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5월입니다.
당신이 가신지도 벌써 5년입니다.
나라가 온통 잿빛입니다.
당신에 대한 그리움이 깊어지는 시간입니다.
세월호와 함께 떠난 학생들이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신을 그리며 글을 쓰는 것마저도 가슴 한구석에 망설임이 남습니다.
당신이 사랑했던 이 땅의 사람들이 피멍든 가슴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자되세요'가 '안녕하세요'를 밀어낸 지 7년에 만에
이렇게 삭막한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을 권력의 칼날로 밀어낸 뒤 '돈과 권력에 미친 세상'의 한 끝을 보고 있습니다.
그때가 생각납니다.
언젠가 어느 고위직 인사를 놓고 '어떤 분이냐'고 물으셨습니다.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대답에 저를 쳐다보시더니 "이 실장, 이 실장은 중량감이 있어서 비서실장을 시킨 것 아닙니다. 과거 정권에서 장․차관하고 국회의원지내야 중량감 있나요. 그 자리에서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안한 순간이었지만 큰 깨우침을 얻었습니다.
당신은 기성의 틀에 갇힌 모든 것에 의문을 갖기를 원하셨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관행과 통념이 진실이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계셨습니다.
법과 규정을 탓하는 관료와 참모들을 정말 싫어하셨습니다.
어느 감사원장 임명장을 주실 때도 그러셨지요.
"제발 먼저 일을 처리한 뒤에 법이나 규정은 나중에 따지고 고칠 수 있도록 하십시오. 공무원들이 감사 무서워서 법이나 규정 때문에 먼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호 참극의 과정을 지켜보노라니 당신의 말씀이 절절히 다가옵니다.
다시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습니다.
국가가 무엇입니까.
권력이 무엇입니까.
대통령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국민은 무엇입니까.
저는 이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2006년 4월 3일 제주4․3사건 희생자 위령제에서 들었던 당신의 추모사 한 줄에서 찾습니다.
"국가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합법적으로 행사되어야하고, 일탈에 대한 책임은 특별히 무겁게 다뤄져야 합니다. 또한 용서와 화해를 말하기 전에 억울하게 고통 받는 분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를 회복해 주어야합니다. 이것은 국가가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의무입니다. 그랬을 때 국가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확보되고, 그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함께 상생하고 통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노도광풍' 시대를 그린 영화 '변호인'을 보며 '국가란 무엇인가'를 마음속에 질문하던 이 땅의 사람들이 이젠 외치고 있습니다. '국가란 무엇이냐'고 분노의 함성으로 외치고 있습니다.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당신이 정말 절절히 외치던 '사람사는 세상'의 참뜻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때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도록 무안했던 당신의 핀잔이 정말 그립습니다.
대통령님, 이젠 당신께 간절히 바랍니다.
부디 하늘나라로 간 단원고 학생들과 영령들의 눈물을 닦아주소서!
부디 세월호에 갇혀있는 실종자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주소서!
사람사는 세상을 이 땅에 내려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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