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나고.. 한 일주일간 마음이 뒤숭숭할 때
너무나 생생한 꿈을 꿨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쫓기는 꿈을 많이 꿨었는데 (지금은 40대 훌쩍 넘은..)
이번에도 꿈에 낯선 곳에서 불안한 마음에 이리저리 다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소수의 사람들과 함께 아주 커다란 빌딩에 갇혀 있었습니다.
세월호만큼 커다란 빌딩이었고.. 나 포함 두세명의 사람들밖에 없어서
어떻게 하나 우왕좌왕하다가 위로 위로 올라가다 어느 순간 돌아가신 그 분을 만났습니다.
꿈에서도 소탈하고 밝은 얼굴에 함께 빠져나가보자 격려를 해주시더군요.
하지만 방법을 찾지 못하고.. 밖에서 무언가가 우리를 압박해 오는 점점 불안한 그 때
굳은 얼굴로 내가 어떻게든 해볼테니 당신을은 우선 출입구쪽으로 내려가라.. 고..
꿈에서도 비겁한 나는 나가보겠다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오는데
위에서 쿵!하는 커다란 소리가 났습니다.
이게 뭔가 놀라는 사람들에게 그 분이 뛰어내리셨다는 소식이.............
그 순간 드는 생각이 - 아닌데, 그 분이 그렇게 포기하고 뛰어내릴 분이 아닌데,
분명 뭔가가 있는 건데, 누군가가 그 분을 그렇게 만든 건데, 그래서 우리가 나갈 수 있게 됐구나,,,,
하다가 잠이 퍼뜩 깼습니다.
그 분 살아계실 땐 별다른 감정도 없었던 정치에는 관심없는 아짐이었고,
5년전 소식에 놀라서 그동안 봐왔던 모습과 너무 매치가 안되는데 이상하다, 생각만 하던..
그런 제가 저 꿈을 꾸고는 그 생생함과 꿈속의 그 놀랍고 억울한 감정들을 잊을 수가 없네요.
하지만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82에 쓰기에는 당시에 너무 뜬금없어서
마음에 묻고 한달을 지내다가 오늘 5주기라 해서 여기 풀어 놓습니다.
남편에게 꿈 얘기를 아주 간단하게 했더니 '참.. 당신도 은근 그 쪽이야?' 하면서 웃더군요.
(남편은 어릴 때 학생운동도 했던... 하지만 지금은 생활에 젖은 그냥 아저씨죠
뉴스를 볼 때마다 둘이 흥분해서 정부를 비판하기는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왜 사람들은 있을 때는 그 소중함과 귀함을 모르다가
잃고 나서 슬퍼하는 건지
잃고 나서 애달파하는 건지
오늘은 하루 종일 마음이 무거운 하루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