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l 이제 저희들은 중단된 수학여행을 떠나요.

.... 조회수 : 1,058
작성일 : 2014-05-28 20:08:05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    이하로 
-세월호 추도시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떠났어요. 
안개가 낀 밤바다 
그마저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의 재잘거림이, 웃음소리가 
마치 떼지어 하늘을 포롱거리는 
종달새만 같았어요. 
아, 아름다운 밤이었어요.

아이야. 
너는 그렇게 수학여행을 떠났지. 
가난한 에미가 처음 사준 
노스페이스 자켓을 입고 
가방을 둘러메고 
넌 처음으로 바다로 나갔어. 
못난 에미를 두어 
제대로 된 여행조차 못했던 넌 
팔랑거리는 나비처럼 
손을 흔들며 여행을 떠났지. 
그것이, 
마지막 손흔듬이었을 줄은 
에미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

엄마. 
밤바다는 아름다웠어요. 
동무들은 밤을 잊었어요.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높아가고 
꿈의 섬! 
제주도로 가고 있었어요. 
수학여행 중이었어요. 
엄마.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밤이었어요.

아이야. 
꿈을 꾸었지. 
수학여행을 가는 꿈을 
에미도 너와 함께 
수학여행을 가고 있었어. 
너의 손을 잡고 
하루방에 입 맞추고 
멀리 보이는 한라산을 손짓하며 
너와 여행을 하고 있었지. 
바람이 불었어. 
너는 갑자기 민들레 홀씨 되어 
공중으로 날아올랐어. 
너를 잡으러 
허우적거리며 달려가다 
돌부리에 채여 
꿈이 깨고 말았어. 
너는 아직 수학여행 중이었어.

엄마, 
엄마. 
아침이었어요. 
그리고, 
배가 기울었어요. 
누군가가 방송으로 
‘가만히 있으라!’고 말했어요. 
우린 착한 아이들이잖아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선박왕국이잖아요. 
우리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을 항상 강조했잖아요. 
우리는 조금도 의심치 않았어요. 
우리를 구해주러 올 것이라는 것을. 
우린 여전히 즐거웠고 
이런 해프닝조차 
우리의 수학여행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추억이라 생각했어요. 
우린 곧 구조되어 
수학여행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엄마, 
아무도 오지 않았어요. 
바닷물은 넘실거리고 
우린 버려졌어요. 
엄마. 
더 많이 사랑할 것을. 
엄마 
보고싶어요. 
엄마 
미안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은 
배와 함께 침몰하고 말았어요. 
꿈의 섬 제주도는 
여전히 멀기만 해요.

아이야. 
이런 일이라니. 
이런 청천벽력이라니. 
달려간 진도 바다에는 
에미들의 울음이 파도처럼 일렁이고 
에미들이 부르는 너희들의 이름소리는 
점차 호곡이 되어가는 데도 
아이야  
에미는 발을 동동 구를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구나. 
차라리 내가 네 대신 
저 바닷 속에 있을 수만 있다면 
에미는 수만 번이라도 그러려만 
아이야 
아무도 너희를 구하러 가지 않는구나. 
이런 국가라니. 
이런 나라라니.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라라니. 
너희들이 죽어가는 것을 
에미들은 보고만 있어야 하다니. 
에미는 너와 함께 진도 앞바다에 
죽고 말았구나. 
아이야! 
얼마나 무서웠니? 
미안하구나, 아이야 
에미가,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엄마, 미안해요. 
울지 말아요. 
이제 저희들은 
중단된 수학여행을 떠나요. 
엄마. 
우린 그렇게 
아직 수학여행 중일 뿐이예요. 
꿈의 섬 제주도가 아닌 
시험이 없는 나라 
성적이 행복순이 아닌 나라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죽지 않는 나라 
아이들의 꿈이  
훨훨 펼쳐지는 나라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이 있는 나라 
정의와 상식이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 
엄마 
우리 그곳으로 
긴긴 여행을 떠나요. 
울지 말아요. 엄마.

