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당신이 투표해야 하는 이유

소년공원 조회수 : 3,513
작성일 : 2014-05-29 00:39:18
국민학교 (저는 국민학교 출신입니다 :-) 반장 선거나 우리교회 여선교회 회장 선거 같은 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원이나 지자체장 선거를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후보자들 중에서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출한다는 기제는 같습니다만, 며칠 후에 있을 지자체장 선거에 당신이 반드시 참여해야 할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세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금!
어떤 넘들은 뚝! 떼먹고도 아무탈 없이 잘 살고, 어떤 분들은 유리지갑에서 뭉텅뭉텅 털리기도 하고... 연말이면 되돌려받아서 기쁜 사람, 더 토해내야 하는 슬픈 사람... 전기요금과 보험료는 세금도 아닌데 세금이라고 믿으시는 분들도 간혹 계시죠...

월급쟁이 여러분들 중에서 명세서를 자세히 보신 분 계신가요?
건강보험, 국민연금, 그런 것 말고 "세금" 이라는 이름으로 빠져나간 돈이 분명히 있지요?
갑근세? 지방세?
제가 한국에서 월급받아본지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만 (고백하건대, 제가 한국에서 월급받던 그 때에는 아무 생각없이 명세서 같은 건 자세히 들여다보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지금은 그것을 반성하고, 저같은 분이 없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쓰는 겁니다.) 그렇게 세금으로 낸 돈은, 시금치 한 단 풀러놓고 시들거나 벌레먹은 겉이파리 떼어내는 것처럼 버리고 잊어버리면 되는 돈이 아닙니다.

물론, 시금치 100그람당 380원, 혹은 한 단에 천 원, 이렇게 돈을 내고 사와서 시든 잎 떼어내고 흙묻은 뿌리 잘라내고, 깨끗하고 정갈한 부분만 남겨서 무쳐먹고 끓여먹고, 저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인가, 일반 쓰레기인가, 잠시 고민하다가 미련없이 주저없이 버리는 것처럼, 당신의 월급명세서에 세금으로 나간 돈을 어차피 원래부터 내 돈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해버리면 당장의 정신 건강에는 이로울 것입니다. 즉, 원래 내 월급은 백오십만원이 아니라 백이십만원이야! 라고 생각하면 오늘 기분은 잠시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세금은 원래도 당신의 돈이었고, 당신의 수중을 빠져나간 지금도 당신의 돈입니다.
어린 아이를 남의 손에 맡겨가며, 감기기운이 있어도 알약 몇 개로 버티면서 출근해서 열심히 번, 바로 당신의 돈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더운 여름에 쭈쭈바 한 개를 사먹어도 그 값에 세금이 들어있고, 자동차나 집을 사고 팔 때에도 당신은 세금을 내셨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그 세금은 버리는 돈이 아니라, 당신을 위해 사용되도록 미리 지불한 당신의 돈이라는 겁니다.

자, 이제 당신이 살고 있는 동네 구청장과 군수, 도지사, 시장, 그 밖의 모든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를 떠올려보세요.
대통령도 빠뜨리면 아니되어요 :-)

그 사람들 (중의 일부분, 혹은 대다수?) 은 재벌이나 다른 검은 출처로부터 막대한 돈을 받아서 부자로 살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원래대로라면 그들은 당신이 지불한 세금을 원래 용도로 사용하라고 위임받은 사람들입니다.
당신이 하는 투표가 바로 그 위임장을 발행하는 행위입니다.

이제, 금주의 인기가요 에이알에스 투표나 같이 여행가고싶은 연예인 순위 매기기, 혹은 국민학교 반장선거, 여선교회 회장님 선출, 이런 것들과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지방의회 의원 선거의 차이점을 아시겠는지요?

당신은 지금 유명하거나 도덕적으로 청렴결백하고 존경스러운 정치인의 인기투표를 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 생각에, 당신의 세금을 원래 용도대로 잘 사용할 것 같은 사람에게 표를 주는 것입니다.
강남에 사는 부자들도, 농사짓는 촌부들도, 셋방살이 하는 새댁도, 부동산 많이 가진 사람도, 모두모두 세금을 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세금은 당신의 손을 떠난 지금도 당신의 돈입니다.
당신의 돈을 누가 가장 잘 나를 위해 사용할 것인지를 생각하고 투표하십시오.

