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9일시사인 134호의 기사를 보자. 정희상 기자의 기사제목은“천안함과 함께 침몰한 국격”이다. 기사는 “2010년 3월 26일 이후… 사고 발생 1주일이넘도록 46명의 해군 실종자 가운데 생존자는 커녕 혹시 있을지 모를 단 한 구의 주검조차 찾아내지 못했다.” 고 전하며 “실종자 가족과 온국민의 절절한 염원도 산산이 부서진채 군 당국과 정부의 위기 대처능력에 대한 차가운 불신의 바람만 분다”고 적고 있다. “천안함 침몰 과정에서 해군의 구난체계는 엉망” 이었으며 “천안함 실종자 가족이 정부의 섬뜩한 소통 방식에 대해 군사독재 정권의 본능이 되살아난 것처럼 여기고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의 컬럼도 함께 전하고 있다.
기사는 또한 “사고당일 구조작전의 주도권은 해경이 쥐었다”고 전한다. “인천해경 501함과 1002함이 천안함 뱃머리 부분에 몰린 생존자 56명을, 나머지 2명은옹진군 어업지도선이 달려가 구조했다.” 천안함 선수에서 56명이구조된 후 “해경에 의해 구출된 천안함 함장은 선미의 실종자 문제에 대해 아무런 후속 조치도 없이 해경선을타고 현장을 벗어나 버렸다.” (이후 해군에서 참수리정 한 대를 보내 함장과 부함장을 먼저 이송함) 천안함 사고에서 해군의 초기대응은 완전히 실패했으며 사고 다음날 (3월 27일, 28일) SSU 요원이투입됐으나 성과는 없었다. 국방부는 “최초 사고 발생 시간대를무려 4차례나 수정해 발표”했고 “조작도 서슴치 않는다는 비난을 샀다”. 이후 SSU, UDT 가 대거 투입되었고 한주호 준위의 사고가 발생했다. 청해진함은투입되지 않았다. 해군은 민간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지나치게현장을 차단하려는 비난을 샀다”.
이 기사를 2014년 세월호에 대입하면많은 것들이 여전히 같고, 또한 다른 것들은 오히려 더 나빠졌다. 천안함사고 당시 해경은 선수에 있던 생존자를 건졌고 해군과 해경은 모두 함미의 실종자를 생환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러한사고 자체가 드물기 때문에 나는 해군, 해경 모두 침몰한 선내에 갇힌 생존자를 구해낸 경험이 많지 않을것이라 생각한다. 해경의 주요 구조 업무는 해상에서의 사고에서 인명을 구조하는 것일 것이다. 세월호 사고에서도 해경은 사고 이후 경비정 한 대로 갑판 위의 인원을 구조했다. 모두의 공분을 산 해경 간부의 “80명 구했으면 많이 구한 거 아니냐” 는 말은 평소 자신들의 경험에 기반한 말일 것이다. 나는 이들이선내의 누군가를 꺼내오는 훈련이 거의 되어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해경은 천안함 때 장교들을 구한것처럼 이선원들을 가장 먼저 구조했다. 해경이 천안함 사고로부터 교훈을 얻었다면 해경은 이탈리아의 해경들처럼선원들에게 객실 안 승객들을 일단 나오게 만들었어야 한다. 갇힌 인명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나오게 했어야 한다.
천안함사고 당시 해군이 민간의 접근을 막은 바와 같이 세월호 사고에서 해경은 사고를 낸 청해진해운과 인양계약을 맺은 언딘마린인더스트리를 제외하고는 민간의도움을 거의 거부했다. 또한 사고 초기 언딘을 위해 해군 UDT의잠수를 막았다.
사고현장을 독점하고 있는 언딘과 해경 사이의 “해양구조협회”의설립 근거가 된 “수난구호법” 제정 당시 해경과 민간 단체모두 이 법의 제정을 위해 힘껏 노력했다는 증거들이 도처에 있다 (이때 소방방제청은 이 법에 이의제기를했었다). 이 법을 대표 발의한 이병석 의원 (국회부의장, 포항 북구)은 해양경찰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이강덕 당시 해양경찰청장으로부터 2012년 감사패를 받았다. 이강덕 전 청장은 현 새누리당 포항시청예비후보이다. 이 둘은 모두 이명박 전 대통령 계로 알려져 있다.
언딘은정부가 그 자본을 30% 보유하고 있고 언딘의 사장은 해양구조협회 부총재이며 해경의 고객평가위원이다 (이외의 약력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경북 울진 출신, 미국의 잠수학교인 College of Oceaneering 을 다녔다고한다). 청해진 해운의 실 소유주인 류병언 일가 소유인 천해지 조선소에서 진수식을 한 언딘의 바지선리베로를 기다리기 위해 구조작업은 지연되었다. 자원봉사 잠수부가 발견한 시신은 언딘의 김 이사에 의해인양이 지연되었다.
2008년 3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임명된 네 명의 해양경찰청장 중 강희락, 이길범, 모강인 전 청장이 건설업자, 해양 면세유 판매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혐의로 법정 구속되었다. 구속된 전임청장은 모두 경찰 출신이며 해양경찰청장직의 임기도 짧았으나 해경의전체적 도덕적 해이도 지적된 바 있다. 2012년 국감에서 최근 5년간국토부 소관 기관별 비위, 성범죄, 범죄 발생 건수를 확인한결과 해경이 597건 중 120건으로 1위였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1700&key=20130429.2202...
해경은천안함 사고로부터 어떠한 교훈도 얻지 않았다. 천안함 사고 이후 부임한 모강인 전 해양경찰청장은 뇌물수수로 구속되었다. 당시 수난구호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해양경찰청 임창수 차장은 비용 절감을 이유로 민간해양구조대설치를 주장했다. 어떠한 기관도 예산을 축소시키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떠한기관도 영향력을 줄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비용절감을 이유로 민간해양구조대 설치를 주장하는 것은 표면적인이유일 뿐 민간해양구조대의 설치는 해경의 직간접적 이익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방향이었을 것이다.
지난 5년간 낡은 배의 사용 연한이 늘어났다. 안전검사는 서류로 이루어졌다. 해양 경찰은 해이해졌다. 구조는 돈벌이에 이용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 이제 모든 것이 이 전과 같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