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신의 선물 마지막회 꼭 보세요. 현실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습니다.(스포있음)

... 조회수 : 2,175
작성일 : 2014-04-29 08:49:48

처음부터 이 드라마 보는 중간중간 오싹오싹 한기가 느껴지곤 했어요.

뭔가 심상치않은 기운을 지닌 드라마같다는 느낌...

근데 그 와중에 세월호 사건이 터졌고

그동안 드라마고 티비고 다 멀리하다가 오늘 아침 마지막회를 보면서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네 물론 드라마에요.

대놓고 말하기 힘든 현실을 애둘러 말하느라

드라마속의 대통령은 그냥 암것도 모르는 정의로운 양반으로 묘사되었고

장르물의 특성상 어찌나 비비꼬고 암시와 복선을 깔아놨는지

이해하기 힘드신 분도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근데 거기 나오는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어떤 집단,어떤 계층,

어떤 입장, 의 상징 그 자체에요. 

자신들의 죄를 은폐하기 위해 어린 국민의 목숨을 쥐고 장난치는 영부인과 비서실장,

어떨결에 공범이 되어 침묵으로 그들을 도왔던 재벌, 연예인, 고위공직자,

그리고 약점 하나씩 잡혀서 꼼짝없이 끌려가는 하수인들,

자신의 한을 풀려고 기꺼이 권력의 개가 된 충복 등등...

 

예를 들어,

인권변호사입네  하면서  뒤로는 아내후배와 불륜 저지르고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위해 딸의 안전을 놓고 흥정까지 벌이다가

마침내 딸이 진짜 위험에 처하자 비로소 제정신 차리고

뒤늦게 아비노릇하려 미쳐 뛰어다니는 김태우를 보면 그가 어떤 집단의 상징인지

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의 끔찍한 현실을 소름끼치게 보여주던 이 드라마는

최종회에서 정확하게 세월호와 겹치는 은유들을 쏟아냅니다.

사실은 살아있는 아이를 죽은것처럼 보이게 만들어서

조작된 기억이 주입된 남자주인공이 아이를 물속에 수장시킬 뻔했던 부분에서

오열이 터져나오려고 하더군요.

14일전으로 타임워프된 엄마는 그 모든 것들의 실체를 밝혀내고

결국 아이를 살려내서 운명을 바꿉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진행되는 학살의 현장에서 꼼짝없이 슬픔과 고통의 고문을 당하는 중이죠.

현실이 드라마보다 훨씬 잔혹한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마지막 장면, 측근들의 잘못이지만 그것은 결국 내 잘못이라며 하야하는 대통령의 모습도

우리로선 꿈조차 꾸기 힘든 판타지일 뿐이구요.

IP : 119.64.xxx.212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본적은 없지만...
    '14.4.29 8:56 AM (110.14.xxx.144)

    올려주신글 감사해요...
    이 드라마 영향이였을까요?
    여당지지자인데,이 드라마 매니아인 지인이,
    몇일전 만났을 때 세월호관련 정부비판을 마구 쏟아내더라구요..
    ㅂㄱㅎ도 '신의선물' 꼭봐야한다 흥분하며....

  • 2. 쓰리데이즈
    '14.4.29 8:59 AM (180.230.xxx.48)

    저는 쓰리데이즈가 더 권력과 재력을 지키려는 기득권층의 추악한 면모를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서 같아요

  • 3. 쓰리데이즈는
    '14.4.29 9:02 AM (119.64.xxx.212)

    노무현대통령을 말하고 있죠.
    그를 불신하고 배척했다 마침내 대통령의 진심을 발견하고 목숨을 걸고
    대통령을 지키는 젊은이들과
    자기들끼리 똘똘뭉친 기득권
    대통령비서실까지 곳곳에 박혀있는 그 하수인들...

    그리고 권력은 자본에 넘어갔다,던 노무현대통령의 말처럼
    그 모든 것의 최종보스는 팔콘이라는 이름으로 상징된
    거대한 외부의 악과 결탁한 재벌이 존재하구요.

  • 4. ..
    '14.4.29 9:07 AM (222.237.xxx.50)

    저도 남들 밀회 볼 때 이쪽이 더 감정 이입되고 끝까지 본방시청하게 되더군요..
    저도 아이 있는 어미라선지..가족, 자식이 대체 뭔지 하는 생각..
    세월호 터지고 마지막회는..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그 판타지..그냥 속상하더군요..

  • 5. 드라마
    '14.4.29 9:14 AM (121.167.xxx.36)

    드라마 많이 보는 한 사람으로써 느낀점이,
    근래 드라마에서 사회비판적인 내용들이 많이 드러나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작가에게 영감을 넘쳐나도록 제공했다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화나고 슬픕니다.

