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박정희정권때 한성호 침몰, 세월호와 판박이

1111 조회수 : 5,291
작성일 : 2014-05-12 15:03:07
"해경은 허대기만 허댔지

생존자 구조는 어민들이 했어

그러고도 못 구한 애들 떠올라

술 있어야 잠을 잔다더만"


1973년 박정희 정부때 한성호 침몰
과적, 무자격 승무원, 희생자 대다수가 어린 국민학생
한명도 구조못하고 승선자 숫자도 파악 못하는 정부의 무능함... 세월호와 판박이


7일 저녁 김유기(69) 대마도 대마리 마을이장은 '한성호 침몰 사고'에 대해 묻자 소스라쳤다. 세월호 이전에 조도 앞바다에서는 또다른 정기 여객선 한 척이 침몰했다. 전남 목포와 조도를 오가던 68t급 정기 여객선 한성호다. 세월호가 관매도와 대마도 바로 남쪽에서 사고를 당했다면, 한성호는 거의 비슷한 거리의 북쪽에서 침몰했다. 1973년 1월25일 오후 2시30분께 벌어진 사고다.

그날 한성호는 설 연휴를 앞두고 목포를 떠나 조도로 향했다. 진도군 지산면 심동리 세포부락을 500m 앞둔 지점에서 세찬 파도가 한성호를 덮쳤다. 파도를 맞고 기울어진 한성호는 다시는 중심을 잡지 못했다. 109명의 승선자와 한성호가 그렇게 침몰했다. 이 사고로 죽거나 사라진 희생자가 모두 61명이다. 대부분 명절을 쇠러 진도로 돌아오던 관매도, 대마도 등 조도면 주민이다. 두 섬에서만 30여명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의 상당수는 관매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등에 다니는 어린이다.

"그때도 과적이여 과적! 아주 똑같아, 이번 사고랑."

쓰디쓴 소주를 목구멍에 털어넣은 김유기 이장은 한성호 사고를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사고가 난 1973년, 김 이장은 스물여덟의 청년이었다. 평생을 대마도에서 살아온 그한테 한성호 사고는 "운명을 완전히 바까놓은", 잊을래야 잊혀지지 않는 참사다.

"그때 나는 우리 대마도 청년회랑 마을 식수난 해결한다고 우물 파다가 그 소식을 들었잖여. 곧바로 곡괭이고 삽이고 다 처박고 완전히 실신이 돼갖고 달려갔지. 우리 쬐깐한 대마도 부락에서 사람이 23명이나 수몰돼버렸응께 오죽하겄어."

김 이장은 한성호 사고로 장인과 처조카를 잃었다. 마을 주민 처지에서 더 기가 막히는 일은 육지 코앞에서 배가 가라앉았는데도 갇힌 승객을 단 한 명도 건져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사고 직후 당시 박정희 정부는 경찰 등을 중심으로 구조작업반을 꾸렸으나, 침몰 직후 숨진 채 발견된 19명을 뺀 나머지 실종자 42명 가운데 살아서 돌아온 사람이 없다. 정부는 정확한 승선자 숫자도 파악하지 못해 연일 허둥댔다. '무능한 정부'는 참사와 함께 쓰이는 관용어인가.

"나중에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하루 평균 서네 명씩 죽은 사람 장례를 치르는데, 시체도 못 건졌응께 시신 없는 엉뚱한 장례를 치른 거야. 그때 생각하면 기가 막히는 정도가 아니라 숨이 넘어갈 일이제." 40여년이 지났는데도 김 이장의 기억은 생생했다......
IP : 121.168.xxx.13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0705 세상 더럽다 해와달 2014/05/12 1,127
380704 긴급한 질문 올립니다. 4 아직도2 2014/05/12 1,101
380703 (패스) 가난하다고 해외여행 패스하세요~! 3 ... 2014/05/12 1,566
380702 밤에 싹이 났어요 2 2014/05/12 2,723
380701 (이 시국에 죄송) 역린 봤어요. 22 꽉찬 감동 2014/05/12 3,675
380700 NYT 후원한 미국 교민이 쓴글 41 2014/05/12 4,571
380699 우리가 무심코 쓰는 말들이 우리를 노예로 만들고 있는게 아닌가 8 생각 2014/05/12 1,958
380698 가난하다고 해외여행 못간다는거 개소리네요 이젠... 4 .. 2014/05/12 2,850
380697 교수 시국선언 촉구: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다른 곳에 널.. 40 소년공원 2014/05/12 8,561
380696 모닝와이드 초유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1 초유 2014/05/12 1,736
380695 MB정부, 여객선안전규정도 줄줄이 완화 4 1111 2014/05/12 1,544
380694 이와중에 죄송합니다만...영어 잘 아시는분 제발 답변좀 부탁드려.. 7 슬퍼요 2014/05/12 1,898
380693 이혼별거 상담 좀 요...ㅠㅠ 9 20년못채우.. 2014/05/12 2,961
380692 의료민영화.영리화의 진실 6 //// 2014/05/12 1,657
380691 안녕..귀여운 내 친구야..통곡하고싶어요.. 8 또다시 2014/05/12 4,408
380690 우리나라는 소방방재청을 왜 푸대접하죠 5 진홍주 2014/05/12 1,621
380689 수신료 거부 관련 관리비에.전기세 포함되는.케이스? 4 대단지아파트.. 2014/05/12 1,680
380688 생존자 김홍경 님 인터뷰 6 세월호증언 2014/05/12 3,702
380687 아이들 끌어올릴 때 해경 구조대는 뒤에서 지켜만 봤다 2 5월2일자 2014/05/12 1,890
380686 박정희정권때 한성호 침몰, 세월호와 판박이 6 1111 2014/05/12 5,291
380685 유가족들이 끌고나온 사람들 10 나라망신 2014/05/12 3,949
380684 연월차 개념을 모르겠어요... 3 +-x/ 2014/05/12 1,556
380683 전세 더 오를까요?(이사고민) 6 .... 2014/05/12 2,249
380682 박원순 '정중동' 수성 전략은? 작은 캠프·조용한 선거 1 세우실 2014/05/12 1,187
380681 TV수신료 거부한 돈으로 양심언론에 기부해야겠네요 3 ㅇㅇ 2014/05/12 1,5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