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밀양...

잊지마요 조회수 : 1,355
작성일 : 2014-06-11 10:27:36

남편이 여름 휴가지를 알아보라는데 세월호 아이들 생각에, 밀양 할머니들 생각에, 도저히 마음이 찔려서 알아볼 수가 없군요. 소소한 일상 같은거 4월 16일 이후로 사라졌습니다.

물론 아이들 어리니 지난 주 연휴땐 수영장도 데려다 주고 했지만, 이전같았으면 sns에 곧바로 올렸을 아이들 해맑은 사진이나 음식 사진 같은거 이제 더이상 안올립니다.

카톡에 노란리본 물결 사라진지 오래이고, 그거 안 올려도 맘 속으로는 다들 슬퍼하고 아파한다 하지만, 저는 마음이 그리 강인하지 못한 사람이라서인지 노란리본마저 내리면 어느새 조금씩 잊게 될 것 같아 스스로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라도 노란리본이나마 내리지 않습니다.

저렇게 당하고도 밀양 사람들 새누리 시장 당선시키는 거 보니 희망없다, 그냥 냅두라는 댓글을 보고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밀양은 아니지만, 저도 홍준표가 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곳에 삽니다.

난생 처음 소심하나마 선거운동이란 것도 나름 해 보고, 선관위에 전화도 걸어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90년대 후반 학번이며 대학 때 학생운동 한 번 안했던 제가 이리 된 것은 이제야나마 계속 관심을 갖고 공부하며 현실을 깨닫기 시작한 덕분이겠지요.

이 곳에 몇 년째 살아보니, 사람들이 새누리당 뽑는 것은 나빠서라기보다 몰라서입니다.

물론 이 곳에도 학군 좋은 곳도 있고, 외지에서 온 고학력 인텔리들도 있죠. 하지만 대다수의 소시민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정말 모릅니다. 인터넷 나와 있는 '진짜' 사실인 정보들을 알아보는 것, 그 분들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익숙한 TV, 지상파 채널 매일 볼 수 밖에 없고, 노인평생교육센터 같은 곳에 정부나 국정원 측에서 나와 하는 나라사랑류의 강연들만 듣게 되는 것이고, 결국 왜곡된 정보에 길들여지고 맙니다.

밀양 할머니 할아버지들, 밀양에 사는 일반인들에게조차도 보상금 더 받으려 하는 욕심쟁이 노인네들로 인식되게끔 만들었을 겁니다. 송전탑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잘못된 정보가 그들에게 이미 심어졌기에 아무렇지 않게 새누리당 시장 뽑은 거겠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 생각납니다.

무사유가 가장 무서운 죄입니다.

그런데 이런 무사유를 조장하는 언론들, 정부, 국회의원들, 교육자들...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나마 진보교육감들에 희망을 걸어볼까요?

경찰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끌고가는 장면을 보며 "경찰이 왜?"라고 묻는 7살 아이에게, 경찰은 우리를 돕는 좋은 분이라고 유치원에서 배워온 해맑은 이 아이에게 뭐라고 답해야 할 지 정말 정말 모르겠습니다.

답답한 맘에 넋두리 해 봅니다.

IP : 222.96.xxx.21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맞아요 ..
    '14.6.11 11:16 AM (180.70.xxx.234)

    원글님 .. 감사합니다 ..
    격하게 동감합니다 ..

  • 2. 이거참.
    '14.6.11 11:28 AM (121.174.xxx.196)

    그래요..새누리..몰라서일꺼예요.
    그런데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 그 둔감을 넘어선 이기앞에
    분노할 수밖에 없어요. 어쩌끄나..저 인간들을~~~~
    진짜 인간이 미워집니다. 이 현실에도 그냥 해맑은
    사람들.어찌보면 부럽고..

    잊혀져간다해도
    아침 눈뜨면 하루 중 언제라도 남모르는 화살기도라도
    허고 살려구요.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란걸 알기에
    .....

  • 3. 공감
    '14.6.11 2:08 PM (58.125.xxx.102)

    원글님 잔잔하고 솔직한 글 읽고 위로가 되는 군요.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크면 좋은 세상이 올 거라 믿고 삽니다. 희망은 .... 놓을 수 없는 것이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2140 skt 요금 이중결재됐어요.-더운데 열받네요 3 ... 2014/06/25 1,599
392139 미역국이나 등등 국에 사용하는 소금..어떤 소금 이용하세요? 2 소금 2014/06/25 1,375
392138 급질 대치동에 맛있는 곳.. 3 바닷가 2014/06/25 1,838
392137 도토리묵 쑤는 법 좀 알려주세요. 8 ... 2014/06/25 3,247
392136 일본쪽에 직구해보신분 있으세요? 6 일본직구가 .. 2014/06/25 1,479
392135 강남에서 아이 키우기 제일 좋은 동네가 어디일까요 24 dimpi 2014/06/25 5,058
392134 집값 띄우려는 최경환.본인집은 5 ... 2014/06/25 2,599
392133 "날고 기는" 이라는 표현? 18 표현법 2014/06/25 7,472
392132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 소비가 줄어드는것 같아요. 9 ... 2014/06/25 2,575
392131 상하이, 쑤저우 맛있던 곳 좋았던 곳 알려주세요~ ^^ 5 Cantab.. 2014/06/25 1,364
392130 강아지 관절염 13 미우 2014/06/25 3,530
392129 박근혜" 김기춘 없인 일 못해" 13 오빠~앙 2014/06/25 4,646
392128 세제를 풀어서 세탁하는데도 하얀 가루가 떨어져요 8 세제 2014/06/25 3,671
392127 김문수 - 청문회 걸릴것 없다. 의미심장한 자신감 9 국무총리 지.. 2014/06/25 2,124
392126 “‘중대 범죄’ KBS는 개조 대상” 중앙, 문창극 옹호하느라.. 샬랄라 2014/06/25 1,096
392125 금수저 물고 태어난 사람들은 무슨 복을 타고났을까요......... 26 금수저 은수.. 2014/06/25 10,465
392124 조리원 동기모임? 그런것도 있나요? ㅠ 8 여자들 2014/06/25 5,739
392123 개학후 체험학습신청서 내면 학교에서 싫어라 하겠죠??(고등학생요.. 7 ~~ 2014/06/25 1,909
392122 라디오 2 어플 2014/06/25 1,067
392121 예전기사)중국 "백두산, 인삼 우리 것.....외교마찰.. 1 2014/06/25 1,212
392120 엘지 g 프로 사용하는데요..질문좀 할께요.. 10 소란 2014/06/25 1,769
392119 "청와대보다 국민을 무서워 할 KBS 사장이 필요하다&.. 샬랄라 2014/06/25 1,085
392118 조선일보 기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했네요 14 .. 2014/06/25 2,870
392117 KBS '흔들기' 본격화…새 사장 놓고 '대충돌' 이기대 2014/06/25 1,583
392116 뭔뜻인가요?? 1 장마 2014/06/25 1,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