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대책본부와 해경은 세월호 구조작업을 위해 도착한 현대보령호를 56시간 이상 바다 위에 그냥 머물게 하다가 돌려보냈다는 주장이 제기 됐다.
25일 노컷뉴스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21일 사고해역에 도착한 대형 바지선을 사흘동안 대기시키다가 그냥 돌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대보령호는 다이버들이 쉴 수 있는 '지원선'으로 실제 구조 작업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지원'을 할 수는 있다.
또한 해경이 다음날인 23일 아침에도 "언딘 바지선이 들어와서 세팅 중이니까 지금 바지선이 추가 투입되면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고 보도했다.
바지선 투입을 56시간이나 늦추고 투입된 언딘 바지선은 내장, 준공도 되지 않은 배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사고해역에 도착한 대형 바지선을 사흘동안 대기시키다가 그냥 돌려보낸 것으로 밝혀져 실종자 수색작업을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사고대책본부가 바지선 추가 투입을 막은 것은 특혜수색 의혹에 휩싸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 Undine Marine Industries)'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의해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해양구조업체와 민간잠수부 등에 따르면 “사고대책본부와 해경은 세월호 구조작업을 위해 도착한 현대보령호를 56시간 이상 바다 위에 그냥 머물게 하다가 돌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고 의혹을 제기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보령호가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사고해역 10㎞ 전방에 도착한 것은 지난 22일 0시 40분쯤이었다. 현대보령호가 도착신고를 하자 사고해역에서 구조작업을 지휘하던 해경은 "다이버의 인명구조작업이 우선인데 바지선이 추가로 들어가면 방해가 된다"며 기다리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다리던 현대 보령호는 이날 저녁에 다시 해경지휘부에 연락을 취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비슷했다.
해경은 "언딘이라는 업체의 전문 바지선이 현재 해역에서 작업 중인 삼호수중 바지선과 교체할 계획이니 계속 대기하라"고 지시했다.
▲ 수색중인 해경 구조대
해경은 다음날인 23일 아침에도 "언딘 바지선이 들어와서 세팅 중이니까 지금 바지선이 추가 투입되면 작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했다.
"우리는 언제 투입이 가능하냐?"는 현대보령호의 질문에는 "언딘 바지선 하나로 잠수부들을 다 수용할 수 없다면 추가 투입을 고려해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이에 지친 현대보령호는 24일 아침 다시 해경 측에 연락을 시도했다.
해경은 "언딘 바지선이 세팅이 잘돼서 현재 작업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럼 우리 바지선은 어떻게 하냐?"는 현대보령호의 질문에는 "추가 투입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밝혔다.
해경 측이 밝힌 바지선 추가투입 불가 이유는 '앵커 와이어'나 '다이버들의 생명줄'이 서로 엉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월호의 길이가 146m에 달해 선수와 선미쪽에 각각 1대씩 바지선을 배치해 구조작업을 벌인다면 오히려 작업에 속도가 붙었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대보령호 측도 '바지선 추가투입이 불가하다'는 해경의 설명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날은 실종자 가족대표들이 '생존자 구조와 시신 수습작업을 모두 마무리해 달라'고 제시한 분노의 마지노선이었다.
현대보령호는 결국 해경 지휘부가 바지선 추가투입 의사가 없음을 확인하고 24일 오전 9시를 기해 철수를 결정했다.
한편 현대보령호는 길이 82m, 폭 26m, 높이 4m의 '대형바지선'으로 사고현장처럼 조류가 강한 해역에서 작업할 수 있는 앵커 시스템(anchor system)이 장착돼 있다.
현대보령호는 카메라가 장착되고 활동 위치확인이 가능한 ROV(무인잠수정, 가로 3m, 세로 3m, 높이 4m)까지 갖추고 있다.
이 선박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4년간 진도-제주 해저케이블 설치공사에 투입되기도 했다.
특히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LS전선 등도 해양수산부 등에 구조작업에 적합한 바지선이라고 현대보령호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