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직도 침몰이 참사로 이어진 경위를 전혀 모르고 욕부터 퍼붓는 인간이 많네요. 해경이 선장을 ‘구조’한 시각은 9시 35분. 그때부터 세월호는 ‘선장 없는 배’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배의 관리 책임은 해경, 즉 정부에 넘어간 거죠.
2. 아이들은 10시 11분까지 배 안에서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해경이 구조를 시작한 뒤부터 적어도 36분간, 배 안에 들어가 인명을 구조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배 안에 있던 사람을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했습니다.
3. 이 나라에 경찰과 군대, 민간의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서 대형 사고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한 사람 밖에 없습니다. 그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으니, 각 기관들이 우왕좌왕하다가 300명 이상을 수장시킨 겁니다.
4. “선장이 죽일 놈이지 정부가 무슨 잘못이냐”는 사람들, 지금 당장 KBS, MBC, 조선일보부터 끊으세요. 이 따위들을 통해 세상을 보니까 선장 없는 배에서 정부의 구조를 애타게 기다리다 죽은 사람들과 그 유족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국가가 할 일을 '부처님의 자비'나 '하나남의 은총'에 떠넘기는 나라는, 나라가 아닙니다. 그건 거대한 사찰이나 교회일 뿐입니다. 현대 민주국가의 국민이 왜 '국가의 재난대처시스템'이 아니라 '부처님의 자비'에 기대야 하는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