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91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9065 오래된 교통카드 환불받을수 있나요 3 절약 2014/05/11 1,897
379064 팩티티비 오늘 생방 없나요? 1 핑크 2014/05/11 1,401
379063 아침이나 오전에 일일 자유수영하는곳 없나요 1 랭면육수 2014/05/11 1,114
379062 이 마에스트리 콘서트 (5월14일 낮2시) 티켓 나눔합니다~| 2 복숭아꽃 2014/05/11 1,013
379061 결혼준비- 예물없이 드메 만 할건데 웨딩플래너 끼고 하는 게 좋.. 10 t 2014/05/11 4,637
379060 진도 교신내용 조작 이유중 하나 추측 15 .. 2014/05/11 4,232
379059 YTN “김정은-무인기 합성, 100% 우리 실수… 조작은 아냐.. 35 지시 받은거.. 2014/05/11 5,051
379058 ytn 뉴스 조작 4 .. 2014/05/11 1,283
379057 웃픈 현실’...“세월호 용어사전” 화제 16 ... 2014/05/11 3,265
379056 합동분향소 밖 인적드문 오솔길 故박지영씨 '판화 영정'에 뭉클 6 우리는 2014/05/11 2,926
379055 정몽준, 국민은 미개 발언, 또 사과 ㅋㅋ 33 미개 2014/05/11 9,739
379054 지금 KBS 2 15분째 광고중...10분 더 채울 예정인듯 3 ... 2014/05/11 2,918
379053 미개한 국민들이 하는 일 6 참맛 2014/05/11 1,512
379052 정치참여는 그리스도인의 의무입니다 /교황 트위터 3 감사합니다 2014/05/11 1,691
379051 김현 "참여정부 위기관리매뉴얼, 이명박·박근혜정부서 실.. 6 ///// 2014/05/11 1,787
379050 김호월 교수 페이스북 보고 잠못 이룬 아줌마입니다. 12 새벽에 2014/05/11 5,491
379049 경기도는 이번에 박근혜 재신임 투표 하는거네요 3 ㅇㅇ 2014/05/11 1,755
379048 코메디 아님) 정몽준 부인 “아들 발언 시기 안 좋았다” ‘부적.. 3 다른세계 2014/05/11 2,896
379047 뒤로 밀려서 다시 끌어 올립니다. 82cook계좌입니다. 4 불굴 2014/05/11 1,424
379046 핸드폰으로 선거조사라면서 좀전에 전화가 왔는데요 6 2014/05/11 2,454
379045 김진표가 새정치연합 경기도지사 선출됐네요 58 ㅇㅇ 2014/05/11 8,688
379044 최신식 구조함 투입 못한 이유는 결국 ‘납품 비리’? 1 혹시나 2014/05/11 1,734
379043 유가족 모욕글을 봤을시 대처방법ㅡ 펌 2 어이구 2014/05/11 1,169
379042 남경필은 박그네 지키기 위해 경기도지사 한대요. 16 ... 2014/05/11 1,947
379041 김호월 홍대교수 15 인간이..... 2014/05/11 7,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