  • 6. 신의선물
    '14.4.29 9:15 AM (14.53.xxx.173)

    신의선물이 그 14일이었나요
    우리에게도 신의선물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얼마나.....

  • 7. dd
    '14.4.29 9:44 AM (180.68.xxx.99)

    쓰리데이즈 보면서 ..
    저런 사람들은 권력층 재벌들은 생각하는게 일반 사람과 다르구나했습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위의 여러 집단들은 판을 짜고
    당하는 사람은 국민이고 속는 사람들도 국민입니다
    드라마 보면서 야 진짜 어떻게 저렇게 나쁜놈이 있냐했는데
    현실은 드라마보다 더 믿기 힘드네요..
    믿을수 없는 일들이 일어 나고 있습니다..

  • 8. ...
    '14.4.29 10:53 AM (115.139.xxx.102)

    신의 선물 쓰리데이즈 둘다 봤는데 세월호 사고나기 전에 볼땐 너무 소설같은 이야기라는 생각에 국가 저럴수 있을까 설마하며 봤는데 지금은 그보다 몇천배 몇만배 더 믿기 어려운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생각하니 그 드라마속 이야기는 이제 놀랍지도 않아요ㅜㅜ
    미국고래만도 못한 국민들...참담합니다

  • 9. 드라마작가들이..
    '14.4.29 11:08 AM (199.115.xxx.229)

    뭔가 우리가 모르는 현실을 알고 있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14일 시작할 때만 해도,
    아이를 납치 살해한다는 부모시점 내용의 드라마라니
    잔인해도 너무 잔인하다..저런게 텔레비전에 나오다니..
    ...
    이젠..그냥 그래요. 걘 혼자였고..방치하지도 않았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9959 여자나이 33살이 마지노선이에요 무조건 가세요 9 마지노선 2014/05/14 9,415
379958 [박근혜꺼져]34살 노처녀 선을 봤습니다. 16 박근혜하야 2014/05/14 5,093
379957 박근혜여 죽지마라 6 소설가. 2014/05/14 1,132
379956 정몽준 당선돼도 걱정…2조원대 주식 어떻게 하나? 1 세우실 2014/05/14 1,604
379955 일산대화역행진)혹 못보신들 위해 한번 더 올립니다. 4 고양시민 2014/05/14 933
379954 < 진도 팽목항 리포트 >ㅡ 전 레슬러 김남훈 13 11 2014/05/14 1,427
379953 박지성을 왜까는지 모르겠어요 3 논리 2014/05/14 1,407
379952 (근혜하야)제사에 대해 질문드려요 8 잼맘 2014/05/14 1,178
379951 종교인이라고 더 윤리적일까 7 샬랄라 2014/05/14 1,016
379950 정청래 - 안철수 70 보복철수 2014/05/14 3,438
379949 (제안)82쿡 봉사팀 만들기 42 개굴이 2014/05/14 3,262
379948 마지막 생존자도 민간 어선이 구조…78명 구해냈다 2 세우실 2014/05/14 1,527
379947 시사통 김종배입니다[05/14am] 유모차·우병우…공안몰이 lowsim.. 2014/05/14 1,075
379946 [그네아웃] 초등어머니들 여쭤봐요 유치원졸업생 어린이집졸업생 차.. 12 그네아웃 2014/05/14 1,790
379945 해외교수 세월호 관련 성명 1 추억 2014/05/14 1,031
379944 혹시 한강유람선은 세모랑 연관이 없나요? 5 한강유람선 2014/05/14 1,213
379943 안산 추모제 현장에서 모두가 눈물 바다가 된 공연.. 미안하다... 21 ... 2014/05/14 3,906
379942 남편 술먹고 온 다음날 아침 해장국 끓여주시나요? 12 2014/05/14 2,325
379941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단일화 합의 3시간만에.. 12 철회입니다 2014/05/14 2,506
379940 세월호 인양, 영국업체가 어부지리 차지 14 광팔아 2014/05/14 1,903
379939 박근혜내려와라) 여름도시락 질문입니다. 7 도시락 2014/05/14 1,210
379938 82 신문 3호 5/13 55 82신문 2014/05/14 3,599
379937 권은희, '김용판 청장이 댓글수사 방해' 거듭 증언 2 마음 2014/05/14 1,025
379936 알바 구분하기 위한 좋은 제안 하나~ 36 2014/05/14 4,150
379935 뉴스타파(5.13) - 여론 역풍 맞고, 또 방패막이 1.보도국.. 3 lowsim.. 2014/05/14 1,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