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에도 술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어요.
시댁도 술과는 인연이 먼 집안이구요.
남편은 사회생활 하느라 억지로 마시다보니 그럭저럭 주량이 소주 1병~ 1병 반 정도 되구요
저는 맥주 반 병이 한계입니다.
남편이나 저나 어쩔수 없이 마셔야 하는 자리에서만 마시고
술이 마시고 싶다거나 일부러 술자리를 만드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종종 억지로 술을 권하는 사람들 때문에 아주 곤혹스럽습니다.
왜 그럴까요...
술 안 마셔도 같이 잘 어울려 놀고, 술 좋아하는 사람에게 술 마시지 마라고 하지도 않는데
왜 술 마시는 사람들은 안 마시는, 아니 못 마시는 사람에게 억지로 술을 강권할까요.
며칠전에는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생 부부 2쌍과 우리 부부 이렇게 6명이서 저녁모임이 있었는데
몇십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생이라 분위기도 좋았고 저녁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거기까진 좋았는데 우리 부부를 제외한 두 쌍은 주량이 보통이 넘는 주당들이었어요.
기본 소주 2병 이상씩 마셔도 끄떡없더군요. 더구나 우리한테 자꾸 술을 권하더군요.
못 마신다 못 마신다 하면서 남편은 그래도 맞추느라 나름 한계까지 마셨어요.
그리고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오려는데 그 사람들은 2차를 가야한다면서 밀고 당기고 하다가
화가 폭발한 남편이랑 몸싸움까지 벌어지고 옷 찢어지고 완전 난리가 났어요.
한 친구가 겨우 뜯어 말려 우리는 택시를 타고 도망치다시피 집으로 왔답니다.
제일 심하게 싸운 한 친구와 우리 남편은 이제 서로 얼굴도 안 보려고......
이번 뿐 아니라 어디서든 자기가 술 세다는 걸 자랑으로 여기는지 싫다는 사람에게 억지로
권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이른바 '술부심'이라고 한다더군요.
술에 대한 자부심이라나...
술 못 마시는 사람은 자기 한계를 넘어가는 술은 정말 독약같아요.
술 잘 마시고, 자꾸 다른 사람에게 술을 강권하는 버릇이 있는 애주가님들께 물어보고 싶어요.
도대체 왜 그러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