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업주부이자 9개월 쌍둥이엄마로 살아가겠네요.
휴직 전 다들 복직할수있겠어? 라고 말했을떄도, 당연히 워킹맘으로 살아갈꺼라고 생각했기에 36주까지 야근하고 최대한
복직시점을 뒤로 미루고 휴직에 들어갔는데.. 쌍둥이 육아가 힘들어도 '복직'만을 기다리며 즐겁게 버텨왔는데..
쌍둥이를 봐 줄 상황이 안되니 퇴사를 하게되네요.
아이낳으면서 지금까지 씨터분과 종일 아이를 봤고, 시어머님 과 시댁식구들이 돌아가며 주말에 봐주고해서 잘 지내왔는데.. 회사에서 복직시기를 앞당긴 지금은 ..
시어머님이 어린이집 등원/씨터분과 오후하원부터 줄곧.. 이렇게 하기로 하고 다음달 복직하기로 결정했는데..
요즘 아이가 아팠어요. 장염으로 2주째 고생하다보니.. 잠깐씩 와서 봐주시고 가시는 거지만 시어머님이 너무 힘들어하시는게 보이더라구요.. (어머님 70세) 아들래미가 할머니를 너무 좋아해서 아파도 할머니만 오면 울음뚝 ~ 어머님께만
앉길려고 하거든요.. 두녀석이 함꼐..~
며칠째 고민을 하다가, 남편을 통해서 어머님께 여쭤보니 .. 아이가 둘이 아프니 씨터가 있더라도 너무 힘들다 !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어머님이 복직을 원하면 봐주신다고 먼저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먼저 말씀 꺼내셨기에
힘들다고 말씀못하실까봐 남편통해 물어봤습니다)
고민하다가.. 결국에는 제가 직장을 관두기로 했습니다.
맘이야 정말 어머님 힘든거 모른척하고 씨터분만 붙여드리고 하고 나가고 싶지만.. 그러면 정말 저만 생각하는 게 되어버리는거 같아서요.
직장에 퇴사하면 당장 월400식 받던 월급도 아깝고, 경력도 아깝고, 내가 과연 다시 이런직장에 들어올수있을까??,인간관계단절, 옷장안에 가득한 정장, 구두...
남편에게웃음서 저많은 정장들 어떻게해? 그랬더니 웃음서 마트갈때 입으라네요..;;
참.. 기분이 씁쓸하네요..
결혼을 해서 좋은 배우자와 예쁜 아이들을 얻었지만..
음 ~ 예전에 몰랐던 워킹맘들은 정말 친정 & 시댁이든 도움이 있어야만 경력단절되지 않고 직장을 다닐수 있겠구나 싶고..
내자리가 정말 없어지는 걸까? 과연 다시 직장에 나갈수 있을까? 라는 두려움도 앞서고..
'소속감' 이 없어진다는거.. 경제적 자립이 안된다는거.. 이게 가장 슬프네요..
힘든육아에 유일한 나의 비상구 였는데..
이렇게될껄.. 직장복직문제로 남편과 무지하게 다투고 싸우고.. 그랬던거 .. 그냥 첨부터 맘 내려놓을껄..싶네요.
쌍둥이낳으면서 시댁근처로 이사왔고 도움도 많이 받고있지만.. 회사와는 왕복3시간거리에..
일도 많고..남편은 해외 출장이 잦고..
애둘이라 한명이라면 어떻게든 어머님께 맡길수있겠것만, 씨터분을 붙여드려도 버거워 하시는게 보이고..
상황이 퇴사를 결정하게됐네요..
남편은.. 전진을 위한 일보후퇴라고 생각하고.. 내년에 어린이집 보내고 나서는 하고싶은 공부하고.. 본인이 차후년에 주재주재원으로 외국나가니 그때 함께 따라나가자고 합니다. 또한 몸이 약하니 운동도해서 체력도 키우고.. 시댁에서도 제가 아이키우기를 원하고..
쌍둥이라 무조건 씨터분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시구요. 일부 경제적인 지원도 해주시구요..
모든 상황들이 혼자 육아하시는분들에 비하면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제자리가 없어짐에..
전업주부로 살아가야함에..비오는 밤 이시간에 우울해집니다. 과연 다시 직장을 잡고 복직할수있을까?
그냥 전업주부/ 쌍둥이 엄마로 살아가는건가?
(육아하멶서 1년간 살아보니.. 전업주부로 분들이 제일 대단하다고 생각할만큼 저는 너무 답답하고 살림이 어렵고
소질이 없더라구요)
다들 이런 고민을 하면서 퇴사를 했겠죠?
텔레비젼에서 만3세까지 애착육아 하면서 엄마가 아이를 키우는게 가장좋다!라고 누군가 제게 말해주던데..
정말 중요한게 그거 일지도 모르나.. 나란 사람은? 나란 존재는?? (아직까지 모든 우선순위에서 애보다, 남편보다 제가 먼저인 사람인지라..^^;;)
퇴사결정을 하고서도 마음이 참 쉽지가 않네요..
옆에서 신랑은 쿨쿨자고..~ 참.. 밉상..;
아직 복직시점이 남았지만..
저로 인해서 업무에 지장이 생기는 만큼 퇴사를 미리 말해줘여할듯해요..
에고..
82님들... 격려도 해주시고, 나중에 복직에 성공하신 얘기도 많이해주세요..!
쌍둥이들 참 예쁘지만 육아는 힘들고.. 일은해서 멋진 워킹맘이 되고싶었는데.. 참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