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중1학년인 조카...
키는 170이 훌쩍
검도 배우느라 덩치는 운동선수급
콧수염 거뭇하고 다리털도 씩씩하게 났다
한데...
목소리며 하는 짓은 아직도 애기다
한 동네에서 유치원, 초등을 마치는 동안 쭉 지켜봐서인지
조카의 성장이 잘 와닿지 않는다
그저 귀엽고 개구진 하나뿐인 내 조카다
요즘들어 빤하게 들어나는 거짓말을 한다
아주 사소하고 웃어넘길 만한 거라 심각하게 대하진 않지만 매번 그러는 조카는
자기 혼자 심각하다
진지해서 웃긴다
다 아는데...
학교 앞 분식집을 참새가 방앗간 지나듯 해서 조금 주의를 줬다
일주일에 한두 번만 먹으라고
한창 자라는 성장기인 데다 먹성 좋은 조카는 자제하기 힘든가 보다
컵떡볶이는 거의 매일 먹는 듯해서 가끔 따끔하게 혼내기도 한다
좀 나아지는가 싶더니
오늘도 조금 늦은 귀가에
너 또 떡볶이 먹었지..했더니 죽어도 아니란다
단추 구멍만 한 눈에 힘을 주면서
고모는 잔소리만 한다고 궁시렁 댄다
그렇게 말하는 조카의 입 주변이 벌겋다
고추장이다
무서운 중2병이 걱정되면서도 요렇게 귀여웠던 조카를 잊지말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