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청와대, 해경을 구하라!에서 해체하라!까지

1111 조회수 : 1,033
작성일 : 2014-05-19 16:50:38

곽병찬 대기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

 

오늘 당신은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당신의 눈물과 해경 해체. 그게 대안을 갖고 사과하겠다고

거듭 예고했던 대책이었습니다. 허탈하군요. 사람이 문제였는데,

이 정부의 작동 원리가 문제였는데 증상에 해당하는 것만 싹둑 잘라버리겠다는 것입니다.

오른손이 잘못하면 싹둑 잘라 왼손에 붙이면 끝인가요? 문제는 머리와 가슴인데 말입니다.

참사의 주범은, 해경을 구하려던 청와대와 해경을 해체하라는 청와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지난 주 당신의 비상대책위원이던 이상돈 전 중앙대 교수는 이런 내용의 칼럼을 일간지에 기고했습니다. “여권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이런 정부는 도대체 처음 본다’고 이야기한 지는 제법 됐다. ‘받아쓰기 하는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이라고 보도할 때 언론은 이미 이 정부가 위기에 무력할 수 있음을 암시했지만, 청와대는 그 뜻을 알아듣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에는 다른 길을 갔다. 그래도 처음 몇 달은 대선 때 약속을 시행하려 했지만 김기춘씨가 비서실장이 된 후에 공약은 아예 사라져버렸다. 4대강 사업의 비리 의혹도 김 실장 등장 후에 없었던 일이 되었다.”

여권의 생리에 누구보다 정통한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무책임한 사람들이 민족 개조, 국가 개조 얘기를 한다. ‘무엇을’ ‘어떻게’ 가야지, 뭘 하나 잡아서 덮어씌우자는 얘기다. 개각 얘기하는데 지금 권력은 내각에 있지 않다. 국무총리가 사표 냈다는데 국민들은 우습게 본다. 지금 장관은 장관이 아니다. 실세는 청와대에 있고, 국정원에 있다. 권력 핵심을 바꾸고 대통령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유신헌법 만든 사람이 지금 비서실장인데, 그게 핵심이다. 청와대를 바꿔야 한다.”

정치적 지향은 달랐지만 시각은 일치합니다. 대통령이 바뀌고, 청와대가 바뀌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모든 대책은 허황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당신에겐 이 두 사람이 진돗개 정신에 충실한 물어뜯는 인간형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눈밝은 이들에게 이들은 당신이 즐겨 쓰는 ‘암덩어리’에 불과합니다. 더 큰 쪽은 김 실장입니다. 당신과 당신의 정권 그리고 대한민국을 맹골수로에 빠트리는 장본인이라는 겁니다. 이 정권의 검찰이 희생양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본부라는 금수원 정문 앞에 걸려 있는 펼침막은 그 점에서 정곡을 찌릅니다.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

받아쓰기 내각에서 권력의 유일한 원천은 대통령입니다. 그리고 눈과 귀가 어두운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은 최고 권력의 ‘콘트롤 박스’입니다. 지금 모든 권력은 바로 이 책임지지 않는 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말 많은 새누리당이 그 앞에서 복지부동하고, 여당의 최고 실력자들이 비서실장 공관으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허수아비가 된 건 그런 까닭입니다. 총리와 장관들도 더 말할 나위 없습니다. 전두환 시절 대통령 심기까지 경호한다며 권력을 틀어쥐었던 장세동 전 경호실장이 연상될 정도입니다.

불행하게도 그는 지금까지 여러 정권의 침몰에 간여했습니다. 아니 그가 콘트롤 타워 구실을 한 집단은 대개 침몰하거나 표류했습니다. 박정희 시절, 유신헌법을 기초해 영구집권의 길을 텄고, 당신의 양친이 피살되도록 했고, 유신체제도 그와 함께 몰락했습니다. 유신체제의 대공수사국장이었던 그는 오늘의 ‘종북 몰이’를 즐겼습니다. 노태우 정권의 법무부장관이었을 때, 유서대필이라는 검찰 사상 가장 가증스런 사건이 조작됐습니다. 1992년 대통령선거 목전에선 법무부장관 신분으

로, 부산의 기관장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남이가’, ‘와이에스(YS)가 떨어지면 우리 모두 영도 다리에 빠져죽자’ ‘장관이 얼마나 좋은지 아는가’라며 관권선거를 독려했습니다. 그렇게 관권선거를 주도한 자가 국회 법사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발의를 주도했습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다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침몰했습니다.

이상돈 교수의 말대로 김 실장 체제 아래서 이 정권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 정부가 출범하고 1년 반이 가까워 오는데, 한 일이라곤 국정원의 대선 공작을 뭉개고, 종북몰이로 국론과 국민을 분열시킨 것밖에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잘못은 유지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서슬 아래 내각은 받아쓰기 내각, 여당은 거수기 여당이 되었고, 공영방송은 ‘앵무새 방송’으로 전락했습니다.

담화든 선언이든, 뒤늦게 눈물을 흘리든 말든, 성당에서 ‘내 탓이요’라고 가슴을 치든 말든, 이런 청와대와 권력의 구조 안에서 이루어지는 건 모두 가짜일 수밖에 없습니다. 내 탓이라고 하던 그날과 전날 당신의 경찰은 참회와 분노의 눈물을 흘리던 시민들을 무더기로 연행해 사법처리 하겠다고 했습니다. 한복이나 양장 패션으로 무능과 무지를 가릴 수 없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눈물과 제스처로 잘못을 덮을 순 없습니다.

