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그냥 계속 이렇게 살아가야 할까요?

..... 조회수 : 1,893
작성일 : 2014-06-14 14:47:00

겉보기엔 멀쩡한 집입니다.

자상하고 잘생긴, 돈 잘 버는 전문직 남편과 똘똘하고 귀여운 아이들.

남편은 주말마다 아이들 데리고 놀러나가고 저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합니다.

속으로는 제가 좀 많이 힘듭니다.

예전에도 속이 썩어 문드러져서 여기 글 남기고 힐링 받은 적 있었어요.

완벽주의자에 컴퓨터나 차가 고장나도 다 제 탓 하는 말빨 겁나 좋은 남편이거든요.

거기에 더해서 저를 많이 억압하는 편입니다.

말다툼을 할 때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지기 싫어서 저를 꽉 눌러버리죠.

한번도 물건을 던지거나 신체적 위해를 가한 적은 없지만 정신적으로 힘들어요.

자신이 하루 종일 정말 단 5분도 제대로 못 쉬고 힘들게 일하기 때문에

제가 친구들과 노닥거리며 노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구요.

남편이 그나마 좋게 생각하는 딱 2명의 전문직 친구들 정도만 만나는 것을 그나마 허락합니다.

음...이 허락이란 표현은 좀 그렇네요.

어쨌든 다른 친구들 만나는 건 그닥 기꺼워하지 않죠.

그리고 또 하나, 일전엔 이것 때문에 싸웠죠.

제가 하는 카카오스토리와 밴드를 싫어합니다.

결혼 전 싸이월드도 싫어해서 탈퇴했었는데 이제 카스와 밴드를 탈퇴하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 4년동안 바깥출입을 못 했어요. 아파서요.

그런 제가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출구를 버리라고 하니 정이 뚝 떨어졌습니다.

전같으면 그러지 뭐 하며 쿨 하게 탈퇴했을텐데 이번에는 싫다고 오기부렸습니다.

사실 카스나 밴드 제대로 하지도 않습니다.

밴드 아이콘에 미확인 건수가 90개 넘게 찍히도록 들어가보지도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밴드를 통해 동창 남자아이들과 말을 섞는게 싫다고 합니다.

저 나이 40에 아이 낳고 푹 퍼진 아줌마예요. 아파서 나가지도 못 하구요.

남편에게 날 봐. 그런 걱정 안 해도 되잖아.라고 해도 그냥 싫대요.

난 그래도 계속 하고 싶어. 이러고는 일주일째 냉전 중입니다.

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저 자의식도 강하고 엄청 활달했었어요. 혼자서도 잘 놀고 여럿이서도 잘놀고.

친구들 넓게 두루 만나고, 동네 가게 사장님들이랑도 친해서

대학교때도 친구들이 지역유지라고 놀렸었는데 지금은 참 다르네요.

남편과 사는게 갑갑해서 그냥 잠시 떨어져있어보자고 했었어요.

남편도 당장은 그러자 나도 힘들다 그러더니

다음날은 그냥 흐지부지 넘어가네요.

아마 아이들이 걸려서 그랬을 것 같아요.

남편도 저랑 사는게 많이 힘들거예요.

독일병정같은 남편과 달리 저는 미국히피예요.

남편은 딱딱 정돈되어 있어야 하지만 저는 모든걸 흐트러뜨리죠.

남편은 힘들게 일하면서도  아침 5시 30분~6시면 일어나지만

저는 아줌마 두고 집에서 아이 키우면서도 아침 7시 넘어야 일어나요.

이것도 그나마 남편의 끊임없는 질책에 정신 좀 차려서 그런거고 원래는 더 못 일어났어요.

학교다닐때는 그나마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없어서 제가 공부를 좀 했지요.

직업은 남편과 같은 전문직이라 헤어져도 그냥저냥 입에 풀칠은 할 것 같네요.

 

그나마 저의 장점이라면 편하고 부드러운 성격이요.

누구랑 만나도 친해질 수 있고 잘 이야기 할 수 있어요.

아이들도 따뜻하게 품는 편이구요.

사이 좋았을 때 남편이 제 그런 면이 고맙다고,

저더러 인품이 정말 훌륭하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IP : 175.198.xxx.24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가 님이라면
    '14.6.14 3:14 PM (203.170.xxx.178)

    이혼할것같습니다. 솔찍히 하루도 그런 남편이랑 살기싫어요.
    저도 정말 많이 참고 살았지만 능력이 있었다면 그리고 요즘처럼 명목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시대에 살았다면 그렇게 살지는 않았을것같아요.
    아파보셨다니까 더욱 하루하루가 소중하실텐데 그렇게 억압받으며 노년까지 살고싶진않을것같아요.
    제일 중요한 경제력을 가지셨다니
    그리고 주변분들고도 잘지내는 원만한 성격을 지니셨는데
    숨막히게 살지마세요.