참, '저 사람은 원래 돈이 하도 많으니까, 몇 푼 안되는 내 세금에 별로 욕심내지 않겠지? 그러니 저 사람을 찍어야겠어!' 라고 생각하신다면, 당신은 진정 순진하신 분!!! 그 사랑스러움에 미소지어드리고 싶어요 :-)
당신의 귀중한 한 표, 소중히 행사하십시오!
라고 선전만 들입다 하지, 왜 그 한 표가 소중한지는 알려주는 곳이 별로 없더군요.
그리고 잠깐 생각해보면 내 한 표는 그야말로 수백만표 중에 한 개일 뿐인 하찮은 것인데, 그게 뭐 대단하다고 놀러도 못가고 투표를 해야하지? 하는 생각이 안드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또 고백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었을 때, 그리고 한국땅에 살았을 때...
내가 낸 세금이 얼마이고 어디에 쓰이는지 관심도 없었고, 투표하는 날은 공휴일이라 좋았던 것밖에 몰랐습니다.

아마도... 그 때의 제 무관심과 무지 때문에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그런 선배 국민의 습성이 다음 세대로 이어져서,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떨어지시고...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아이들이 부모곁으로 영영 다시 돌아오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여기서나마 세금 내고 투표하며 열심히 사는 것으로 참회하겠습니다...

그리고 영원한 나의 고향나라 대한민국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소년공원
IP : 137.45.xxx.89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건너 마을 아줌마
    '14.5.29 12:48 AM (211.36.xxx.143)

    1등~~~

  • 2. ...
    '14.5.29 12:49 AM (110.15.xxx.54)

    투표를 부르는 글이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 3. honeymum
    '14.5.29 1:39 AM (112.152.xxx.30)

    앗싸 3등 찍고~~

  • 4. ...
    '14.5.29 1:43 AM (74.76.xxx.95)

    전 오바마 재선하고 시민권을 땄습니다.
    한국에서 직장을 구해보다 실패하고 시민권 딸 결심을 했습니다.

    어이없게도, 남의 나라 시민권을 따고 나니, 투표권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한국 시민권이 없어진 지금, 신문도 잘 안보던 제가 독립언론을 후원하며,
    매일 한국 뉴스를 봅니다. 저도 제가 너무 잘못해서, 어기까지 온거에 한탄을 합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남의 나라인데 웬 관심이냐고 하겠지만,
    아직도 제 고국엔 부모님과 동생 가족이 삽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 고국입니다.

    힘드신거 압니다. 그냥 내 생활만 챙기고 살고 싶은 욕구가 드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이대로 가면, 정말 되돌리기 힘든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다~ 굴러가게 되있어.', '니 일이나 잘해' 이렇게 말하는거 자주 들으시는거 압니다.
    하지만 굴러간다고 다 되는 건 아닙니다. 한해 한해 더 힘들어 질겁니다.

    제발 투표하십시오. 그리고 눈 부릅뜨고 님들 것을 지키세요.

  • 5. 뿡뿡이네
    '14.5.29 3:35 AM (220.85.xxx.62)

    저 살짝 첨언해도 될까요..
    세금을 '나만'를 위해 잘 사용하는지 따지자면 헛약속 남발하는 부동산 개발주의자들에게 표를 주고싶은 분들도 있겠지요. 재산권 운운하는 자들에게 마음 한구석으로 동조 하시기도 할거근요. 하지만 세금이 나 뿐만 아니라 나와 내 지역사회와 궁극적으로는 나라를 위해 잘쓰이는지 고민 할 사람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가게 할 사람에게 힘을 실어 주는 행위이라고 생각해요. 구청장, 시장은 선출직 '공무원'이잖아요.

  • 6. 베스트로
    '14.5.29 6:18 AM (221.148.xxx.180)

    베스트로 보냅시다.

