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23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4973 수원 영통구 망포동,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선거 누구를? 7 알려주세요 2014/06/03 1,068
384972 부산 선관위, 옷닭사진 이용 선거법 저촉안된다 결론 4 그럼그렇지 2014/06/03 1,182
384971 홈쇼핑 물건 반품 절차 복잡한가요? 3 반품 2014/06/03 1,097
384970 (박원순.조희연) 선거를 앞두고 마지막 유세를 하신답니다. 2 청명하늘 2014/06/03 834
384969 kbs 출구조사 미리발표??? 네티즌들 의심 눈초리 33 1111 2014/06/03 5,490
384968 개표현장 가시는분 계세요?? 4 마니또 2014/06/03 663
384967 (닭아웃!!!)고1 딸 때문에 고민이네요 7 anfla 2014/06/03 1,538
384966 몽충이가 몽즙이 다른 이름이지 뭐긴 뭐예요 4 몰라묻냐 2014/06/03 650
384965 박근혜가 먼 잘못이여.. 대답해 드리자구요! 9 우리는 2014/06/03 1,777
384964 대학로 혜화역에 전경 수백명 있어요. 무슨일일까요 2 루나레 2014/06/03 1,784
384963 썬그라스,자외선차단 확인할 방법이 있을까요? 사긴 했는데.. 2014/06/03 3,822
384962 옥수수 간편 요리법!!! 4 자취남 2014/06/03 1,703
384961 몽충이가 뭡니까. - 댓글은 여기 18 글쎄 2014/06/03 1,718
384960 이번 서울 시장 선거 어찌 생각하세요?? 38 유희정 2014/06/03 1,957
384959 이와중에 죄송...심한 생리통 어찌해야되나요? 14 이팝나무 2014/06/03 2,939
384958 아파트 같은동 사는 아저씨의 만행 4 1층아짐 2014/06/03 3,067
384957 손수조는 왜 저런대요?? 17 ㅇㅇ 2014/06/03 3,735
384956 뻘글이지만... 다른걸 떠나서도 김정태,야꿍이는 너무 재미가 없.. 11 mm 2014/06/03 3,525
384955 광화문 계시는 분들 18원씩만 도와주심 안되나요? 6 저기요 2014/06/03 1,700
384954 당면 삶지 않고, 그냥 볶아서 잡채 만들 때...??? 8 자취남 2014/06/03 2,608
384953 우연히 만난 대학동창 칭찬했다가 핀잔만 들었네요. 15 8번 2014/06/03 3,516
384952 정몽준 "여론조사 내가 앞선다" 또 공직선거법.. 16 조희연/이재.. 2014/06/03 1,989
384951 (조희연)진짜 농약 급식은 새누리당이죠 2 진짜 2014/06/03 622
384950 (서울 조희연) 내일은 재활용분리수거 말고 쓰레기소각하는 날 7 잊지마세월호.. 2014/06/03 580
384949 (조희연)고승덕이 지지율이 훅 떨어졌군요 6 2014/06/03 3,8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