  • 2. ....
    '14.6.14 3:29 PM (175.198.xxx.242)

    저번처럼 악플 각오했는게 첫댓글님 언니처럼 따뜻한 답변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마음에 걸려서요. 지금 마음으론 막내 대학 들어가면 이혼할까 싶습니다. 묘하게도 남편과 싸우고 나면 몸상태가 더 악화되서 사실 제 마음이 언제 바뀔지도 모르겠네요. 부부상담도 받아봤는데 서로 한계가 있네요. 저도 남편도 쉽게 바뀌지 않아요.

  • 3. 플럼스카페
    '14.6.14 3:57 PM (122.32.xxx.46)

    아프니깐...좀 당신이 봐달라고...이미 해 보셨겠죠?

  • 4. 어디가아프세요?ㅅ
    '14.6.14 4:10 PM (175.204.xxx.135)

    혹시 우울증이신가요?
    환자같아요

  • 5. ...
    '14.6.14 4:24 PM (121.181.xxx.182)

    나머지 인생은 온전히 나만을 위해서 살아봐도 되지 않을까요?

  • 6. sks
    '14.6.14 10:34 PM (211.205.xxx.144)

    저희 엄마같은분이랑 사시네요.
    완벽주의에 흐트러지는것 못보고
    제가 자기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것을 절대못봐넘깁니다.
    드라마보기라던가 미술숙제같은것...
    돈도 주긴하는데 본인보기에 쓸데없는 것 산다싶으면 욕하고...

    저는 숨이 막혀서 하루라도 엄마없이 사는게 소원이어서 정반대의 남편 만나서 잘삽니다.
    남들은 이해못하는 숨막힘..집이 아니라 감옥이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704 혹시 뽐뿌 구입 시 페이백 문제 없을까요? 1 휴대폰 2014/07/12 1,007
396703 와 조혜련 결혼했었나요? 연애갸중계 2014/07/12 1,919
396702 세면기 수도를 5시간 연속 틀면 물세가 얼마 나오나요 5 아 놔~ 2014/07/12 2,221
396701 특목고 다니면서 기숙사에서 공부 안하는 아들.. 8 쿠나쿠나 2014/07/12 4,643
396700 축구 이야기.. 5 어린왕자들 2014/07/12 1,061
396699 엄마가 신을 건데요 2 신발 2014/07/12 1,504
396698 모기가 절대 안물어요. 30 2014/07/12 10,234
396697 코렐냄비 사용하시는 분~ 4 2014/07/12 4,285
396696 국민tv 어제 그제 노종면씨 휴가 였나요 2 , 2014/07/12 1,061
396695 4살 아이랑 2살 아이랑 부딪혔는데요. 2 소리 지르는.. 2014/07/12 1,167
396694 루이비통 에바클러치, 백화점 매장이나 면세점 가면 바로 구매할수.. 1 있나요? 2014/07/12 1,564
396693 아멘충성교회 - 이인강 목사 raqoo 2014/07/12 13,762
396692 급질) 카스피해유산균 그냥 실온방치 괜찮나요? 4 카스피해유산.. 2014/07/12 1,383
396691 끓이지 않은 오이지 국물 재활용하려는데요... 2 gks 2014/07/12 1,657
396690 80년대 sf전집 읽으신 분 계실까요? 14 sf소설 2014/07/12 1,947
396689 보세 옷이 더 비싸네요 5 옷이 사고파.. 2014/07/12 2,849
396688 "어머니, 1인 피켓 시위 제가 해볼게요".. 1 무능그네 2014/07/12 1,601
396687 넘넘 가정적이고 돈잘버는 의사남편이라면 다른 단점은 덮을 수 있.. 12 .. 2014/07/12 8,548
396686 빌리부터 동영상^^ 1 비리부터 2014/07/12 1,169
396685 부추가 독한가요? 8 나비잠 2014/07/12 2,607
396684 전세계약이 남았는데 집이 팔리면 나가야 하는건 가요? 1 집이요.. 2014/07/12 1,541
396683 데님셔츠나 데님원피스 여름에 괜찮을까요? 8 시원한 여름.. 2014/07/12 1,722
396682 못보신분을 위해 재업합니다. 4 .. 2014/07/12 1,517
396681 손과 발, 얼굴에 열이 심합니다..경험 있으신 분들 계실까요? 2 휴우... 2014/07/12 1,353
396680 나이가 드니 나에게 드는 돈도 많아지네요 5 ... 2014/07/12 3,7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