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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부터 6월 3일 자정까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달려온 원순씨캠프 희망²의 여정은 새로웠다. 유세차 없이, 명함 한 장 없이 후보는 배낭을 메고 서울을 걸었고 희망²로 함께하는 희망씨들은 박스를 찢어 피켓을 만들며 함께 걸었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마음으로 조용한 선거에 임하지만 모든 이들에게 이 시간은 스스로의 희망을 만들어 가고 증명하는 시간인 듯 했다.
사실, 나는 투표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 믿지 않았다. 흔히 그 밥에 그 나물이라 하듯 딱히 뽑을 사람도 없어 보이는 선거가 싫었다. 심지어 선거전에는 엎드려 읍소하며 표를 구걸해도, 당선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돌변하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생각이었다. 다만, 내가 기표했던 이 중에 처음으로 당선이 되어 지난 2년간 많은 약속을 지켰던 박원순이기에 그리고 마침 회사를 막 그만둔터라 시간이 널널 했기에 원순씨 캠프 희망² 꼬리칸에 살짝 올라타 이른바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종로 5가 시장 한복판의 낡은 건물인 캠프는 가벽조차 없어 큰 광장처럼 보였다. 책상은 낡은 문짝으로 만들어져 있었고, 캠프 곳곳에는 일하는 사람들과 방문객들로 언제나 북적거렸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시시때때로 캠프에 들려 건의사항을 적기도 하고, 핸드폰 어플인 원순하트앱을 깔며 지인들에게 박원순 후보를 추천하기도 했다. 시장 보러 온 아주머니, 마실 나온 어르신들, 지지방문 온 청년들까지... 여기는 선거캠프라기 보다는 마을 회관 같아 보였다. 선거에 있어 날카로운 분석과 세밀한 전략도 중요하겠지만 시민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캠프는 낯설면서 따뜻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