솟구치는 말들을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었다.
있는 그대로의 생생함으로.
사전에서 훔쳐 일상적인 단어를 골랐다.
열심히 고민하고, 따져보고, 헤아려보지만
어느것도 적절치 못하다.
가장 용감한 단어는 여전히 비겁하고
가장 천박한 단어는 너무나 거룩하다.
가장 잔인한 단어는 지극히 자비롭고
가장 적대적인 단어는 퍽이나 온건하다.
그 단어는 화산 같아야 한다.
격렬하게 솟구쳐 힘차게 분출되어야 한다.
무서운 신의 분노처럼.
피끓는 증오처럼.
나는 바란다. 그것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기를.
피로 흥건하게 물든 고문실 벽처럼
내안에 무덤들이 똬리를 틀지언정,
나는 정확하게, 분명하게 기술하고 싶다.
그들이 누구였는지,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지금 내가 듣고 쓰는 것, 그것으론 충분치 않다.
터무니 없이 미약하다.
우리가 내뱉는 말에는 힘이 없다.
그 어떤 소리도 하찮은 신음에 불과하다.
온 힘을 다해 찾는다.
적절한 단어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다.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