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몽준과 결별하던 그 밤, 몽준 대문 앞에서 돌아서던 당신을 보고 술이 확 깼습니다. 그 날은 동창회 송별식, 그 새벽에 술잔을 놓고 다들 말없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술이 덜 깨어 투표장 앞에서 구토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꿈 같은 시절이었습니다. 당신이 당선자에서 대통령이 되기 전 날, 그 설레임, 벅참, 지금보다 한참 젊었던 저는 당신이 참 좋았습니다.
당신이 계신 곳에는 저도 늘 함께 였습니다. 봉하 , 서울광장, 봉하, 법원 앞, 봉하, 노제, 성공회대...
열정이 모자라 그닥 연애도 못해 본 제가, 원없이 당신을 좋아했습니다.
이제 당신은 이 곳에 없습니다. 당신이 안 계셔서 너무 그립지만 당신이 이세상 더러운 꼴을 더는 안 보셔도되니 다행이다 이런 맘도 듭니다.
혹, 단원고 아이들을 보시거든... 힘들었을 아이들, 웃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