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아이를 잃은 아빠로서 그 비통함이야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이를 잃고 난 이후에도 수습이 안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절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이르게 됐다. 제 아이를 포함한 많은 희생자들이 우리나라 역사, 또는 세계의 역사에 남을 수 있도록 가장 가치 있고 고귀하게 만들어 주시는 것이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은 없는지, 정부에서 구상하는 어떤 방안이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
박 대통령 = 지난 4월16일 사고가 있기 전과 그 후의 대한민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로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유가족 = 구조 초기 해경이 왜 선내 진입을 안 했는지 궁금하다. 또 물에 잠길 때 4반 아이들이 창문 유리를 깨려고 몸부림치고 창에 기대어 살려달라고 절규하는 그런 모습을 해경은 못 봤는지 묻고 싶다.
박 대통령 = 지금 검·경 수사본부에서 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고, 또 저도 앞으로 개각을 비롯해서 후속조치들을 면밀하게 지금 세우고 있다.
유가족 = 수사본부에 해경이 들어가 있는데 해경을 조사한다고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은 분명한 것 같다.
박 대통령 = 나중에 결과를 놓고 이런 것을 봐줬다든가 또는 적당히 넘어갔다든가 이렇게 되면 이 사회를 다시 바로 세울 수가 없지 않겠나. 잘 명심을 해서 나중에 흐지부지됐다든가 수사가 제대로 안됐다든가 걱정을 하시지 않도록 제가 각별하게 챙기겠다.
유가족 = 아이들 죽음으로 인해 나라가 선진국으로 갈 수 있는 바탕이 됐으면 좋겠다. 부정부패를 막을 수 있는 기관을 별도로 세워서 강하게 대통령님께서 해 줬으면 좋겠다.
박 대통령 =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 이걸 계기로 대한민국은 그런 부패나 또는 기강해이라든가 또는 정말 헌신적으로 나라를 위해서 일을 해야 될 사람들이 유착이나 이상한 짓 하는 것이 끊어지는 그런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야 지금 희생이 헛되지 않으리라 하는 우리 부모님, 또 유가족 여러분의 생각에 저도 전적으로 같이하고 있다.
유가족 =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진상조사기구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보장되어야 된다. 책임 있는 관련기관 및 그 관련자에 대해 행정적·정치적·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 관련법이라든지 관행 개선 등 확실한 재난방지시스템을 구축해 달라.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려면 현행법보다는 특별한 법이 제정되어야 된다.
박 대통령 = 특별법은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하고 특검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뜻을 조만간 밝히려 한다.
유가족 = 사실 이 내용은 지난 2주일 동안 가족들이 큰 틀에서 정말 밤새 싸워가면서 어떻게 하는 게 정말 아이들의 명예를 지키면서 나라를 살릴 수 있느냐,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다. 사실 저희들은 이런 표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다 정신병에 걸려 있다.
박 대통령 = 아이고.
유가족 = 제일 좋은 치유 방법은 지금 벌어진 수많은 문제, 억울한 것들, 이런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해결이 되고 또는 해결이 된다는 확신이 들면, 그러면 전문가들이 옆에 안 붙어도 저희들은 고쳐질 것 같다. 한 달간 정말 많은 고민을 하셨을 텐데 앞으로 담화를 통해 구체적으로 밝혀주겠지만 우리 가족들한테 먼저 말씀해 주면 많은 위안이 될 것 같다. 첫번째는 저희 가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를 해서 모든 것을 조사하고 수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해서 제대로 된 대안을 만드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1년 동안 모든 전문가들이 다 참여해서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대책을 만들고 그 결과 더 신뢰감 있는 그런 국가 정부로 우뚝 서는 것을 목격하면서 우리도 그걸 한번 해 보고 싶은 것이다.
유가족 = 우선 진상규명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성역 없이 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꼭 주변에서 사람들이 ‘그러면 대통령이 목표냐,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이 목표인 거냐’라고 얘기를 한다. 저희는 그런 뜻이 아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듣고 싶다.
박 대통령 = 국민들께는 말씀을 드리겠지만 특별법은 필요하다. 그렇게 본다. 특검도 해야 된다. 근본부터 잘못된 것은 그냥 내버려두면 그게 또 계속 자라가지고 언젠가 보면 또 부패가 퍼져 있고, 이렇게 돼서는 안되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다. 국정조사도 한다고 했고 수사도 하고 있으니 그런 모든 것이 차제에 또 부패방지법이 있지 않나. 그 부분도 강력하게 시행해야 된다.
유가족 = 국민과 정부와 모든 분들이 함께 범국민 진상조사위원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수사권은 경찰과 검찰만 갖고 있어서 한계가 있다.
박 대통령 = 지금 수사 과정을 유족 여러분하고 철저하게 모든 것을 공유해서 그 뜻이 반영이 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것은 지켜봐달라. 민간에 수사권을 주는 것은 그게 효율적이겠느냐 하는 것은 좀 생각해봐야 될 것 같다.
유가족 = 여야가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데 그런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죽음이 빛이 나려면 상징적으로 될 만한 그런 것이 돼야 하는데 없다. 세월호라는 저 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
박 대통령 = 유실이 안되게 하는 것에 최대한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양을 비롯한 문제는 유족 여러분하고 의논드리겠다.
유가족 = 여기 계신 부모님들은 똑같다. 가정이 파탄이 됐다. 일을 못 나가시니 가난에 계속 시달리는 분도 계신다. 또 부모님이 너무 아파서 일을 안 나간다. 할머니, 할아버지도. 그분들은 가난에 계속 시달리니까 생활전선에 뛰어드는데 일이 안된다.
박 대통령 = 이게 워낙 큰 상처가 돼서 쉽게 아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한다. 마음의 치료를 도와드리면서 생계나 생활안정에 어떻게 도와드릴 것인가, 물론 지금 긴급자금이라든가 급하게 해 드리고 그랬지만 앞으로 살아가셔야 되지 않겠나. 앞으로 좀 더 세밀하게 그런 것을 의논을 해서 어떻게 하면 생활이 안정될 수 있을까 챙기려 한다.
유가족 = 제가 차고 있는 게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신분증이다. 이 신분증이 모든 게 잘 하나하나 밝혀지고 진상이 규명이 되고, 우리 애들이 웃을 수 있게, 지금은 정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신분증이지만 다 밝혀지고 우리 아이들한테 부끄럽지 않은 신분이 될 수 있도록 대통령님께 잠깐 이걸 보여드리고….
박 대통령 = 그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고 영원히 기억되게 하고 그러려면 국민한테 헌신하는 그런 공직사회로 바꾸고 또 부패 구조도 뿌리를 뽑고 4월16일 이후로 대한민국이 정말 역사에서 달라졌다는, 그 희생 위에서 이렇게 달라졌다는 것을 꼭 만들어내는 것만이 안타까운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이렇게 많은 상처를 받으신 유가족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는 길이라는 것 제가 계속 마음에 다짐하고 있다. 이것을 같이 풀어나가는 데에 한 치라도 여한이 없도록 하겠다.
유가족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이 제 소견으로는 방송이다. 진도에 있으면서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 대통령님 만난다고 진도교회까지 걸어갔는데 그게 대통령 귀와 눈까지 들어갔는지, 그런 부분에서 소외감, 분노, 허무함을 느꼈다.
박 대통령 = 여러분 마음을 자꾸 위로해 드리고 그 슬픔 속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해 드려야 되는데 여러 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았다. 그 부분에 대해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
유가족 =아직 저희 속이 확 뚫리지는 않아서 조금 아쉽다.
박 대통령 = 그 희생이 결코 헛되지 않게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