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대박 웃긴 이야기

조회수 : 2,420
작성일 : 2014-05-11 12:02:25
Jeon Sungwon
7분 · 수정됨 · 

1977년 4월 19일 낮 12시 쯤 연세대학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유신 치하 긴급조치 9호 시대의 실화다. 당시 연세대에 재학하고 있던 2~3학년생 4명 - 철학과 3학년 김철기(현 아이보트 대표), 물리학과 3학년 김성만(전 한겨레가족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 경영학과 2학년 강성구(전 제2건국위원회 교육홍보국장), 토목과 2학년 우원식(현 국회의원) - 이 교내에 유인물을 뿌렸다.

이들은 당시 대학에 상주하고 있던 기관원들에게 즉각 체포되어 신촌역 앞 대현파출소로 압송되었다.

이들을 붙잡아 파출소로 압송하긴 했는데, 문제는 이들이 뿌린 유인물이었다. 유인물이 말 그대로 백지였던 거다. 분명 이들이 유인물을 뿌린 것이리라 생각해 대학 구내에서 강제로 체포해 파출소까지 잡아다놨는데, 압수한 유인물을 보니 아무 내용도 없는 백지였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전재전능한 긴급조치 9호조차 죄를 물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들은 도리어 사복 형사들에게 따졌다.

"우리가 뭘 잘못했습니까?"

답변이 궁색해진 형사는 "백지를 돌린 이유가 있겠지?"라며 이들을 추궁했다. 이들은 천연덕스럽게 "중간고사 기간이라 공부할 때 연습지로 사용하라는 건데... ."라고 답했다. 학생들이 너무 천연덕스럽게 답을 하니 화가 난 형사가 외쳤다.

"잔소리 마. 너희들 죄목은...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야."

이들이 그날 뿌린 유인물에 혹시 첩보원들처럼 오렌지(귤)즙으로 글씨를 쓴 것은 아닌가 해서 다리미로 다려도 보고, 물에 적셔도 보고(심지어는 국과수에 정밀조사를 의뢰했다는 설도 있었지만) 별짓을 다했지만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정말 백지유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날의 백지선언문 사건은 당시 연세대 학생운동권에서 오늘이 4.19인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안타까운 나머지 즉흥적으로 종이를 사서 함께 돌린 사건이었다.

그들은 "오늘이 4-19입니다. 백지성명밖에 낼 게 없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날의 사건으로 감옥에 가진 않았지만, 나중에 다들 한 번씩..

IP : 175.193.xxx.95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4.5.11 12:02 PM (175.193.xxx.95)

    https://www.facebook.com/sungwon.jeon.7?fref=nf

  • 2. 하.
    '14.5.11 12:07 PM (211.238.xxx.132)

    요즘 참 많은것을 또 새롭게 알아갑니다. 웃기고 웃기고 슬픈나라입니다

  • 3. ㄹㄹ
    '14.5.11 12:09 PM (61.254.xxx.206)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4. 참맛
    '14.5.11 12:14 PM (59.25.xxx.129)

    "이심전심 유언비어 유포죄 "???

    엄청난 놈들이네요!

    오개구들이 울고 가겄다!

  • 5. 이심전심
    '14.5.11 12:25 PM (121.130.xxx.112)

    유언비어 유포죄ㅋㅋㅋㅋㅋ


    노란 리본 확산 방지 검열은 쫌 더 분발하자ㅋㅋㅋㅋ


    미친ㅅㄲ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80227 하.. 웃어야 할지 김한길 안철수 댓글은 여기로 16 국베충꺼져 2014/05/17 1,708
380226 눈썹 질문요 1 2014/05/17 792
380225 박근혜 , 유가족 대면 대화록 전문. 8 무명씨 2014/05/17 1,870
380224 지금 원순씨는~ 2 *Carpe.. 2014/05/17 1,597
380223 이수역 산부인과 추천좀 부탁드려요~^^ 1 상디투혼 2014/05/17 3,360
380222 나이가 들면 원래 목이 굵어지는건가요?ㅠㅠ 6 .. 2014/05/17 3,087
380221 공정한 선거가 될 것인가? 과연 2014/05/17 833
380220 닥대가리 하야) 사립대 교수라면 방학이라도 월급 나오겠죠? 8 봉급 2014/05/17 1,401
380219 생중계 - 세월호 희생자 추모 전국 교사대회 lowsim.. 2014/05/17 1,111
380218 몽, 고시원에서 반찬 담는 거 보고 13 ... 2014/05/17 11,540
380217 이집은 몇평인가요??(등기등본 좀 봐주세요) 5 .. 2014/05/17 2,493
380216 제가하는일이 의미없다는 생각이 4 2014/05/17 1,206
380215 5월18일(일) 오전 11시 분당 서현역에서 침묵행진이 있어요 5 .. 2014/05/17 944
380214 국정원 이름바꾸는거 아닐까요? 7 지나고나서 2014/05/17 1,639
380213 왜 그들이 사라졌는가? 7 궁금 2014/05/17 1,972
380212 촛불집회가 열리면 '82 엄마당'이 뜹니다 청명하늘 2014/05/17 926
380211 문득 생각난 노통의 돌발영상.... 7 웃기도하자구.. 2014/05/17 1,573
380210 가수 이름 하나만 찾아주세요. 몽환적인 음악인데 외국 여자가수 .. 3 2014/05/17 2,712
380209 박원순시장,무한도전 사전투표-생방중 1 봉봉 2014/05/17 1,641
380208 (이와중에 죄송) 20여년전 드라마 중에 3 예전 2014/05/17 1,397
380207 개천에서 용찾기... 12 단비아빠 2014/05/17 1,911
380206 지갑 잃어버리고 너덜한 마음 7 분당주민 2014/05/17 2,496
380205 (수정)청와대앞 KBS 노조 기자회견 요구사항 15 새노조 화이.. 2014/05/17 2,282
380204 사라지고 있는 뉴스 영상들... 2 ... 2014/05/17 1,577
380203 전립선은 못고치나요 3 쭈니 2014/05/17 2,3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