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악의 평범성

... 조회수 : 920
작성일 : 2014-04-25 22:24:34

요 며칠동안 제 머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네요.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

---------------------------------------------------------------------------

1960년, 나치스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악명 높은 아돌프 아이히만이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 정보부에 붙잡혔다. 그가 이스라엘로 압송되어 재판을 받게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렌트는 [뉴요커]의 특별 취재원 자격으로 예루살렘으로 가서 재판 과정을 취재하기로 했다.

1961년 12월에 열린 아이히만 재판을 직접 재판정에서 지켜본 그녀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이는 1963년에 출판되어 큰 논쟁거리가 되었다. 먼저 아렌트는 피고석의 아이히만에게서 “실제로 저지른 악행에 비해 너무 평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녀가 보기에 그는 피에 굶주린 악귀도, 냉혹한 악당도 아니었다. 그냥 “우리 주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년 남성이었다.” 그 사실은 오히려 아렌트를 한니발 렉터 박사를 본 스털링보다도 더 소름끼치도록 했다. 아이히만은 특별한 인간이 아니었다. 어떤 이념에 광분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다만 스스로 생각하기를 포기했을 뿐이었다. 아이히만은 “나는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되풀이했다. 그리고 칸트까지 인용하며 명령은 지키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비록 그 내용이 수백만의 죄 없는 사람들을 살육하는 것이라도! 자신이 저지른 일과 자신의 책임을 연결 짓지 못한 채 사람 좋은 웃음을 짓고 있는 아이히만에게서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존재가 아니며, 사랑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우리 가운데 있다. 그리고 파시즘의 광기로든 뭐든 우리에게 악을 행하도록 계기가 주어졌을 때, 그것을 멈추게 할 방법은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러나 일상성에 묻혀, “누구나 다 이러는데” “나 하나만 반대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나는 명령받은 대로 하기만 하면 돼” 등의 핑계로 스스로 생각하기를 그만둔다면, 평범하고 선량한 우리는 언제든 악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세상을 보다 선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떤 이념이나 지도자를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세월호의 선장 및 선원의 모습이...

해경. 관료.  지도부. 대통령...

그리고 우리들의 모습이...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기를 포기하는 것이 바로 악 이라는 생각이요.

괴롭습니다.

IP : 119.64.xxx.17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갱스브르
    '14.4.25 10:26 PM (115.161.xxx.128)

    예전 고문으로 악명 높았던 그 인간
    한창 고문 중간에 가족한테 전화를 하더랍니다
    세상에 그지없이 평범한 아버지의 모습이었다고 하더군요

  • 2. 한나 아렌트
    '14.4.25 10:27 PM (1.231.xxx.40)

    영화 봤었는데....
    위 일부에게는 이해가 가는데

    명령권자에게는 다른 얘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74337 설마 저번처럼 갑자기 82 닫히지 않겠지요.(제목수정) 9 .. 2014/04/27 1,625
374336 어제 아들 시신 찾았는데...뭐가 궁금한가 2 우리는 이제.. 2014/04/27 2,656
374335 아...싸우고싶다.. 4 ........ 2014/04/27 791
374334 혹시 이종인님 또는 다이빙벨 구조 작업 시도 일지 같은것 볼 수.. 1 구조 2014/04/27 721
374333 이상호 기자 쾌차 바랍니다. 2 고발뉴스 2014/04/27 1,824
374332 짧은 생각으로 실수했습니다 9 하아..... 2014/04/27 4,323
374331 놀이학교는 선생님들 전공이 헉 9 Merry 2014/04/27 3,943
374330 생강절편 만들었는데요... 1 애도.. 2014/04/27 1,699
374329 바른언론 후원 사이트 정리- 팩트.고발.뉴스타파.국민tv 2 후원합시다 2014/04/27 696
374328 이 와중에 선거운동 하는 새누리당 + 질문 6 패고싶다. .. 2014/04/27 553
374327 분향소운영비를 지자체에서 해결하라니 9 2014/04/27 1,463
374326 대통령 말씀은 무슨 일이 있어도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1 oops 2014/04/27 720
374325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로 쉽게 옮길 수 있나요? 8 ---- 2014/04/27 2,136
374324 궁금해서요. 지방선거의 효과가 얼마나 될까요? 1 궁금 2014/04/27 486
374323 화가 나네요 4 아우~ 2014/04/27 641
374322 tv보니까 사고당일 첫날밤엔 아무것도 없었네요 6 천벌받는다 2014/04/27 1,630
374321 언딘, 선실 진입 어렵다…5억원 달라” 2 qeod 2014/04/27 12,206
374320 요즘 커뮤니티 대세는...바로 청와대 6 몽심몽난 2014/04/27 1,304
374319 다시 한번 - 세월호 관련 동영상과 기사모음입니다. 1 돈지옥 2014/04/27 677
374318 고민거리가 생겼어요(이 시국에..개인적고민) 18 고민 2014/04/27 2,419
374317 대만이 혐한인가요? 17 한국 싫어?.. 2014/04/27 3,003
374316 대통령이 되면 잘하겠다-개뻥 7 잘하네 2014/04/27 828
374315 범칙금으로 옥죄이기 - 오늘부터 횡단보도 법칙금 8 돈지옥 2014/04/27 1,704
374314 '그정도면 잘하고 있잖아' 말했던 제가 틀렸고, 살인방조한거네요.. 5 orchid.. 2014/04/27 1,735
374313 이제는 하늘도 웁니다... 1 나모 2014/04/27 622