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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좀 도와주세요

Stuck 조회수 : 1,805
작성일 : 2014-05-27 03:46:52
사십대 초반 6세 딸아이하나 있어요.
저는
초등 3학년때부터 부모님 관계가 안좋은 게 극명하게 드러난 것 같구요. 하지만 제가 아주 어릴 때 이혼하시고 재결합하신 거 보니 엄마의 마음고생은 이루말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예술 좋아하고 부유하게 자란 한량같은 자기 취미생활에 빠져있고 꽃같은 엄마 방치하고 본인 집에 돈달라고 말도 못하는 존심에 엄마가 일을 하셨죠. 집안에서 하는 회사 부사장인데도 자기 쓸 거 다 쓰고 생활비도 주다 말다 했었죠.
근데 이것도 엄마가 얘길해도 몰랐는데
나이 먹어 살아보니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부모가 다정하지 못하고 매일 싸우고 정말 지옥같더라구요. 엄마 본인도 지옥같은데 저에게 최선을 다하셨지만 정서적으로 방치를 당했죠. 그렇다고 남매가 친한 것도 아니구요. 그래도 아빠가 절 이뻐하신 건 지금도 느껴요. 하지만 양보하고 배려없이 자기 멋대로 살았던 게 엄마의 스트레스, 고통이 되고 고스란히 제게 돌아왔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몇년 후 엄마가 재혼을 하셨는데 어린 제가 봐도 참 허접한 인간인데 엄마는 너무너무 피폐되어서 판단력을 상실하신 것 같아요. 그렇게 받은 상처 이루 말할 수 없구요.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어머니 덕분에 제 스스로 생각해도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많은 걸 포기하고 저같은 사람에게 맞춰줄 순한 사람을 골라 결혼했는데 너무 불행합니다.

엄마같이 살고 있네요.
그런데 헤어지지도 못하겠어요. 대신 안 싸우려고 데면데면 삽니다. 아이가 제가 겪은 길을 가길 바라지 않거든요. 너무 너무 괴롭습니다. 잠을 일찍 청했으나 실패하고 결국은 방에서 나와 소주 마시네요.

IP : 125.187.xxx.22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14.5.27 3:54 AM (125.187.xxx.22)

    죽고 싶네요. 정말. ㅠㅠ

  • 2. ...
    '14.5.27 4:12 AM (121.140.xxx.215)

    어떤 조언을 드려야 할지는 막막하지만, 이 새벽에 외로우실 것 같아 댓글답니다.
    "제 스스로 생각해도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하"신다니 더욱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시길 부탁드려요. 더 자신감을 가지셔도 될 것 같아요. 다른 사람과의 관계보다 나에 대한 애착이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힘이라 생각하고 말씀드립니다.

    다른 현명한 언니들이 얼른 일어나셨으면 좋겠네요.

  • 3. 원글
    '14.5.27 4:20 AM (125.187.xxx.22)

    지금 엄청 울고 있어요.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 4. 저도..
    '14.5.27 4:23 AM (114.203.xxx.209)

    새벽에 잠이안와 일어났다가 답글달려고 로긴했네요.
    저희부모님이 저 오학년때 이혼하셨어요.
    우연인지..
    제 큰딸이 오학년때 제가 많이 아팠고 딸은 사춘기 시작되서 아픈엄마 이해못하고.. 무지 많이 싸웠네요.
    몸도 아픈데 자식까지 저러고
    남편은 아이만 감싸는거 같고
    제가 엄마 없어 슬펐던 기억에 버텨야한단 책임감이 절 ㅟ 힘들게 했네요.
    엄마가 절 키운건 보질 못했으니 앞으로 내가 엄마노릇
    잘 할 수 있을까 싶어 매일 울었네요.
    님도 저랑 비슷하시다 싶어 같이 울어드립니다.
    전 신경정신과약 먹어요. 원래 몸이 안좋아 다니던 병원서
    협진신청해줘서 약 먹고나니 마음도 가라안고
    그런생각도 사라졌네요.
    몸이 약해지면 정신력도 약해져요. 자책하게 되고..ㅜㅜ
    술 드시지 마시고 건강챙기시고
    병원도 가보세요. 제 경험상 꼭 권하고 싶네요.
    힘내세요.
    원글님과 가족을 위해서요.

  • 5. 저도님
    '14.5.27 4:41 AM (125.187.xxx.22)

    감사합니다. 공황장애 완치 2년 걸렸어요.

  • 6. ㅠㅠ
    '14.5.27 4:51 AM (211.234.xxx.226)

    원글님 토닥토닥.안아드리고싶어요.
    그만우시고 잠시나마 잠을청해보세요
    힘내세요.

  • 7. 쌍둥맘
    '14.5.27 6:14 AM (211.214.xxx.147)

    힘내세요. 작은교회나 성당이나 절에 조금만 더 힘내서 다녀보는건 어떨까요. 나 혼자가아니고 내곁에 항상 나를 지켜봐주고 위로받는다는 느낌 느껴보셨으면 해요
    저 우울증약5년쯤 먹고 성당 아무생각없이 가서 매번 졸다 고 빠지고 몇년 않나가고 하다가 다시 나간지 3주 너무 감사해요. 혼자가 아니더라구요. 지금은 약도 끊었구요. 원글님 심성이 바르셔서 아이도 잘크고 잇고 잘 키우실꺼예요. 안아드리고 손잡아드리고 싶어요.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는 걸46살이나 더되어서 겨우 알아가고 있답니다. 저는 늘 죽고 싶었어요. 힘내세요 홧팅!!!

  • 8. 쌍둥맘
    '14.5.27 6:16 AM (211.214.xxx.147)

    술은 마시지 않도록 노력해보세요. 저도 해봤는데 그건 정말 아니예요. 님에게는 아이도 있잖아요. 움직여지지 않는 몸이라도 움직여서 산책하고 마트가고 인터넷하고 꼭 밥 챙겨먹고 몸을 한번 혹사해보세요. 잠오는데 도움이 될까싶어 드리는 말씀이예요

  • 9. ...................
    '14.5.27 6:49 AM (74.101.xxx.98)

    헤어질 수 없다면 내 마음을 바꿔보세요.
    공황장애 이 년씩이면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해보세요.
    마인드를 내 마인드 중심에서 남편 중심으로 바꾸세요.
    자꾸 그렇게 해보세요.
    그리고 남편이 님 마음에 안들고 속상하게 할 때마다
    반대로 진심으로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마음속으로 말하세요.
    진심으로 그렇게 하세요.
    억울하다는 맘 내려놓고 미안하다고 하세요.
    한 번 해보세요. 육개월이고 일년이고....

  • 10. 원글
    '14.5.27 9:14 AM (125.187.xxx.22)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아침부터 폭풍눈물이네요.
    엄마에게 서운했던 것만 가득했는데
    그렇게 살아오시면서 얼마나 힘드셨을까
    투정부렸던 게 너무 미안하고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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