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통

건너 마을 아줌마 조회수 : 916
작성일 : 2014-04-28 00:44:55

외사촌 동생 찾은 글 읽고는 어지러워서 한참 누웠다가...

식구들이 이러다 생사람 잡겠다며, 저보고 인터넷 그만 하라고 하는 걸 살짝 들어왔습니다.

너무 아파서... 이제는 제목만 봐도 너무 아파서... 클릭하기가 힘드네요...

 

며칠 전에 대문글까지 올라갔던 그 카톡 사진... 사람들한테 보여주셨나요?

반응이 어떻던가요?

제 지인들은... 아무도... 모르고 있더군요... 그 사실을...

그저.. 아이들 수학여행 가는 배가 침몰했다.. 아이들이 죽었다.. 끝..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간단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본 대부분은 경악했고, 몇몇은 화를 내며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사람들이 외면하는 이유...

이기적이거나, 못되쳐먹었거나... 아니면 너무 아파서인가 봅니다.

 

사실을 안다는 것은 고통, 생 가슴이 칼로 저며지는 고통, 그 고통이 온 몸으로 퍼지는 고통, 두통과 근육 마비가 올 정도의 고통입니다.

밥을 넘기기 어려운 고통, 숨 쉬기 어려운 고통, 계속 눈물이 흐르는 고통입니다.

평상시처럼 일 하는 것이 어려운 고통입니다.

아는 것이 고통입니다...

우리가 아이들의 마지막을 상상하는 것이 고통이고...

유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것이 고통이고...

이런 참사가... 우리한테... 우리네 아이들한테 일어났다는 걸 실감하는 게 고통이고...

고통이고... 고통이고...

 

더 아픈 단어, 더 쓰린 단어, 더 괴로운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의 만배나 고통스러울 고통...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본 채 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이 죽을 만큼 괴로운 고통의 소리로부터 얼굴을 돌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이건... 무서운 동화나 재난 영화가 아니라... 현실 이라는 것을요...

옆집 아이, 조카, 내가 가르치던 아이, 그리고 내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현실.

 

이제... 젊은 날을 다 떠나보낸... 초로의 제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청와대 앞에서 맨 땅에 무릎 꿇고, 피가 날 때 까지 땅에 머리를 박기라도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서 이 고통이, 우리들의 고통이, 유가족의 고통이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다면...

4월 15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16일 이른 아침으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저 아이들을 살려서 집에 돌려보낼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라도 내 주고 싶습니다... ㅠㅠ

 

저는 두렵습니다.

이 고통이 영원할까봐...

또 이런 참사가 일어날까봐...

사람들이 이 사실을 모르는 채, 이 고통의 사건이 묻혀지게 될까봐...

 

 

 

 

IP : 175.125.xxx.207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4.4.28 12:51 AM (61.253.xxx.145)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님들은 고통스럽지만 이 사실을 모든 국민들이 알아주길 원할겁니다.

  • 2. ..
    '14.4.28 12:54 AM (211.201.xxx.19)

    원글님 심정 알아요
    저도 내일 출근해야하는데 이러고 있어요
    잠도 안오고 밥맛도 없어요
    비행기사고처럼 순식간에 일어난 거면 차라리 낫겠다 싶어요
    아이들 가는길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자꾸 생각나고
    돌이킬수없는 일이라는게 한스러워요

  • 3. 건너 마을 아줌마
    '14.4.28 1:00 AM (175.125.xxx.207)

    저도 출근해야 하는데... 지난주 처리 못한 일을 월욜 화욜 수욜로 미뤄둬서 미친듯이 일을 해야 하는데...
    일을 할 수가 없네요...

