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세금 한푼이라도 아끼는 이런 분 생각하면 종이 한장도 함부로 못써"
국가재정전략회의 주재 "법안 외에 행정부서도 '페이고' 원칙 적용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세월호 희생자인 고(故) 정차웅 군의 부모님이 국민 세금이라는 점을 감안해 검소한 장례를 치른 점을 거론하며 국가 재정의 낭비 예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오전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얼마 전 세월호 희생자인 고(故)정차웅 군의 부모님께서 국민 세금으로 아들 장례를 치르는데 비싼 것을 쓸 수 없다면서 가장 저렴한 장례용품을 주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국민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시겠다는 분을 생각하면 종이 한 장도 함부로 쓸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재정사업 하나하나에 단 한 푼의 낭비와 중복이 없도록 국민의 입장에 서서 개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어렵고 엄중한 시기지만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국정운영 상황은 조금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만큼 정부는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면서 해야 할 일은 제대로 해야 하겠다"며 "세출구조 조정, 정부보조금과 재정 사업의 누수와 중복 낭비 등을 더욱 다잡고 좀 더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두 차례의 경제위기를 이른 시일 내에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튼튼한 재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를 30% 중반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실천 수단으로 '페이고(pay-go) 원칙'의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고 말했다.
페이고 원칙이란 예산편성시 새로운 사업계획에 상응하는 만큼 기존 사업지출을 줄이거나 재원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그러면서 "앞으로 법안뿐 아니라 행정부 내에서도 '페이고(pay-go)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며 "각 부처가 신규 사업이나 기존사업 확대를 추진할 경우에는 세출구조 조정을 통해 우선순위가 늦은 사업의 지출을 줄이는 등 구체적 재원대책을 마련한 후에 예산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같은 돈을 쓰더라도 국민들이 그 효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1년에 (예산이) 300조원이 넘는데 조각조각 나눠 쓰다보면 국민은 어디 쓰이는지 알 수 없고 현장 체감도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정부 3.0'을 추진하는데도 민간에 맡길 부분은 과감하게 개방하라"며 "각종 앱이나 최종 결과물까지도 정부가 서비스를 하게 되면 민간산업 발전을 저해하게 된다. 재정개혁 차원에서 민간역량을 활용하는 사례를 발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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