  • 7. ..
    '14.5.29 8:19 AM (116.127.xxx.84)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 8. 투표
    '14.5.29 8:47 AM (118.47.xxx.16) - 삭제된댓글

    투표권 생기고 그 권리 소홀히 한 적 없는데요
    이 번에도 당연히 투표해야지요
    6월 4일 기다립니다

  • 9. 엄마다
    '14.5.29 9:15 AM (117.111.xxx.178)

    꼭꼭 하려구요 ~ 잘 살펴보구

  • 10. 장구봉
    '14.5.29 9:31 AM (14.51.xxx.46)

    두 딸에게 꼭! 투표해야 하는 이유를

    읽어 보라 해야겠어요.

    화이팅!!!!!

  • 11. 감사
    '14.5.29 11:14 AM (61.82.xxx.151)

    항상 감사합니다

  • 12. ...
    '14.5.29 11:38 AM (14.36.xxx.58)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 13. 좋은 글
    '14.5.29 1:08 PM (59.5.xxx.29)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14. ^^
    '14.5.31 8:49 AM (211.196.xxx.205)

    밴드로 퍼 날랐습니다 양해해 주실꺼죠?
    선펌후양해..^^;;;;;

  • 15. 퍼가요
    '14.6.3 11:07 PM (112.173.xxx.214)

    좋은 글 널리 알려야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773 초보의 영어 리스닝 공부... 적당한 영화 좀 골라 주세요..... 2 초급 리스닝.. 2014/07/13 2,334
396772 인문학에 관해 읽어볼만한 글 11 2014/07/13 3,400
396771 제가 인터넷에서 본 상품이 절 따라다녀요. 16 ... 2014/07/13 9,017
396770 5학년 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1 토투락 2014/07/13 979
396769 숟가락잡고 졸고있는 아들 3 . . . 2014/07/13 1,778
396768 사투리 억양이나 말투 상관없이 다른 지역 출신은 외모만으로 알아.. 27 궁금 2014/07/13 7,474
396767 햇빛 강하고 더운 방 커튼에 대해 질문드립니다 3 커튼 2014/07/13 1,769
396766 홈쇼핑 여행상품 질문드릴게요 ... 2014/07/13 1,824
396765 김기춘 세월호, 골든 타임이 너무나 짧은 이례적인 케이스 6 ,,, 2014/07/13 1,942
396764 휴대폰에 다들 뭐라고 저장해놓았나요? 5 센스꽝 2014/07/13 1,881
396763 이미 남편 명의로 20억쯤 증여됐다 치면 11 2014/07/13 4,388
396762 마이클럽 제가 스크랩한 글들 어디서 볼수있을까요?ㅠ 1 treeno.. 2014/07/13 1,093
396761 뉴욕에서 마이애미해변 피서놀러가고싶어요 5 ㄴ뉴요커 2014/07/13 1,494
396760 꽈리고추 멸치볶음 15 ㅇㅇ 2014/07/13 5,968
396759 타고난 수재vs노력하는 남자 2 누구 2014/07/13 1,660
396758 데미글라스소스 1 .. 2014/07/13 1,149
396757 아이가 자꾸 손에서 냄새를 맡아요 5 고민 2014/07/13 9,918
396756 [세월호 속보 17신]국회앞에서 노숙하시는 세월호 가족들 12 세월호 2014/07/13 1,760
396755 그것이알고싶다왜이럴까요? 43 애국가 2014/07/13 14,787
396754 어제 남편분이 임신 중 마사지 받으러 갔다는 글 지우셨나요?? 2 이별이 쓰다.. 2014/07/13 2,297
396753 82 csi 출동해주세요~ (꽃이름) 13 ... 2014/07/13 1,613
396752 영어 받아쓰기 많이 하면 영어 듣는 거 많이 늘겠죠? 8 영어 2014/07/13 3,033
396751 여자들, 결혼까페(?)에서 거짓말을 왜 할까요? 16 궁금 2014/07/13 5,999
396750 이사, 전학문제로 골치가 아프네요. 답변 부탁드려요~ 1 바로잡자 2014/07/12 1,158
396749 그것이 알고싶다 보시는 분 계세요? 윤치호 이승만 열받네요 9 열받아 2014/07/12 3,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