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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서 희망을 찾다

스윗길 조회수 : 650
작성일 : 2014-05-02 15:30:50

나무에게서 희망을 찾다

 

지난 3월 중순, 넓은 챙을 두른 벙거지 모자와 품이 여유로운 옷을 입고 나타난 우종영(60) 원장은 영락없는 나무다. 20년 이상을 나무가 우 원장을, 우 원장이 나무를 찾으니 서로 닮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인생에서 굴곡을 여러 번 겪은 그의 뿌리(자아)가 단단해졌다. 모진 비, 바람을 이겨낸 나무의 여유로움이 우 원장에게서도 묻어난다. 우 원장은 나무다.

 

그의 직업은 나무의사. 아픈 나무를 진단하고 건강한 나무엔 아프지 않도록 예방한다. 이제 멀리서 나무를 보더라도 어디가 아픈지, 무엇이 필요한지 단번에 알아차리는 베테랑 의사다. 나무의사의 바람은 사람들이 말없이 이야기를 요청하는 나무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으로 그는 책으로 어린이, 어른들에게 나무를 소개한다. 특히 2001년에 발행한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는 스테디셀러다.

 

 

 

나무와 동병상련한 사이

 

나무는 나서지 않는다. 말없이 아낌없이 저 자신을 내어준다. 모든 생물은 나무의 도움을 받는다. 나무는 그 어느 생명체보다 강하다. 한 곳에서 살아가야 하는 숙명을 안고 태어난 나무는 살아있는 동안 환경과 제 자신과 싸운다. 강하게 부는 바람에도 내리쬐는 햇볕에도 지칠 법하지만 끄떡없이 제 자리를 지킨다. 우 원장은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산에 올라가 나무를 봐라”라고 운을 뗀다.

 

1978년 우 원장은 중동으로 갔다. 2년간 중동에서 일한 후 받은 돈으로 원예 농사를 시작했다. 1980년 작물을 수확할 즈음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경제는 하락세였고 사람들이 지갑을 닫았다. 농사를 지은 지 2~3년 만에 원예농사에서 손을 놔야 했다. 그즈음부터 매일 새벽 산을 탔다. 북한산, 도봉산 등 산을 타고 다녔다. 낮엔 용역, 막노동 등으로 연명해 나갔다.

 

“밑바닥까지 가니 죽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도 살려고 하는 모습에, 또 멋지게 일어선 그 모습에 희망을 얻었죠. ‘아, 시련과 고통은 더욱 멋진 나를 만들어주는구나!”

 

그는 나무에서 인생을 찾았다. 희망을 준 나무에 꽂혔다. 전국을 돌며 나무란 나무를 만나며 돌보게 된 계기다. 나무로 이름을 알려질 즈음 유명 기업에서 우 원장을 찾았다. 약 30그루를 3년간 돌보고 살리면서 ‘나무의사’란 이름을 내걸었다. “나무가 아프다는 증상을 나타내면 이미 죽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살리기란 어렵죠. 나무는 말을 할 수 없으므로 꾸준한 관심을 줘야 합니다.”

 

 

“도심 속 나무의 제2의 시민권을”

도심의 아름다움을 위해 어느 샌가 나무가 심어져 있다. 도시에서 온종일 살아가는 나무들은 행복할까.

 

“가로수는 참 운이 없는 친구죠. 원래 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옆으로 퍼집니다. 그러나 콘크리트로 제약된 공간에서 뿌리를 내려야 하니, 오래 살지 못하죠. 사람들의 무지로 도심 속 나무들이 고통 받고 있어요. 전 가로수를 제2의 시민으로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권을 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하죠. 허허허.”

 

우 원장의 ‘가로수 시민권’ 발상이 기발하다. 온종일 들이마시는 매연을 정화하고, 아름다운 조경을 만들어주는 임무를 다하는 가로수에 건강할 권리를 지켜주자는 말이다. 이를 위해 시민들이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느껴야 한다. 그는 “나무가 건강해야 도시가 건강하고, 도시가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할 수 있다”면서 “건강한 나무를 가꾸는 몫은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며 사람과 나무의 관계를 설명한다.

