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걸 만든다기에 도대체 누구머리에서 나온 한심한 생각이야라고 말했죠.
저런 행사를 준비하는데 학교장에게 책임을 맡긴다는게 말이 되는 소린지 답답했는데
제맘을 논리정연하게 정확하게 말해준글이 있네요.
<펌글> 물뚝심송 블로그
그리 낯설지는 않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로 바보 같은 대책이다.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4/04/24/0502000000AKR2014042411910000...
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개정안은 수학여행, 수련활동과 같은 체험 위주의 교육을 할 경우 학교장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위탁기관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청소년활동진흥법’에 따른 인증된 프로그램인지를 확인토록 했다.”
라는 것이다.
수학여행을 가는데 학교장이 어떤, 무슨 안전대책을 마련할 수 있단 말인가. 수학여행을 가게 되면, 버스, 철도, 해운, 항공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버스나 해운은 그나마 작은 회사들이지만, 철도는 공기업이고, 항공은 거대기업이다.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면서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학교장이 과연 이런 기업들에게 무슨 권한으로 특별한 안전대책을 요구할 수 있단 말인가? 또 이런 기업들은 학생들만을 위해 무슨 안전대책을 만들어 줄 수 있단 말인가?
책임지겠다고 각서라도 쓰나? 각서는 법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다. 아니면 학생들이 탈 버스, 기차, 비행기, 배는 특별히 다른 모델로 대치해 주나? 그럴 경우 급증하는 비용은 누가 감당하겠는가?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은 이해한다. 그러나 이런 법은 아무 의미가 없다. 결국 또 하나의 사문화 된, 아무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런 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서 나중에 언젠가 또 사고가 나면, 학교장이 짤리게 되는 상황을 유발할 수도 있다. 그러면 그런 상황을 걱정한 학교장들은 “안전대책을 강구할 방법이 없어서” 라는 이유로 수학여행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아니 그보다 먼저..
학생들이 여행갈 때에만 특별한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사리에 맞기는 한가?
학생들 목숨은 특별히 더 귀하고, 일반인들의 목숨은 대충 대충 날려도 좋다는 얘기인가? 모든 교통수단은 안전해야 한다. 피치 못하게 발생하는 교통사고 들이야 어쩔 수 없더라도, 이번 세월호 사고 같은 기본적인 안전 수칙도 지키지 않는 일은 가급적 막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없어야 하는 일인 거다.
그렇게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의 기준이 지켜지기 시작하고, 누구나 이용하는 대중 교통 수단들의 안정성이 확보되면 학생들의 수학여행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안전대책을 강구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그저 사람들이 타는 버스, 기차, 배, 비행기를 학생들도 타면 되는 것이다.
물론 교통수단 이외에도 숙박업소의 청결 상태라거나 화재로부터의 안전, 식중독으로부터의 안전 등 학생들에게 좀 더 신경을 써줄 필요는 있다. 그러나 숙박업소의 안전, 화재 안전, 안전한 음식 문제들 역시 모든 일반인에게도 고루 적용되어야 하는 안전 기준일 뿐이다.
수학여행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 전반의 안전대책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 국회는, 교문위는 이제 겨우 수학여행 안전대책 의무화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있다.
그저 전시행정일 뿐이다. 우리 이런 것도 하고 있어요~ 하고 면피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안전 수준은 이런 전시행정으로는 절대 높아지지 않는다. 이런 전시행정은 이미 지난 수십년간 계속 해 왔던 것이기도 하다. 그 결과는 다들 눈으로 봐서 알고 계시지 않는가?
이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