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이 절 힘들게 해요
욱하는 그 성질머리 땜에 정말 힘들어요..
연애 7년동안에 힌트를 줬건만
뭔 대단한 사랑을 한다고 바보같고 순진하게
제발등을 찍었을까요~
좋을때가 훨씬더 많고 아이들에게도 잘하지만
욱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화내서 하는말이겠지
넘기기에는 너무 뼈아픕니다.
헤어지는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나름 욱하는 순간을 제외하면 겉으로는 평화롭습니다.
주말부부라서 평일에는 애들과 평화롭게 내맘대로
편하게 살고있어요~ 남편과 카톡으로 예기하고
애들사진주고받으며 사이좋습니다.
늘 주말이 문제예요~ 오랫만에 만나면 반갑고 좋은게
아니라 언제 트집잡거나 신경질부릴줄몰라
신경쓰입니다. 애들한테까지 욱해요~( 말을안듣거나
떼부리거나 하면 자식이고뭐고 악담을쏟아내면서 욱)
좀지나면 미안한지 잘해주고( 완전 미성숙한인간)
친정이나 시댁이나 남자들비슷하다면서 그슨간
그냥 참고 살라는데~
가장가까운 남편이랑 대화가 안되고 소통이 안되는 삶
정말이지 외롭고 고행이고 사이좋은부부 부럽고
내가 선택한결정에 대한 댓가가 크네요
결론없고 답없는 예기 주절거려봤네요 ㅠ
1. ㅇㄹ
'14.6.16 8:07 AM (211.237.xxx.35)이번 주말에 와서 또 욱하고 가셨나보군요.
이혼 안할거면 욱 안하도록 잘 다스려서 지내세요.
그나마 주말부부라니 다행입니다.
그래도 이혼 안하고 사는게 낫지 이혼하면 더 골치아픕니다.
자식이나 없어야 이혼이지 자식까지 있는 상태에서 왠만해서는 결혼 유지하는게
애들에게나 원글님에게나 낫죠. 하나를 잃으면 하나를 얻는게 인생이에요.2. ᆢ
'14.6.16 8:36 AM (223.62.xxx.126)그ㄴ이그ㄴ이다란 말이있듯이 완벽한
남편감은 없습니다
또다른 사람을 만나도 마찬가지일겁니다
그사람을 선택한게 원글님 운명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가정을 지키시길3. ...
'14.6.16 8:46 AM (222.233.xxx.82)이글은 게으른 남편땜에 고통받던 깔끔한 부인에 달렸던 댓글이예요
원글님께 도움되실거 같아 옮기는데
괜찮은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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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데 원글님 글 읽고 지나칠 수 없어 서둘러 댓글 답니다. 꼭 읽어주세요.
원글님 처한 상황 알 것 같아요.
전 좀 다른 문제(보통 땐 너무나 멀쩡한 사람인데!!! 불쑥불쑥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예기치 못하게 화내고, 분노조절 장애 의심되며 사람 가슴 후벼파는 남편 -_-;)로 여기 글 써서 베스트 갔고, 엄청나게 달린 응원 + 조언 댓글 보고 울면서 이제는 상황을 개선시켜 잘 살고 있는 사람이에요. (아.. 82 사랑합니다.... ㅠㅠㅠㅠ 82가 제 결혼생활을 바꾸었어요!)
아직도 안 풀어놓은 옛날 에피소드 엄청 많아요... 결혼 초에 죽고 싶어서 새벽에 나갔다가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해서 못 하고... 하다 못해 저 애기 낳는 바로!! 전날에도 그 꼬라지를 부려서 절 펑펑 울렸음... 이게 사람인가 멍멍이인가 싶었던... 으.......
근데 제 글에 댓글 읽으면서 느낀 것!! 내 자리는 내가 만든다! 남편이 저 지랄;하는 것은 내가 누울 자리를 만들어줫기 때문이다!!
제가 측은지심이 많아서-_-;; 속으로 욕하면서도 결혼생활 몇년 내내 남편 마음 속의 열등감, 분노 이런 부정정인 감정들을 다 받아줬거든요. 남편이 어릴 때부터 고생을 너무 하고 자라서 엄청 어두운 사람이라...