 

나무의사에게 듣는 나무 이야기는 흥미롭다. 특히 나무도 서로 경쟁하면서 자란다는 사실이다. 한 공간에 많은 나무를 심으면 그 환경에 필요한 만큼의 수만 남겨진다는 것이다. 마치 마라토너와 페이스메이커의 관계다.

 

“소수의 아름답고 큰 나무는 사실 주변 나무들의 덕을 많이 본 겁니다. 홀로 멋진 나무로 성장할 수 없어요. 나란히 서 있는 나무 두 그루가 있다고 가정합시다. 살아남는 나무는 대부분 큰 나무가 되죠. 만약에 숲에 태풍이 불었는데 모두 살아남으면 그 나무들은 콩나무시루처럼 고만고만해져요. 다 쓰러지는데 버티는 소수의 나무야말로 거목이 되죠. 쓰러진 나무들은 제 몸을 흙에다 던져 산 나무의 거름이 됩니다.”

 

나무세계에도 ‘순환’이 존재한다. 도태된 나무는 죽은 것이 아니라 거름으로 순환한다. 이곳에서 다른 나무 또는 풀꽃이 자라난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순환의 의미에서 우리나라 숲은 ‘청년기’로 활력이 넘치고 생장하고 있어요. 숲이 조성되기 시작한 지 40여 년인데 사람 나이로 청년에 해당돼요. 숲이 100년 정도 돼야 어른이라고 말해요. 이 정도 돼야 숲의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순환으로 숲에 주류를 이루는 나무가 바뀐다. 예전엔 소나무가 많았지만 현재 참나무가 많은 것도 그 이유다. 숲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는 햇볕을 잘 받는 종류의 식물들이 생장하는 데 유리하다. 그래서 그런 종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어느 정도 그늘이 지면 음지 식물이 대세를 이룬다. 자연의 섭리다. 큰 나무들이 태풍이나 번개로 쓰러지면 그 자리에 볕이 들고 다시 햇볕을 좋아하는 나무가 자란다. 그래서 숲은 오래된 숲과 젊은 숲이 공존하고, 이 상태가 유지돼야 좋다.

 

‘좋아하는 나무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 원장은 허허 웃어넘긴다. 그리고는 “나무면 다 좋다”는 답변을 남긴다. 특정 나무가 좋다고 한다면 혹여나 나무들이 알아서 토라질까 하는 마음 때문인지 나무들에 똑같은 사랑을 전하는 그다.

 

현재 우 원장은 <가을 숲 도토리 소리> <겨울 숲 엄마 품 소리>와 같이 봄과 여름 시리즈 외에도 나무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들이 숲과 친해질 수 있도록 작사를 한다. 또한 수준급의 사진 촬영과 글쓰기로 어른을 위한 책도 집필 중이다. 나무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봄을 맞이하는 나무의 소리가 들린다는 우종영 원장. 그는 “애완동물에게 교감, 의지하는 것보다 식물과 교감이 한 차원 높은 단계”라고 말한다. 이어 “말 없는 식물과 교감할 때 비로소 소통의 매력을 느끼지 않을까”라며 “앞으로도 나무의사로 사람과 나무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겠노라”고 전한다. 그는 나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출처: 역사와 문화를 깨우는 글마루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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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영 원장이 말하는 아픈 나무 식별법

 

가지 끝을 본다.

아픈 나무의 가지는 끝이 죽어가고 있다.

 

2. 이파리를 본다.

이파리가 작아지고 곰팡이로 얼룩졌다면 그 나무는 아픈 나무다.

 

3. 뿌리를 본다.

뿌리가 줄어드는 것도 나무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예다.

 

4. 주변 지형을 본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사는 환경이 좋지 않으면 병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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