급 받음(sexuality 없음). 관람객의 마음을 살짝살짝 흔들며 하나 하나의 화두를 던져줬고 플롯을 충실히 따랐고 스토리가 착착 전개되긴 하지만 우왕. 마지막엔 울고 싶었다. 노년의 멋스러움을 제대로 보여준 제레미 아이언스와 리나 올린의 모습을 본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언젠가 포르투갈에 가봐야겠다는 것. 그리고 데미안을 읽던 추억을 떠올린 시간이 되었다는 것.. 지나간 2시간에 대한 후회는 없음.

IP : 124.54.xxx.16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6.16 10:00 AM (118.37.xxx.85)

    저는 줄거리 보다도 풍광에 매료되어서
    원작은 읽어보지 않은 상태로 비 오는 날 즉흥적으로 봐서 그런지
    그냥 좋았어요

  • 2. ...
    '14.6.16 10:18 AM (124.54.xxx.162)

    네.. 분위기는 좋았지만 너무 많이 들어본 스토리 조합이라 쫌 그랬어요....ㅠㅠ

  • 3. 지나다가
    '14.6.16 1:43 PM (121.88.xxx.252)

    여행의 시작은, 70의 노교수가 평생을 지나 온 시간의 삶을 관찰자적 시선으로 나레이션하는 것으로 시작하쵸.

    그리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의 '앎은 행동을 수반한다'는 글귀를 떠올리며, 남은 책과 기차표와 함께, 여기에서 저기로의 그 무엇??, 알 수 없는 것, 신의 부름에 조응(응답) 하는 것으로 공간여행을 시작하쵸. 리스본으로.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1970년대 포르투갈 청춘들의 고민과 방황과 사랑, 인생, 운명과 조우하게 되면서, 당시의 뭉쳐서 행동으로 불꽃이 되어 움직였던 삶(혁명의)들이 이제는 미움과 증오, 사랑의, 후유증, 애증의 교차 속에 분열된 인간의 삶들을 목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혁명과 함께 분열되어 흩어졌던 만남들은, 이제 인생이 끝나가는 지점에 선, 70의 주인공 제레미아이언즈의 시선 속에서, 다시금 서로의 오랜시간의 착각과 오해를 풀고, 긴 시간 적막 같았던 일그러진 고통같은 청춘의 후유증 같은 시간들과 화해를 하지요... . 다시금 살아남은 자들의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주인공의 삶은 전혀 다른 삶의 시간 속으로 공간이동 같은, 신의 계시 같은, 축복의 만남이 되어 조우하게 되는 시간들을 엮어주는, 삶의 신비로움을 경험하지요.


    그것은 오직, 나이 든 늙음이 단순한 몸의 늙음이 아니라, 이제는 한계지워진 시간 속 삶의 평이함과 고통, 그 모두를 넘어 선, '지혜'로 남은 순간의 찰나를 바로 알아보는 순간을 잡아내서, 이끌어내는, 주체적 삶을 스스로 목도하게 됩니다.


    '신 앞의 인간의 소명의식'같은, 어떤 순간을 바로 직감하고 잡을 수 있는 혜안, 늙었다고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지요... . 우리의 모든 삶은 전혀 다른 것이란 아무 것도 없는 속에, 그와 같이 연결되어서,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었던 한 부분은 생명과 기쁨으로 화해와 요동을 치는 '신의 섭리'를 본다라고나 할까요????/ 체쳇.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5875 페이스북이 안 열려요 곰녀 2014/07/10 1,126
395874 발레학원비, 발레콩쿨비가 원래 이정도 인가요? 13 ,,, 2014/07/10 25,799
395873 브라질이 독일에게 대패한 이유가 25 ㅇㅇ 2014/07/10 8,153
395872 지적이고 고급영어를 말하고 쓰는데 제 나이 마흔한살이 늦은걸까요.. 15 다시시작 2014/07/10 3,724
395871 이과 과학 선행은 필수인가요? 5 도움 2014/07/10 2,841
395870 착하게 생기고 분위기가 착하다.. 7 정말8 2014/07/10 2,507
395869 카톡프로필 세월호 사진보고 친구가... 12 ㅇㅇㅇ 2014/07/10 2,713
395868 스마트폰 사진 촬영 찰칵 소리 없앨 수 없나요? 13 갤럭시노트 2014/07/10 7,489
395867 생수 딸때 훅하고 올라오는 역한 플라스틱냄새 3 생수 2014/07/10 2,033
395866 중2 홍삼. 지금 신청하려해요. 4 아이 2014/07/10 1,264
395865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7/10am] 김명수는 끝났다 lowsim.. 2014/07/10 1,061
395864 국어 성적이 잘 안나오는 아이 8 중딩 2014/07/10 2,313
395863 질문))음의 대치현상은? 2 꼬마천사맘 2014/07/10 767
395862 (닥아웃) 82쿡님 일상글 앞머리에 저 비슷한 문구 다시... .. 4 .... 2014/07/10 620
395861 어휴!! 진짜..! 현직 은행원들이 해명을 해주셔야 할것 같아요.. 29 그지같은나라.. 2014/07/10 13,267
395860 스마트폰 와이파이 사용시 요금 문의...? 10 통신비비싸... 2014/07/10 1,549
395859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이 급속도로 죽어가는 것 같아요 7 .... 2014/07/10 1,319
395858 이렇게 농산물이 싼 시기에도 너무해요. 12 에휴... 2014/07/10 2,867
395857 오십에 남자가 일을 그만두면 3 Oldmad.. 2014/07/10 2,210
395856 김명수, 보고서 채택 먹구름…與일부까지 '회의론' 2 세우실 2014/07/10 1,406
395855 원문 지울께요 35 SOS 2014/07/10 4,703
395854 [잊지않겠습니다] 고백 받았어요*^^* 10 청명하늘 2014/07/10 2,345
395853 조그만 자영업 준비하다가 포기 3 사업 2014/07/10 2,528
395852 세월호, 이 대화 읽어보세요. 적나라합니다. 33 비단안개 2014/07/10 5,495
395851 2014년 7월 10일 경향신문, 한겨레 만평 1 세우실 2014/07/10 1,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