원글님도 돌아버릴 것 같으면서도 결국은 남편분의 지랄(죄송합니다..)을 다 받아주고 계신 거예요. 그래서 남편분 깨워주고, 양말 챙겨주고, 엄마.. 아니 노예처럼 구는 걸 놔버릴 수가 없는 거죠. 제가 남편에게 뼈 속까지 감정노동자였던 것처럼, 원글님도 남편분에게 감정+육체노동자인 거예요.
근데 제가 댓글들 읽으면서 "이제는 내가 바뀌어야 내가 산다"를 느꼈어요. "내가 남편을 더 그렇게 만들었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고요. 자책감이 아니라, 내가 받아줘서 나도 괴롭고, 남편도 변하지 않아 괴롭다는 걸 느낀 거예요...
그래서 그 뒤로는 제가 바뀌었어요. 어느 선을 정하고, 그 선보다 내가 남편에게 감정적으로 혹사당한다는 기분이 들면 선을 딱 그어서 더 이상 받아주거나 제가 먼저 남편에게 쩔쩔매지 않았거든요. 남편에게 악을 쓰거나 제발 그러지 말라고 사정하는 게 아니라(그 두가지는 이미 몇년 동안 해봤지만 전혀 소용 없었어요) 제가 마음으로 정한 기준보다 남편이 무례하게 굴면 더 이상 받아주지 않은 거예요.
뭐 이런다고 남편이 변할까.. 싶은 마음도 컸어요. 그래도 그렇게 내가 변하니, 마음이 정말 가볍고 후련하더라고요. 날아갈 것 같은 기분...
근데 무슨 일이 벌어진 줄 아세요...? 남편이 변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 동안 애원해도 변하지 않던 사람이.. 제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는데 놀랍도록 변하더군요. 저한테 무례하게 굴거나 분노를 쏟아내는 일이 그 뒤로 단 한번도 없었고, 저를 이제 존중하고 제가 기분이 나빠보이면 제 눈치도 살핍니다. 그 전까진 제가 항상 남편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했는데요. 제가 변한 뒤로 단 한번도 예전처럼 저에게 모질게 굴어서 제가 괴로워하거나 울던 일이 없었어요. (제가 생각해도 놀랍네요... -_-;;)
그 때 알았어요. 저는 저 스스로를 철저한 을의 자리에 밀어넣고 고통스러워하고 있었고, 그 을의 자리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자 남편이 "갑질"을 못 하게 되었다는 걸. 아무리 사랑이 있고 부부 사이라 해도, 결국 인간관계는 권력관계더군요.
원글님도 이제는 원글님의 "을의 자리"에서 스스로 빠져나오셔야 해요. 한 시간 동안 깨워주기, 던져놓은 양말 줍기, 쓰레기 따라다니며 주워주기 같은 "정상적인 부부"가 아닌 "주인과 몸종" 사이에서나 일어나는 일들은 이제 그만 스톱!하셔야 해요.
원글님의 룰(예를 들어.. 두 번까지만 깨운다, 남편이 바구니에 안 넣는 양말은 세탁하지 않는다 등등)을 만들고, 그 룰에 벗어나면 더 이상 하지 마세요. 남편이 그에 대해 항의하면 간단하게 그 룰을 얘기해주기만 하시고요. 싸울 필요 없어요. 원글님이 다 남편을 케어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세요. 꼭이요.
남자들이 단순하고 동물 같아서 사람 사이에 권력관계는 본능적으로 귀신 같이 알아채요.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상대가 갑인지 을인지 파악하고 자신에게 "을"이 아닌 사람에게는 함부로 못해요. 그 대신 을에게는 엄청 가혹하거나 무심한 면이 있어요. 여자보다 훨씬 그래요.
남편이 단지 지나치게 게으르거나 둔할 뿐이라고요? 아니에요. 원글님 괴로워하는 거 모를 정도로 둔하거나, 알면서도 못할 정도로 게으르다면 학교도 졸업 못 했고 회사도 못 다닐 거예요. 다 알면서 그러는 거예요. 원글님이 어차피 "을"이니까.
꼭 을의 자리에서 빠져나오세요. 그럼 어느 순간 상황이 바뀌어있을 거예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