당신은 또 ‘국가 개조’ 운운했습니다. 개조할 것은 이 정권입니다. 이 정권의 권력 핵심입니다. 당신의 말을 받아쓰기나 하는 내각이 아니라, 받아적기나 하도록 하는 청와대입니다. 국가 개조를 앞세워, 북한이나 다름없는 유신체제를 남쪽에 세운 건 부친이었고, 그것을 기초했던 그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비서실장입니다.

이제 굳이 하야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침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걱정스러운 건 이 정부의 침몰 과정에서 국민이 받게될 피해입니다. 세월호 승객,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습니까. 어른들이 당신을 선장으로 선택한 것 말고, 무슨 잘못이 있었습니까.

IP : 125.130.xxx.4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111
    '14.5.19 4:51 PM (125.130.xxx.45)

    http://www.hani.co.kr/arti/politics/bluehouse/637756.html?_fr=mt1

  • 2. .....
    '14.5.19 5:15 PM (223.62.xxx.108)

    구구절절 옳은 말씀입니다~ 본질은 청와대와 국정원에 있는게 맞죠..

  • 3. 1111
    '14.5.19 5:19 PM (125.130.xxx.45)

    지금 권력은 내각에 있지 않다. 국무총리가 사표 냈다는데 국민들은 우습게 본다. 지금 장관은 장관이 아니다. 실세는 청와대에 있고, 국정원에 있다. 권력 핵심을 바꾸고 대통령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게 중요하다.” “유신헌법 만든 사람이 지금 비서실장인데, 그게 핵심이다. 청와대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바뀌고, 청와대가 바뀌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국정원장이 바뀌지 않는다면 모든 대책은 허황될 수밖에 없다!!

  • 4. 1111
    '14.5.19 5:23 PM (125.130.xxx.45)

    당신은 또 ‘국가 개조’ 운운했습니다. 개조할 것은 이 정권입니다. 이 정권의 권력 핵심입니다. 당신의 말을 받아쓰기나 하는 내각이 아니라, 받아적기나 하도록 하는 청와대입니다. 국가 개조를 앞세워, 북한이나 다름없는 유신체제를 남쪽에 세운 건 부친이었고, 그것을 기초했던 그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의 비서실장입니다.


    이제 굳이 하야를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대로라면 침몰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걱정스러운 건 이 정부의 침몰 과정에서 국민이 받게될 피해입니다. 세월호 승객, 세월호의 아이들에게 무슨 죄가 있었습니까. 어른들이 당신을 선장으로 선택한 것 말고, 무슨 잘못이 있었습니까.

  • 5. 777
    '14.5.19 7:28 PM (58.226.xxx.92)

    개조할 것은 박근혜 권력의 핵심!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471 여드름 자국때문에 1 마이트로 니.. 2014/07/12 1,543
396470 같은 경험있으신 분을 도움주세요 4 갈비뼈를 다.. 2014/07/12 1,314
396469 발바닥이.화끈해서.잠이안와요 5 ㅠㅠ 2014/07/12 4,045
396468 시누없는 외동아들에 외며느리자리 어떤가요? 21 외며느리 2014/07/12 5,807
396467 열무국수 다섯그릇 먹고나니 2014/07/12 2,496
396466 한글2007 1 모르는 이 2014/07/12 1,324
396465 대한항공 마일리지 홍콩패키지 9 홍콩 2014/07/12 2,351
396464 예방대책을 알고 싶습니다. 3 갈비뼈가 다.. 2014/07/12 776
396463 영화 "피아니스트" 보셨나요? 15 2014/07/12 3,427
396462 3학년 초딩 남아 학원에서 원터파크에가는데 걱정되서 못보내는 엄.. 8 초딩맘 2014/07/12 1,752
396461 (짐승은 워이~물럿거라!!!)저 자랑 좀...ㅋㅋㅋ 5 딸바보 2014/07/11 1,843
396460 코스타리카 가보고 싶어요. 1 201404.. 2014/07/11 1,621
396459 밥안하고 산지 오년째입니다 69 ... 2014/07/11 19,837
396458 급질문! 상하목장 저온살균 우유 드시는 분?? 15 ㅇㅇㅇ 2014/07/11 3,324
396457 시티홀 기억하세요? 23 미래 2014/07/11 3,239
396456 저 지금 일 저지르고 가슴이 두근두근해요. 6 나이 들어도.. 2014/07/11 3,968
396455 ㅋㅋ 어떡해요 JTBC최충일기자 손사장님앞에서 덜덜떠는거..ㅋㅋ.. 15 긴장하면 앙.. 2014/07/11 8,530
396454 요새 에어로빅이 참 재밌네요. 2 에로빅 2014/07/11 1,674
396453 세월호참사가 AI? 빗나간 '대통령지키기' 5 ... 2014/07/11 1,561
396452 허벅지가 욱씬욱씬근질근질하면서 .. 2014/07/11 1,055
396451 이과라고 사탐과목 버리지마세요 4 사탐과탐 2014/07/11 5,031
396450 배가 부르면 기분이 안좋아지네요 2 유투 2014/07/11 1,168
396449 좋은글,,, 3 큐피터 2014/07/11 1,201
396448 87일...돌아와 가족의 품에 안기길 바라며 11분외 실종자님들.. 26 bluebe.. 2014/07/11 847
396447 아니 가마솥에 홀랑 뛰어든 것도 아닌데 어떻게 모를 수 있나요?.. 4 그게 2014/07/11 2,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