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세월호 홍보 영상 본 유족 “변호인 통해 공식 문제 제기 할 것”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활동과 유가족들의 모습을 편집한 영상을 제작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가족들이 “사고 수습도 안된 상황에서 정부 치적(治積)을 부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는 20일 청와대 홈페이지 ‘활짝 청와대 이야기’에 ‘세월호...잊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세월호 사고 수습관련 박근혜 대통령 홍보 동영상을 게시했다.
‘활짝 청와대 이야기’는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 등 동향을 영상으로 게시해 홍보하는 코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등과의 우정을 강조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박 대통령의 모습 등이 영상으로 게재돼 있다.
세월호 관련 동영상은 침몰 사고 발생 다음날인 지난 4월 17일부터 이달 19일 대통령 담화에
이르기까지의 박근혜 대통령의 치적이 담겨있다.
5분 남짓 홍보 동영상에는 4월 17일 진도 사고 현장을 둘러보는 대통령의 모습과
29일 합동 분향소 조문, 5월 16일 유가족 면담 등의 그간 대통령의 활동 모습이 담겨있다.
그러나 영상 게재 소식이 전해지면서 청와대가 유가족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보다 대통령의
치적 쌓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영상에는 합동 분향소 조문 과정에서 연출 논란이 있었던 할머니 관련 부분 빠져있던 반면
대통령 담화 당시 핵심 발언과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영상 중간 중간에 클로즈업돼 편집됐다.
또 대통령과 유가족 면담 부분에서는 특별법 제정 등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내용이 제외됐다.
영상을 보거나 게재 소식을 들은 유가족들은 세월호 동영상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번 사고로 안산 단원고에 다니는 딸을 잃은 김현동(54)씨는 “대통령의 진도 체육관 방문
당시 희생자 가족들의 야유 등은 편집됐고,
합동분향소에서의 가족들의 항의 장면도 삭제됐다”며 “영상을 통해 그간 대통령의 치적만을 부각해
마치 정부가 사고 수습을 잘한 것처럼 보이게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희생자 가족 오태원(45)씨는 “사고 수습도 못한 상황에서 홍보영상을 만들 여유가 있었는지를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오씨는 “실종자 수습과 사고진상규명 등의 방안 마련에 집중한 이후 변호인들을 통해 세월호 정부 홍보동영상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제기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유가족 대표와 초상권에 대한 사전에 협의를 했고 (유가족 대표가)
청와대 기자단에게도 공지를 해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며 “홍보 관점에서 만든 것은 아니다.
사과에 방점을 두고 만든 것이라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진상 조사위, 특별법 제정 등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대통령 담화 관련 영상에서
따로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http://www.vop.co.kr/A0000075699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