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93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9049 남경필은 박그네 지키기 위해 경기도지사 한대요. 16 ... 2014/05/11 1,947
379048 김호월 홍대교수 15 인간이..... 2014/05/11 7,929
379047 미국 NBC 뉴스, '선원들 배 포기하라 지시받았다 보도' 34 이건 또 2014/05/11 11,510
379046 지적장애 여성 집단폭행, 가해자 부모 '우리 아들은 군대도 가야.. 8 참맛 2014/05/11 3,495
379045 北 국방위 "무인기 우리와 추호도 상관없어" .. 17 그만 이용하.. 2014/05/11 2,210
379044 청와대 비서실장의 본모습 - 한명회가 환생했나?? 5 ... 2014/05/11 2,424
379043 이번 사건은 300명이 동시에 죽은 사건이 아니라 26 좋은목사님 2014/05/11 6,882
379042 이 분 감정 좀 해주세요 1 궁금 2014/05/11 1,253
379041 송학식품... 63 날씨흐림 2014/05/11 31,203
379040 다음과 네이버의 검색어 차이 6 조작포털 네.. 2014/05/11 2,649
379039 합동 분향소에서 자원봉사했던 40대 남성 자살 20 안행부에 전.. 2014/05/11 14,218
379038 전략공천, 새민련에 전화하면 될까요? 59 ... 2014/05/11 2,138
379037 미드 닥터 하우스 보신분 3 하우스 2014/05/11 1,398
379036 실종자 가족분들이 바닷가 바위틈 수색 요청했대요ㅠㅠㅠ 17 ㅠㅠㅠ 2014/05/11 5,121
379035 실종 7시간 만에 구조된 美 3살 남아, 애견이 폭풍우 속 끝까.. 17 참맛 2014/05/11 5,011
379034 정몽준 장인 김동조. 대표적 친일파 굴욕외교[펌] 12 친일파청산 2014/05/11 7,271
379033 저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14 힘들어 2014/05/11 2,139
379032 아래/말(단어)도안좋고 운운글 패쓰요망 알바글임 9 알바아웃 2014/05/11 1,027
379031 말(단어) 선택도 틀리고 시기도 안좋아, 정몽준 부인 1 실제발언 2014/05/11 1,293
379030 this is worth the candle하면 무슨 뜻인가요?.. 4 .. 2014/05/11 2,186
379029 예전에 서정희씨 자서전 읽으신분 계세요? 25 자서전 2014/05/11 62,436
379028 선거만 끝나봐요 유족들 내팽겨칠겁니다 11 개누리당 2014/05/11 3,096
379027 나눔로또 말이에요. 3 이와중에 2014/05/11 1,370
379026 알면 알수록.. 1 ... 2014/05/11 1,064
379025 정부부처 이름풀이 2 이름 풀이 .. 2014/05/11 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