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철벽 지지율'을 설명할 만한 몇 가지 재미있는 수치.
1.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이 직무를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전체의 46%로 (현재의 막장에 비해서는) 여전히 선방하는 편.
그런데 세대별로 들어가면 더 재미있는 수치가 나옴.
20대는 30%, 30대는 24%, 40대는 38%만이 '잘하고 있다'고 응답, 상당히 저조한 편.
그런데 이게 이후 세대에서 반전하여 50대는 57%, 60세 이상은 무려 78%가 '잘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있음.
이는 박근혜의 공고한 지지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주변의 분위기 - "내 주위는 안 그런데?" - 를 잘 설명함.
말하자면, 당신이 직장 동료들과 쏘주 한 잔에 노가리를 깔 때는 모두가 박근혜를 까고 있는데 여론조사가 엉터리라며 한탄할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서 화투를 칠 때는
모두가 박근혜를 칭송하고 있는데 여론조사가 엉터리라며 한탄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
2.
또 한 가지는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무서울 정도로 공고한 결집.
새누리당 지지자 사이에서 박근혜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무려 83%.
물론 새누리 지지자가 박근혜를 지지하는 성향을 보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 수준의 사태가 터졌음에도 이 정도 철벽을 보인다는 건 흠많무...
반면 새민련 지지자 사이에서는 이 수치가 뚝 떨어져 12%까지 낙하.
사실 이쪽도 무시무시하게 잘 결집하고 있음(...).
이 역시 "내 주위는 안 그런데 박근혜 지지율이 왜 이렇게 높냐"는 상황을 아주 잘 설명함.
당신의 주위에는 새민련 지지자들만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노동당. 아니면 진보당. 아니면 정의당. 아니면 녹색당. 아니면 불심으로 대동단결.
3.
여기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대구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에서
박근혜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51.6%(뭔가 숫자가 이상한데?)를 기록했는데 반해, 공무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3.6%에 달했다는 것.
이는 박근혜의 꾸준한 간접 사과 전략을 잘 설명함.
위대한 반인반신이자 절대군신 박정희와 또한 위대한 반인반신이자 대지모신 육영수의 따님이시며
또한 그 자신이 절대군신과 대지모신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반인반신이 되신 박근혜 가카께서는
불신의 대상인 공무원 사회를 혁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선을 긋고
자신의 팬덤을 지켜나가려는 것일지도 모름. 어쨌든 사람들은 박근혜를 공무원들보다는 믿으니까.
그리고 이게 비극의 시작일지도 모름.
안타깝게도 박근혜는 절대군신도 대지모신도 아니니까.
사실 다수의 공무원들은 그저 소시민일 뿐이며,
공무원 사회를 이렇게 불신받게 만든 몫은 상당부분 고위 공직자들에게 있고,
그리고 그 고위 공직자에 대한 제어권이 누구에게 있느냐 하면... 그게 그네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