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은 무상급식은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보다는 '저소득층에 집중'되야 한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게다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붉어진 '농약급식' 파문으로 서울시가 일선학교에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 2010년 설립한 '서울친환경유통센터'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현 문용린 교육감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기능을 축소하고 일선학교와의 계약을 대폭 줄인 장본인이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정치 논란 속에 아이들의 '먹는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혁신학교 역시 이번 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존속이냐 폐지냐'가 결정되는 대표적인 교육정책 중의 하나였다. 혁신학교는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처음으로 시행한 정책이었고 서울에서도 곽노현 전 교육감에 의해 도입된 제도다. 진보교육감들의 교육 철학과 비전에서 비롯된 혁신학교는 입시위주의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인성교육을 통해 공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시작되었다. 기존의 획일적이고 주입식이었던 교육시스템을 학생중심의 창의적이고 자기주도적인 시스템으로 바꾸어 학습능력을 고양시키겠다는 취지다. 반면에 보수후보들은 혁신학교에 지원되는 1억원 상당의 지원금이 특혜의 소지가 높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정기간 4년이 지나면 자동 폐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혁신학교의 반대편에 서 있는 자율형사립고는 학사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립학교 모델로 애초 설립 취지와는 달리 부정입학, 입시경쟁위주의 교육을 위한 파행운영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귀족학교', '입시명문학교'라는 별칭에서 보듯 중상위 계층의 학생들만 진학할 수 있어 사회적 불평등과 계층 갈등을 유발시킬 뿐만 아니라, 교육에까지 시장주의정책을 도입함으로써 공교육의 근간을 무너뜨린다는 비판을 받아온 터였다.
역사교과서에 대한 입장도 진영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 대표적으로 일본제국주의 침략과 이승만·박정희의 독재를 미화하고 옹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서도 교육감후보들은 인식을 달리했다. 진보교육감들은 교학사 교과서가 친일사관에 입각해 잘못 기술된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점과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를 노골적으로 미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보수교육감들은 이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특히 경기도 교육감에 출마한 조전혁 후보(전 새누리당 의원)는 "교학사 교과서는 가보로 한 권씩 사둬야 한다" 며 역사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같이 이번 교육감선거는 무상급식, 혁신학교와 자사고, 역사교과서 등의 화두가 걸려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교육과 청소년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선거였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은 공교육 정상화를 통한 입시지옥 해소, 학생들의 안전 및 건강권 보장, 교육비리 척결 등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웠던 진보교육감들을 대거 당선시킴으로써 우리 교육의 미래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해 주었다. 이 같은 결과는 후보난립을 막지 못한 보수진영의 전략실패 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로 희생당한 학생들과 같은 또래의 아이를 둔 학부보들의 인식의 변화로 부터 기인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우리사회의 교육시스템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이 부모세대들의 각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그 이전과 이후가 같아서는 안된다는 사회적 인식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며 동시에 대한민국은 이제 달라져야 한다는 변화의 당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첫걸음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의 대대적 혁신에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교육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혁과 혁신을 내건 진보교육감이 대거 당선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사회와 교육의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로 읽힌다. 서울 조희연, 부산 김석준, 인천 이청연, 광주 장휘국, 세종 최교진, 경기 이재정, 강원 민병희, 충북 김병우, 충남 김지철, 전북 김승환, 전남 장만채, 경남 박종훈, 제주 이석문 등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교육감 들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이 사회의 미래를 향해 희망의 화살 을 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