  • 4. 여쭤볼꼐요
    '14.4.28 1:25 AM (175.116.xxx.201)

    대문에까지 올라갔던 카톡 사진이란게 뭔가요? 일하느라 며칠만에 접속했어요 링크좀 부탁드릴꼐요 ㅠㅠ

  • 5. 건너 마을 아줌마
    '14.4.28 1:29 AM (175.125.xxx.207)

    어제 대문 갔던 글에 링크된 사진요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795930
    마음 단단히 잡숫고 보세요... 그리고... 많이 공유해 주세요... 알려 주세요... ㅠㅠ

  • 6. 며칠만에 오셨다면
    '14.4.28 2:17 AM (175.112.xxx.171)

    이것도 꼭 보세요
    오늘 JTBC 특보로 올라온겁니다.

    유가족분이 희생된 아드님 핸폰에서 찾은거예요ㅠㅠ


    침몰직전 15분짜리 영상인데 초반 3분정도만 나옵니다.
    아마 끝부분은 갑작스런 침몰에 너무 참혹한 영상이라
    안 나온듯...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796911&page=1&searchType=sear...

  • 7. ...
    '14.4.28 12:19 PM (218.50.xxx.53)

    날이 가면 갈수록 더더 맘이 아프네요
    그동안 속도 계속 아프다가 어제는 결국 아무것도 하루종일 누워만 있었네요
    일부러 새로 올라오는 글들을 안보려고도 노력도 해보고..
    그래도 계속 배속에 갇혀있었을 아이들 모습들이 상상이되서 미칠것같아요.
    날도 꾸물하고.. 휴..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4603 금토일중에 할줄 알았는데 일월중에 한다고 1 ... 02:51:49 325
1674602 80세 아버지 모시고 다녀올만한 가까운곳? 여행 02:45:17 78
1674601 일제 강점기 따스했던 집안에서 용산의 향기가... 2 기자님들 특.. 02:31:07 369
1674600 오늘밤에 잡자)엄마가 병원에 입원하셨대요. 2 정신머리 02:30:29 368
1674599 왜 수박이라고 불러요? 4 ㅇㅇ 02:28:28 370
1674598 점점고립되어갑니다 4 아.. 02:15:48 825
1674597 조국혁신당의 헌법, 형법 구분 9 이해 쉽게 01:44:44 540
1674596 10분만에 백골단에 점령당한 네이버 ㅎㄷㄷㄷ 5 ㅇㅇㅇ 01:36:49 1,705
1674595 식비를 줄여야 진정 절약이었어요 10 111 01:30:23 1,556
1674594 계엄령 지지한다는 뮤지컬배우 기사본 찐 뮤지컬배우 인스스 8 .. 01:16:31 1,701
1674593 두통이 계속 되는데 귀 윗쪽만 아파요.지끈지끈 1 Etu 01:14:57 270
1674592 이정도면 간병비 얼마가 적당할까요 3 .. 01:03:58 561
1674591 김구 증손자 민주당 김용만 의원 노려보는 권선동 6 00 00:46:25 1,736
1674590 애너하임쪽 사시는분 계시나요? 3 미국 00:39:52 818
1674589 시공을 잘 못한걸까요? 4 샷시 00:26:10 966
1674588 친구가 사귀고 싶네요 5 밀크티 00:26:00 1,644
1674587 윤석열하나때문에 추운날 젊은이들 목숨방패삼고 4 ㅇㅇㅇ 00:25:34 1,285
1674586 요즘 인스타에서 광고하는 의지 00:20:23 402
1674585 트럼프 측근 매너포트 비공개 방한, 홍준표 권성동 등 만나 10 .. 00:20:01 1,872
1674584 쿠플클럽이 뭔가요? 쿠팡플레이를 볼 수 있으면 자동으로 쿠플클럽.. 2 00:17:35 349
1674583 물혹이 많이생기는 이유요 8 .. 00:13:52 1,977
1674582 도대체 이 미친 상황이 언제 끝날까요? 8 00:13:23 1,433
1674581 문재인 대통령님이 너무 그리워요ㅜㅜ 32 .. 00:08:50 1,989
1674580 가사도우미 또는 등하원도우미 2 어떤거 00:06:44 840
1674579 존칭요.왜 의사 선생님인가요? 16 그냥 00:03:03 2,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