아이야. 
억울하구나. 
차마 
분하구나. 
가만히 있었던 너희들이 
가만히 있다 그리 죽었는데도 
이 나라는 아직 
가만히 있으라 하는구나. 
에미는 이제 
가만히 있지 못하겠구나. 
가만히 있었던 에미가 
가만히 있었던 어른들이 
너희를 죽이고 말았구나. 
이제는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이 살아 돌아오도록 
이젠 가만히 있지 않으려 하는구나. 
너희들은 죽어 
천지 사방으로 날아가 다시 꽃을 피우는 민들레처럼  
온 국민의 마음에  
노란 꽃으로 피는구나. 
노란 종이배를 타고 돌아오는 구나 
노란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구나. 
가만히 있지 않는 많은 에미들이 
너희를 돌아오게 하는구나.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우리의 수학여행이 
잘 끝날 수 있도록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모두가 아름다운 
그런 세상이 오면 
서로가 사랑하는 
그런 나라가 되면 
엄마 
우린 수학여행을 끝내고 
다시 돌아올 거예요. 
그러니 엄마 
우릴 잊지 말아요. 
엄마 사랑해요. 
우리들의 수학여행이 끝나는 날 
엄마 
우리 말해요. 사랑한다고.



미국 50개주에서 '反박근혜, 세월호추모' 시위 [동영상, 사진 총정리] 


http://storify.com/wjsfree/koreans-living-in-overseas-hold-rallies-over-sewol... ..

IP : 119.56.xxx.20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5.28 8:49 PM (203.226.xxx.163)

    다시는 어른들의 욕심땜에 아이들이 죽지않도록 가만있지 않을게 먼길 떠난 아기들아~~ 거기서 선생님들 친구들과 아무 걱정없이 행복하게 지내라~~근데 아직 거기 같이 못간 친구들 좀 빨리 데려가다오 제발 꼭~~

  • 2. 눈사람
    '14.5.28 9:51 PM (115.139.xxx.97)

    아이야 잊지않을게
    미안하다
    그리고 사랑한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7110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 주제곡 2 2014/07/14 1,386
397109 중학생 학원용으로 쓸 가방 좀... 5 추천해주세요.. 2014/07/14 1,221
397108 강남터미널 근처 맛집 소개 부탁드려요~ 2 시골쥐3인방.. 2014/07/14 2,001
397107 가운데 중 두개 합체한 한자 1 양꼬치 2014/07/14 11,160
397106 한강수영장 어린아이 데려가기 어떤가요? 3 한강수영장 2014/07/14 959
397105 옛장터 동현이네농산물(대추) 판매자님 연락처 알 수 있을까요? 4 masca 2014/07/14 1,164
397104 아이맥 어떤가요? 잡스좋아 2014/07/14 847
397103 파스타 샐러드에 들어가는 면이 뭔가요? 2 ... 2014/07/14 960
397102 셋팅펌 8만원 줬는데 비싸게 한건 아닌가요? 5 soss 2014/07/14 3,245
397101 竹野內豐(다케노우치 유가타) 결혼 4 mgrey 2014/07/14 2,151
397100 부암동에 있는 유명한 치킨집 5 식도락탐방 .. 2014/07/14 3,223
397099 내가 산 홈쇼핑 여름옷을... 세일하네요 4 아직 초여름.. 2014/07/14 3,419
397098 (질문-82csi님들 도와주세용)kbs클래식fm 시그널음악 2 kbsfm 2014/07/14 954
397097 ”똥 수거하는 데도 비리?”…'상상초월' 1 세우실 2014/07/14 1,499
397096 세월호 특별법..3분이면 알수 있는 유가족안과 여야의 차이 비교.. 4 특별법 2014/07/14 1,271
397095 응답하라 1997, 뒤늦게 봤는데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6 뒷북 2014/07/14 2,204
397094 퐁듀요리에 화이트 와인 없으면 안될까요? 퐁듀 2014/07/14 1,193
397093 혹시 이것도 오줌소태 증상인가요? 5 경험해보신.. 2014/07/14 3,363
397092 이런 원피스 보신 분 계신가요 8 원피스 2014/07/14 2,350
397091 이사후 없어진 물건의 보상 유효기간은 언제까지일까요? 2 맘상해 2014/07/14 1,904
397090 인수대비가 연산군이 왕이되기전 폐했더라면 9 2014/07/14 2,669
397089 콩나물밥에 비빔간장..집간장으로 하나요 진간장으로 하나요? 12 헷갈려 2014/07/14 2,964
397088 (리플꼭부탁요!)정수기 어떤거 많이들 쓰세요??? 교체해야하는데.. 5 ... 2014/07/14 1,601
397087 사이가 안 좋은 동서가 수술했는데 가봐야겠죠? 23 고민 2014/07/14 3,992
397086 우체국 택배 7월부터는 토요일은 배송 안한대요 3 하늘 2014/07/14 1,5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